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올리는 게 최선의 M&A방어책”
지배구조 개선해 주가 올리면 인수 어려워
“20년후면 창업주 CEO 없어질 것”장담
“지배구조를 개선해 기업가치를 올리면 주가가 자연스럽게 상승하고 인수비용이 많아진다. 따라서 M&A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올리는 게 최선이다.”
이원일 알리안츠자산운용 사장은 27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에서 “삼성, 포스코가 M&A될 것 같으면 (회사에서) 주가를 올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은 지배구조개선펀드를 3년 반째 운용중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M&A가 활발해야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M&A방어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명확히 했다.
“97년 2월, 아직도 잊지 못하는 사건이 있다”며 다시 입을 뗐다. 당시 50대 상장사 안에 들었던 미도파백화점에 대해 홍콩 페레그린이 적대적 M&A의지를 보였다. 국민과 언론은 화교자본인 페레그린에게 민족기업인 미도파백화점(대농그룹 산하)을 내줄 수 없다고 방어했고 결국 발행주식의 40%에 해당되는 규모를 BW 방식으로 발행해 주식가치를 희석시켰다.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 것이다. 투자자의 돈으로 미도파 지분을 매입했던 한투 대투 국투 등 3투신은 방관했다.
그는 이를 ‘무모한 M&A방어’라고 단정했다. 그 결과 “대농그룹과 3개의 투신사가 망했고 외국인들이 주주권한 무시하고 외국인투자에 부정적이라며 투자지분을 대거 빼내 결국 10개월후엔 외환위기를 맞았다(국가도 망했다)”고 분석했다. “미도파는 지켰지만 국가는 못 지켰다”는 것. 그는 “일본기업의 40%가 포이즌필(경영권 방어 위한 독소조항)을 두고 있지만 (M&A방어에) 별 효과가 없다”고 덧붙였다.
M&A 만능론이 이어졌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에 암적인 게(기업이) 많아 정리하려면 시장기능에 의해 M&A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부작용이 없고 지배구조를 개선해 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우리나라는 이쪽이 약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지배구조 개선, 기업가치 증대에 무관심한 기업들 = 이 사장은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 또한 원치 않는 많은 기업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경험사례를 제시하며 비판했다.
그는 “경영진을 만나보면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개념이 없다”며 “사외이사를 두면 큰 일 나는 줄 알고 외부감사는 귀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창업주는 주가 오르면 상속세를 많이 내야 한다며 주가 오르는 것을 반대하기도 한다”며 “M&A가 활성화되면 지배구조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성없는 창업주가 CEO를 맡는 풍토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20년이상된 미국 상장기업 중 창업주가 CEO를 하는 곳은 없다”며 “우리나라도 20년이내에 창업주CEO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면 전문성이 필요하게 된다”며 “이해당사자의 이해상충을 최소화하는 것이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알리안츠 지배구조펀드, 어떻게 운용되나 = 알리안츠에서 운용하는 지배구조펀드 자금은 국민연금에서 받은 것이다. 국민연금은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기업지배구조개선을 시도하는 ‘관계지향’전략을 주문했다.
그는 “소버린, 칼 아이칸 등 PEF(사모펀드)나 헤지펀드 등은 기업지배구조개선을 요구하면서 단기적이고 선정적인 방법으로 매스컴을 활용하고 기자회견을 좋아한다”며 “그러나 알리안츠는 (경영진과 공개적으로) 싸우지 않고 조용히 교육시켜서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르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알리안츠 지배구조펀드는 F&C코오롱 등 15개사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자금이 필요한 F&C코오롱에게 자사주를 사겠으니 배당을 늘리고 유휴부동산을 팔고 부진한 사업부분을 청산하라고 요구했더니 받아들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기업지배구조 펀드를 미국에서는 가치창조펀드라고 말하기도 한다”며 “기업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남다른 펀드매니저 채용조건을 가지고 있다. CFA(공인재무분석사) 자격증 소유는 분석능력 뿐만 아니라 윤리의식을 갖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여기에 열성, 근면성, 창의력이 더해져야 투자자의 자금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다는 게 이 사장의 지론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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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선해 주가 올리면 인수 어려워
“20년후면 창업주 CEO 없어질 것”장담
“지배구조를 개선해 기업가치를 올리면 주가가 자연스럽게 상승하고 인수비용이 많아진다. 따라서 M&A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올리는 게 최선이다.”
