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일회성 … 금융사별 색깔내기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정부 이미지 개선도 과제 … 개발원조자금 등 각종 지원책 활용 필요
골든브릿지 베트남 법인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느구엔 타이티엔 느가가 길을 가다 말고 팔을 잡아끌며 빨리 가자고 했다. 뒤에서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나쁘게 말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베트남 여자가 한국 사람들과 같이 다니면 (베트남 여자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지 같이 다니는 것 자체가 창피한 일이라는 게 기분 나빴다. 괜히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미군부대 근처에서 미군들과 같이 다니는 여성을 두고 손가락질 했던 과거 우리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녀에게 자세히 물었다. “한국인과 결혼하는 베트남 여성들은 농촌에서 학교도 안 다녀 글도 거의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과 같이 다니면 여성의 수준을 매우 낮게 본다는 얘기였다.
또 그녀는 “한국에서 베트남 여성에 대해 매우 심하게 대하는 것도 여기서 잘 알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중국과 베트남, 인도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의 모습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특히 삼성 LG 현대 등 현지에 진출해 있는 대기업은 잘 알고 있지만 이 기업들이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것은 대부분 모르고 있었다. 우리나라 은행이 어떤 게 있는 지 조차 거의 몰랐다.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HSBC 씨티 SCB가 오래전부터 자신들의 브랜드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알려왔고 일본 역시 다리, 도로, 공항 등을 지어주며 견고하고 잘 만드는 나라라는 인식을 갖게 만들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역시 국가와 금융사 브랜드를 제대로 부각시키는 게 필요하다.
◆미래에셋 텔레비전 광고 시작 = 베트남 인도 공항을 빠져 나오다 보면 미래에셋 간판을 자주 만나게 된다. 예전에 없던 풍경이었다. 인도 뭄바이 주요 지역엔 POSCO, 삼성전자 등과 함께 ‘미래에셋이 아시아에서 제 1의 자산운용사’라는 문구가 적힌 간판들이 세워져 있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자산운용업을 하게 되는 미래에셋은 우리나라 금융사로는 처음으로 텔레비전 광고도 시작하기로 했다.
신문 텔레비전 간판 광고는 많은 이들에게 미래에셋의 이름을 알려주고 있지만 여전히 “미래에셋이 어떤 회사냐”는 반응이 많았다.
◆한-베 재단 설립 눈에 띄어 = 골든브릿지의 한베재단 설립은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이다. 이 재단은 우리나라와 베트남에 각각 사무실을 두고 베트남관련 정보를 모으고 양국 학자들간의 학술사업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각종 장학사업과 한국에 와 있는 베트남 여성을 돕는 활동도 전개할 방침이다.
골든브릿지 이상준 회장이 자신의 재산을 기부해 만들었다. 골든브릿지는 베트남 사업을 시작하면서 ‘제 2의 창업’이라고 밝힐 정도로 베트남 진출에 사운을 걸었다.
신한 하나 등 일부 은행들이 해외에서 봉사활동이나 장학사업 등을 펼치고 있지만 규모가 적고 일회성이 많다. 사회공헌활동은 아예 생각지도 못하고 있는 금융사들도 태반이다.
