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유한양행 흔들리는 윤리경영] (하) 높은 약값, 약효 부정확에 신뢰도 ‘추락’

약가재평가·생동성 시험 조사결과 … 선호도·매출액 떨어져

지역내일 2007-11-27
윤리경영의 상징으로 손꼽혀온 유한양행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유한양행이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리베이트 영업행위를 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적발됐으며 지난해는 이 회사 의약품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결과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유한양행은 일찍부터 직원들의 윤리의식 고취를 위해 ‘유한인의 윤리강령’을 제정해놓았다. 윤리강령에는 ‘업무상 접대를 할 경우 5만원 이내 통상적 수준을 넘어서서는 안된다’는 조항도 있다.그러나 윤리강령은 선언적인 의미로 퇴색했다. 창업이래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의 대명사로 알려져온 유한양행이 이대로 주저앉을지 2회에 걸쳐 진단해 봤다.
편집자주

지난해 제약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시험결과 유한양행의 경우 가장 많은 품목이 적발됐다.
최근 그동안 판매된 약값이 적정한지를 따져보는 약가재평가결과 이 회사 의약품 가격은 평균이하로 인하하게 됐다. 약효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진 데 이어 약값의 적정성도 흔들리는 꼴이다.

◆약가재평가로 매출액 타격 = 유한양행은 최근 보건복지부 약가재평가 결과 항생제 등 17개 품목에서 평균 15.7%나 약값이 떨어졌다. 이번 약가재평가 결과 전체 1451 품목 평균 인하폭은 13.3%였다. 유한양행이 이번 약가 인하분만큼 적정이익 이상 이익을 올렸다고 해석될 수 있다.
약가재평가는 보험약가 산정 이후 오리지널 약가 인하와 같은 여건 변화를 약값에 반영하기 위해 3년마다 상한금액을 다시 산정·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약값이 조정돼 떨어진다는 것은 같은 품목의 외국 약값이 내렸는데도 국내 약값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약가재평가는 국내 신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팀 관계자는 “선진국 약가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게 정한 경우 문제가 있다”며 “내리지 않고 가격을 유지한 경우 그만큼 많이 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유한양행측이 복지부에게 약값의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며 이는 약가재평가라는 정책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거나 과도한 이익을 냈다는 점을 시인한 꼴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이번 약가재평가로 88억원 상당의 매출액 감소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 160억원을 올린 항생제 이세파신은 이번 재평가로 약가가 7204원에서 4921원으로 32%나 떨어졌다.
매출액 순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번 재평가 결과는 유한양행에 불리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업체인 동아제약과 한미약품 등도 약가재평가 결과 각각 72억원, 40억원의 매출감소가 예상된다.

◆가장 많은 품목 걸려 = 지난해 생동성 시험 조사결과 유한양행은 자료 불일치에 따라 허가취소 등 조치를 받은 의약품이 5개였다. 이는 이번에 적발된 47개 제약사 가운데 불일치 의약품 수가 가장 많은 셈이다.
자료 불일치란 시험기관의 실제 측정치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제출한 자료가 같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어느 정도 불일치한 지에 대해서는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다.
내역을 보면 ‘가바액트캡슐 100mg’과 ‘300mg’을 비롯, ‘글라디엠정2mg’, ‘볼렌드정10mg’, ‘톨란딘정2mg’ 등이다.
생동성 시험은 신체에서 오리지널약과 복제약이 동등하게 약효를 나타내는지를 알아보는 시험으로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기 위해 받아야할 중요한 검사다. 약효가 과하거나 부족하게 나타날 경우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동성 시험은 제약사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기관에 의뢰를 하기 때문에 자료 불일치에 대한 직접 책임은 시험기관에게 있다.
하지만 이 시험을 의뢰하고 시험결과에 따라 의약품 허가를 받아 판매한 곳은 제약사이기 때문에 자료 불일치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대학생 취업선호도 밀려 = 리베이트 발표와 생동성 시험 결과 불일치 등의 여파는 이 회사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유한양행은 몇 년동안 유지한 업계 2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생동성 시험 파문으로 해당품목 허가가 취소돼 판매가 되지 않은 게 주요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매출액을 보면 동아제약이 4719억원으로 수위를 달리고 있고 한미약품이 3689억원으로 2위, 유한양행이 3612억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9월 한 대학신문이 조사한 대학생들의 제약회사 취업선호도에서도 유한양행은 광동제약에 이어 2위로 내려앉았다. 전국 20개 대학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겉으로는 윤리경영의 모범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실상은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 영업행태와 기업활동을 보이고 있다”며 “좋은 기업 이미지라는 달콤한 과실만 따먹고 그에 상응하는 행동은 하지 않은 이중적 태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측은 약가재평가와 생동성 시험 결과에 대한 질문에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범현주 장병호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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