이원일 알리안츠자산운용 사장은 27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에서 “삼성, 포스코가 M&A될 것 같으면 (회사에서) 주가를 올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은 지배구조개선펀드를 3년 반째 운용중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M&A가 활발해야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M&A방어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명확히 했다.
“97년 2월, 아직도 잊지 못하는 사건이 있다”며 다시 입을 뗐다. 당시 50대 상장사 안에 들었던 미도파백화점에 대해 홍콩 페레그린이 적대적 M&A의지를 보였다. 국민과 언론은 화교자본인 페레그린에게 민족기업인 미도파백화점(대농그룹 산하)을 내줄 수 없다고 방어했고 결국 발행주식의 40%에 해당되는 규모를 BW 방식으로 발행해 주식가치를 희석시켰다.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 것이다. 투자자의 돈으로 미도파 지분을 매입했던 한투 대투 국투 등 3투신은 방관했다.
그는 이를 ‘무모한 M&A방어’라고 단정했다. 그 결과 “대농그룹과 3개의 투신사가 망했고 외국인들이 주주권한 무시하고 외국인투자에 부정적이라며 투자지분을 대거 빼내 결국 10개월후엔 외환위기를 맞았다(국가도 망했다)”고 분석했다. “미도파는 지켰지만 국가는 못 지켰다”는 것. 그는 “일본기업의 40%가 포이즌필(경영권 방어 위한 독소조항)을 두고 있지만 (M&A방어에) 별 효과가 없다”고 덧붙였다.
M&A 만능론이 이어졌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에 암적인 게(기업이) 많아 정리하려면 시장기능에 의해 M&A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부작용이 없고 지배구조를 개선해 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우리나라는 이쪽이 약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지배구조 개선, 기업가치 증대에 무관심한 기업들 = 이 사장은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 또한 원치 않는 많은 기업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경험사례를 제시하며 비판했다.
그는 “경영진을 만나보면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개념이 없다”며 “사외이사를 두면 큰 일 나는 줄 알고 외부감사는 귀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창업주는 주가 오르면 상속세를 많이 내야 한다며 주가 오르는 것을 반대하기도 한다”며 “M&A가 활성화되면 지배구조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성없는 창업주가 CEO를 맡는 풍토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20년이상된 미국 상장기업 중 창업주가 CEO를 하는 곳은 없다”며 “우리나라도 20년이내에 창업주CEO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면 전문성이 필요하게 된다”며 “이해당사자의 이해상충을 최소화하는 것이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알리안츠 지배구조펀드, 어떻게 운용되나 = 알리안츠에서 운용하는 지배구조펀드 자금은 국민연금에서 받은 것이다. 국민연금은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기업지배구조개선을 시도하는 ‘관계지향’전략을 주문했다.
그는 “소버린, 칼 아이칸 등 PEF(사모펀드)나 헤지펀드 등은 기업지배구조개선을 요구하면서 단기적이고 선정적인 방법으로 매스컴을 활용하고 기자회견을 좋아한다”며 “그러나 알리안츠는 (경영진과 공개적으로) 싸우지 않고 조용히 교육시켜서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르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알리안츠 지배구조펀드는 F&C코오롱 등 15개사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자금이 필요한 F&C코오롱에게 자사주를 사겠으니 배당을 늘리고 유휴부동산을 팔고 부진한 사업부분을 청산하라고 요구했더니 받아들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기업지배구조 펀드를 미국에서는 가치창조펀드라고 말하기도 한다”며 “기업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남다른 펀드매니저 채용조건을 가지고 있다. CFA(공인재무분석사) 자격증 소유는 분석능력 뿐만 아니라 윤리의식을 갖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여기에 열성, 근면성, 창의력이 더해져야 투자자의 자금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다는 게 이 사장의 지론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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