◆하나금융, 소매금융 앞서 공헌활동 펼쳐 =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 현지법인을 중국에 새로 만들고 현지 소매영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 지난 달 2일 중국 상해한국학교 체육관인‘하나으뜸관’을 지어 기증키로 했다. 체육관 건립지원금은 35만달러. 하나은행은 이 학교를 건립하는 데도 한 몫했다. 또 지난 7월 고려대, 중국길림대와 공동으로 중국현지인을 대상으로 금융전문가를 양성하는 하나금융전문과정을 길림대학에 개설했다. 국내에서도 해외진출국가와 관련된 활동을 펼쳤다. 베트남-한국인 부부 300쌍과 자녀 1000여명을 베트남대사관으로 초청해 베트남-한국 가족의 날 행사를 열었고 하나은행 연수원에서 인도네시아 유학생 80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슬람 민족 축제인 르바란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안산이주민센터의 외국인 노동자 자녀를 위한 공부방인 ‘코시안의 집’에 컴퓨터 모니터와 학용품 등을 전달하고 직접 봉사활동을 펼쳤으며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사랑의 바자회’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해외에 나가면 반드시 봉사활동을 하라’는 원칙은 가지고 있지만 체계적이진 않다. 현지사정도 녹녹치 않다. 허영택 신한은행 뉴델리지점장은 “인도에서는 세계 여러 곳에서 기부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자금을 골라서 받고 있는데다 허위 고아원 등을 만들어놓고 기부금을 가로채는 경우도 많아 기부처를 찾기도 어렵고 청소나 돌보는 일 같은 봉사활동을 하려고 해도 실제 청소 등을 하는 사람의 일을 빼앗는 꼴이 돼 봉사활동 역시 쉽지 않다”며 “현지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 정도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가 브랜드 가치도 높여야 = 중국 베트남 인도에서의 우리나라 이미지나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다. 반면 일본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일본 정부의 경제원조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게 현지에 진출해 있는 금융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본은 대규모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베트남과 인도의 각종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일본이 베트남에 쏟아 부은 공적개발원조액은 지난해에만 5억6291만달러다. 2000년부터 7년간 지원액은 40억달러를 넘어선다. 인도에도 2000~2003년까지는 연평균 4억달러수준의 원조자금을 투입했다. 지난해에는 2958만달러로 줄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에 각각 1008만달러와 68만달러를 지원하는 데 그쳤다.
일본은 공적개발원조자금으로 지하철을 건설하고 도로와 다리를 놓거나 공항을 만들기도 했다. 베트남 호찌민 국제공항에서 나오는 문 앞엔 일장기가 베트남 국기와 같이 새겨져 있는 기념물이 있어 많은 이들에게 일본의 지원을 인식시키고 있다.
문구상 골든브릿지 베트남 법인장은 “주요 지점의 다리나 공항 등엔 일본의 자금이 대부분 들어가 있다”며 “일본이 지원해 만든 것은 튼튼하다는 인식이 베트남 국민들에게 퍼져있다”고 말했다.
중국 베트남 인도 =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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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미지 개선도 과제 … 개발원조자금 등 각종 지원책 활용 필요
골든브릿지 베트남 법인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느구엔 타이티엔 느가가 길을 가다 말고 팔을 잡아끌며 빨리 가자고 했다. 뒤에서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나쁘게 말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베트남 여자가 한국 사람들과 같이 다니면 (베트남 여자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지 같이 다니는 것 자체가 창피한 일이라는 게 기분 나빴다. 괜히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미군부대 근처에서 미군들과 같이 다니는 여성을 두고 손가락질 했던 과거 우리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녀에게 자세히 물었다. “한국인과 결혼하는 베트남 여성들은 농촌에서 학교도 안 다녀 글도 거의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과 같이 다니면 여성의 수준을 매우 낮게 본다는 얘기였다.
또 그녀는 “한국에서 베트남 여성에 대해 매우 심하게 대하는 것도 여기서 잘 알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중국과 베트남, 인도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의 모습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특히 삼성 LG 현대 등 현지에 진출해 있는 대기업은 잘 알고 있지만 이 기업들이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것은 대부분 모르고 있었다. 우리나라 은행이 어떤 게 있는 지 조차 거의 몰랐다.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HSBC 씨티 SCB가 오래전부터 자신들의 브랜드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알려왔고 일본 역시 다리, 도로, 공항 등을 지어주며 견고하고 잘 만드는 나라라는 인식을 갖게 만들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역시 국가와 금융사 브랜드를 제대로 부각시키는 게 필요하다.
