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이상한 대선’과 삼성특검법

지역내일 2007-11-27
‘이상한 대선’과 삼성특검법

17대 대선 후보 등록이 마감되고 27일 0시를 기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모두 12명이 등록해 역대 대선 중 가장 많은 후보가 출마하게 됐다.
이번 대선은 과거 어떤 선거보다 특이한 점들이 많아 ‘이상한 선거’라는 데 많은 사람들이 동감을 표시하고 있다.
범여권이나 범야권 모두 후보가 분화돼 다자구도로 치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대선도 이제 본격적인 다양성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경제적으로 소득 2만달러 시대이고 유권자들의 이해와 요구, 정치적 지향도 그만큼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이번 대선에서는 과거 1987년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후보가 대결한 ‘4자구도’ 때처럼 당선자의 득표율이 과반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예견된다. 당시 노태우 후보는 35.9%로 대통령에 당선됐고 김영삼 후보 27.5%, 김대중 후보 26.5%, 김종필 후보 7.9%였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올해 역대 직선제 대선 사상 최저 당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국민들은 참여정부의 경험을 통해 이번 대선에서는 균형을 선택하고 있다.

오만해진 권력을 심판하는 과정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1년 넘게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점도 그렇고 범여권의 정동영 후보 지지율이 한 번도 20%대를 넘어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상하다. 특히 보수성향을 표방한 이회창 후보가 느닷없이 홀홀단신으로 등장해 지지율 2위를 차지한 것도 그렇다. 또 투표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까지 유력 후보의 과거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이에 대한 공방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흠집이 많이 드러나는 것도 예외적이다.
그러다 보니 각 후보들의 비전이나 정책, 공약에 대해 귀 기울이는 사람도 별로 없고 경쟁도 실종됐다. 심지어 이회창 후보처럼 후보등록일까지 ‘좌파정권 척결’이라는 구호 외에는 도대체 어떤 정책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볼 수 있는 공약집 하나 없이 대선을 치르자고 나오는 퇴행적 행태도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올 대선이 크게 이상할 것은 없는 선거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선은 ‘미래에 대한 선택’이고 총선은 ‘과거에 대한 평가’라는 명제가 통용되는데 이번 대선은 그 트랜드가 역으로 바뀐 것으로 봐야 한다. 한마디로 유권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1987년 직선제 대선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인 48.9%의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시키고, 야당의 탄핵에 반대해 총선을 통해 152석의 의석을 몰아주었으나 오만해진 권력에 대해 심판하는 과정이라고 봐야한다.
이번 대선이 ‘참 이상한 선거’로 보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또 하나 있다. 바로 1987년 6월 ‘피플파워’로 직선제를 만들어내고 이후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는 등 정치에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고, 경제에서는 시장경제를 발전시켜온 국민들의 ‘역동성’이 이번 대선의 저류에는 면면히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대선과 함께 동시 진행되고 있는, 또 이번 대선이 필연적으로 만들어낸 ‘삼성 특검법’의 국회 통과는 어쩌면 우리 사회를 또 다시 한 단계 진전시키는 역동성의 발현이 될 가능성이 높다. 17대 국회의 특검법 의결로 검찰은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시켰다.

시장의 힘 통해 재벌독점 영역 변화시킬 것
우리 국민들은 독재권력이건, 민중권력이건 민심으로부터 멀어진 권력에 대해서는 계속 심판해왔고 이번 대선도 예외는 아니다. 아울러 경제에서는 시장경제의 진전을 통해 ‘관치’와 같은 독선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왔던 게 사실이다. ‘독재·독점·독선’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가로막는다.
우리나라는 과거 정치에서는 권력의 독재, 행정에서는 관료의 독선(관치), 경제에서는 재벌 독점이 진정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발전을 가로막아온 게 사실이다. 1987년 6월 민주화 투쟁과 이후 직선제 역사는 독재와 관료 독선을 깨뜨려온 역사였으며 그와 함께 시장경제를 병행 발전시켜 왔다. 삼성 비자금 사건은 사실상 우리 경제에서 마지막 성역인 재벌 독점의 영역을 시장의 힘을 통해 변화시키는 대 전환이 될 것이며 그 전기를 이번 대선이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대선은 우리 사회에 또 하나 역동적 전환점이 될 것이 틀림없다.
안찬수 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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