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거제 이어 국내 3번째 … 기술력 일본보다 앞서
국제 공동비축사업 확대 … 수급위기시 ‘우선구매권’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위치한 한국석유공사 울산비축기지 현장.
지난 16일 정문을 들어서니 장충체육관 1.2배에 달하는 지상탱크 18기가 차례로 눈에 들어왔다. 그 안쪽에는 지하 동굴을 파는 공사가 한창이다.
버스를 타고 터널을 따라 땅 아래로 60m 내려가니 특수굴착기들이 쉴 새 없이 땅을 파냈다. 현장인력들도 4조3교대로 24시간 흐릿한 어둠속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지하동굴, 친환경적이고 반영구적 = 현재 울산비축기지에는 저장용량 1281만6000배럴 중 988만3000배럴(국제공동비축물량 200만배럴 포함)이 비축돼 있다.
여기에 건설 중인 지하 비축기지가 2009년 완공되면 650만배럴의 원유가 추가로 저장 가능해진다. 이곳은 해저 80m 깊이에서 폭 18m, 높이는 아파트 10층 높이에 달하는 30m의 크기로 굴착되고 있다. 여수, 거제에 이은 우리나라의 3번째 지하 비축기지다.
선호태 울산지사장은 “지하 동굴방식은 입지조건이 까다롭고, 공사기간이 오래 걸리지만 환경 친화적이고, 반영구적이라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지상탱크보다 건설비용은 3분의 1, 유지비용은 5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지하 비축기지 건설기술은 일본에서도 자문 받으러 올 정도로 뛰어나다”고 소개했다.
◆한국 비축량, 소비량기준 72일 = 이처럼 석유비축사업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것은 우리나라 에너지구조가 석유위기에 취약한 구조를 지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석유수입 5위, 소비 7위를 기록할 정도로, 석유 의존형 산업구조다. 원유도입의 중동의존도 역시 82.2%(2006년말 기준)에 이르는 등 국제석유시장에서 지역적 격리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비축해놓은 원유 총량은 지난달 말 현재 7600만배럴로 충유율이 62%에 불과하다. 다만 국제공동비축분을 포함하면 85%에 이른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을 적용할 경우 124일분(정부 59일, 민간 65일)을 비축해놓은 셈이지만 소비량으로 따지면 72일분(1일 소비량 210만배럴)으로 떨어진다. 나프타 소비량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이는 IEA 평균인 76일분에도 못 미친다.
◆“국제비축사업으로 4000만배럴 확보” = 이와 관련, 최근 주목받는 분야가 국제공동비축사업이다. 석유공사의 비축유 미투입 저장시설에 산유국 등의 물량을 유치·저장하는 사업.
이를 통해 국내 비축유의 부족한 충유율을 간접 보완하는 것은 물론 석유수급 비상시 (정부재정 투입 없이)우선구매권을 행사할 수 있다.
석유공사는 지난 99년 이후 올 9월말 현재 노르웨이·알제리·프랑스·중국·쿠웨이트 등의 7개사로부터 2760만배럴의 원유와 제품을 유치했다. 우리나라 소비량의 22일분이다.
특히 석유공사는 이들 국가의 업체들과 계약서상 우선구매권을 구체적으로 명시, 재고량에 관계없이 계약용량 만큼 물량을 확보토록 했다.
아울러 국내 석유비축시설을 이용하는 업체를 13∼15개사로 늘려, 2010년까지 국제공동비축사업으로 4000만배럴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국을 동북아시아 석유물류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비전도 모색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고유가시에는 국제공동비축사업으로 간접 비축방안을 활용하되, 유가 모니터링을 강화해 직접적인 비축방안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울산 =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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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공동비축사업 확대 … 수급위기시 ‘우선구매권’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위치한 한국석유공사 울산비축기지 현장.
지난 16일 정문을 들어서니 장충체육관 1.2배에 달하는 지상탱크 18기가 차례로 눈에 들어왔다. 그 안쪽에는 지하 동굴을 파는 공사가 한창이다.
버스를 타고 터널을 따라 땅 아래로 60m 내려가니 특수굴착기들이 쉴 새 없이 땅을 파냈다. 현장인력들도 4조3교대로 24시간 흐릿한 어둠속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지하동굴, 친환경적이고 반영구적 = 현재 울산비축기지에는 저장용량 1281만6000배럴 중 988만3000배럴(국제공동비축물량 200만배럴 포함)이 비축돼 있다.
여기에 건설 중인 지하 비축기지가 2009년 완공되면 650만배럴의 원유가 추가로 저장 가능해진다. 이곳은 해저 80m 깊이에서 폭 18m, 높이는 아파트 10층 높이에 달하는 30m의 크기로 굴착되고 있다. 여수, 거제에 이은 우리나라의 3번째 지하 비축기지다.
선호태 울산지사장은 “지하 동굴방식은 입지조건이 까다롭고, 공사기간이 오래 걸리지만 환경 친화적이고, 반영구적이라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지상탱크보다 건설비용은 3분의 1, 유지비용은 5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지하 비축기지 건설기술은 일본에서도 자문 받으러 올 정도로 뛰어나다”고 소개했다.
◆한국 비축량, 소비량기준 72일 = 이처럼 석유비축사업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것은 우리나라 에너지구조가 석유위기에 취약한 구조를 지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석유수입 5위, 소비 7위를 기록할 정도로, 석유 의존형 산업구조다. 원유도입의 중동의존도 역시 82.2%(2006년말 기준)에 이르는 등 국제석유시장에서 지역적 격리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비축해놓은 원유 총량은 지난달 말 현재 7600만배럴로 충유율이 62%에 불과하다. 다만 국제공동비축분을 포함하면 85%에 이른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을 적용할 경우 124일분(정부 59일, 민간 65일)을 비축해놓은 셈이지만 소비량으로 따지면 72일분(1일 소비량 210만배럴)으로 떨어진다. 나프타 소비량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이는 IEA 평균인 76일분에도 못 미친다.
◆“국제비축사업으로 4000만배럴 확보” = 이와 관련, 최근 주목받는 분야가 국제공동비축사업이다. 석유공사의 비축유 미투입 저장시설에 산유국 등의 물량을 유치·저장하는 사업.
이를 통해 국내 비축유의 부족한 충유율을 간접 보완하는 것은 물론 석유수급 비상시 (정부재정 투입 없이)우선구매권을 행사할 수 있다.
석유공사는 지난 99년 이후 올 9월말 현재 노르웨이·알제리·프랑스·중국·쿠웨이트 등의 7개사로부터 2760만배럴의 원유와 제품을 유치했다. 우리나라 소비량의 22일분이다.
특히 석유공사는 이들 국가의 업체들과 계약서상 우선구매권을 구체적으로 명시, 재고량에 관계없이 계약용량 만큼 물량을 확보토록 했다.
아울러 국내 석유비축시설을 이용하는 업체를 13∼15개사로 늘려, 2010년까지 국제공동비축사업으로 4000만배럴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국을 동북아시아 석유물류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비전도 모색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고유가시에는 국제공동비축사업으로 간접 비축방안을 활용하되, 유가 모니터링을 강화해 직접적인 비축방안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울산 =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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