독특한 공약과 이력을 내세워 화제를 모았던 기호 8번 허경영 후보(경제공화당)가 군소후보군 가운데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허 후보는 전체 투표자의 0.4%인 9만6756표를 얻었다. 사회당 금 민 후보(1만8223표)나 참주인연합 정근모 후보(1만5380표), 새시대참사람연합 전 관 후보(7161표)를 압도하는 수치였다. 제도권의 전통있는 정당인 민주당 이인제 후보(16만708표, 0.8%)에 필적할만한 성과였다.
허 후보의 선전은 현실성은 없지만 화제가 될만한 톡톡 튀는 공약을 내놓은데다, 선거전반에 대한 무관심 또는 냉소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결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허 후보는 정부가 결혼하면 1억원, 출산하면 3000만원을 준다거나 유엔본부를 판문점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내놓았고, 이런 황당 공약은 인터넷 게시판과 메신저를 통해 확산되면서 적잖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선거가 막판으로 접어들면서는 이명박 후보의 독주로 인해 결과가 뻔해지고 “찍을만한 후보가 없다” “차악을 뽑는 선거”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허 후보 지지표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허 후보가 정치 무관심과 냉소주의가 의탁할 피신처 역할을 한 셈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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