◆미래에셋 텔레비전 광고 시작 = 베트남 인도 공항을 빠져 나오다 보면 미래에셋 간판을 자주 만나게 된다. 예전에 없던 풍경이었다. 인도 뭄바이 주요 지역엔 POSCO, 삼성전자 등과 함께 ‘미래에셋이 아시아에서 제 1의 자산운용사’라는 문구가 적힌 간판들이 세워져 있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자산운용업을 하게 되는 미래에셋은 우리나라 금융사로는 처음으로 텔레비전 광고도 시작하기로 했다.
신문 텔레비전 간판 광고는 많은 이들에게 미래에셋의 이름을 알려주고 있지만 여전히 “미래에셋이 어떤 회사냐”는 반응이 많았다.
◆한-베 재단 설립 눈에 띄어 = 골든브릿지의 한베재단 설립은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이다. 이 재단은 우리나라와 베트남에 각각 사무실을 두고 베트남관련 정보를 모으고 양국 학자들간의 학술사업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각종 장학사업과 한국에 와 있는 베트남 여성을 돕는 활동도 전개할 방침이다.
골든브릿지 이상준 회장이 자신의 재산을 기부해 만들었다. 골든브릿지는 베트남 사업을 시작하면서 ‘제 2의 창업’이라고 밝힐 정도로 베트남 진출에 사운을 걸었다.
신한 하나 등 일부 은행들이 해외에서 봉사활동이나 장학사업 등을 펼치고 있지만 규모가 적고 일회성이 많다. 사회공헌활동은 아예 생각지도 못하고 있는 금융사들도 태반이다.
◆하나금융, 소매금융 앞서 공헌활동 펼쳐 =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 현지법인을 중국에 새로 만들고 현지 소매영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 지난 달 2일 중국 상해한국학교 체육관인‘하나으뜸관’을 지어 기증키로 했다. 체육관 건립지원금은 35만달러. 하나은행은 이 학교를 건립하는 데도 한 몫했다. 또 지난 7월 고려대, 중국길림대와 공동으로 중국현지인을 대상으로 금융전문가를 양성하는 하나금융전문과정을 길림대학에 개설했다. 국내에서도 해외진출국가와 관련된 활동을 펼쳤다. 베트남-한국인 부부 300쌍과 자녀 1000여명을 베트남대사관으로 초청해 베트남-한국 가족의 날 행사를 열었고 하나은행 연수원에서 인도네시아 유학생 80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슬람 민족 축제인 르바란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안산이주민센터의 외국인 노동자 자녀를 위한 공부방인 ‘코시안의 집’에 컴퓨터 모니터와 학용품 등을 전달하고 직접 봉사활동을 펼쳤으며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사랑의 바자회’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해외에 나가면 반드시 봉사활동을 하라’는 원칙은 가지고 있지만 체계적이진 않다. 현지사정도 녹녹치 않다. 허영택 신한은행 뉴델리지점장은 “인도에서는 세계 여러 곳에서 기부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자금을 골라서 받고 있는데다 허위 고아원 등을 만들어놓고 기부금을 가로채는 경우도 많아 기부처를 찾기도 어렵고 청소나 돌보는 일 같은 봉사활동을 하려고 해도 실제 청소 등을 하는 사람의 일을 빼앗는 꼴이 돼 봉사활동 역시 쉽지 않다”며 “현지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 정도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가 브랜드 가치도 높여야 = 중국 베트남 인도에서의 우리나라 이미지나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다. 반면 일본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일본 정부의 경제원조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게 현지에 진출해 있는 금융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본은 대규모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베트남과 인도의 각종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일본이 베트남에 쏟아 부은 공적개발원조액은 지난해에만 5억6291만달러다. 2000년부터 7년간 지원액은 40억달러를 넘어선다. 인도에도 2000~2003년까지는 연평균 4억달러수준의 원조자금을 투입했다. 지난해에는 2958만달러로 줄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에 각각 1008만달러와 68만달러를 지원하는 데 그쳤다.
일본은 공적개발원조자금으로 지하철을 건설하고 도로와 다리를 놓거나 공항을 만들기도 했다. 베트남 호찌민 국제공항에서 나오는 문 앞엔 일장기가 베트남 국기와 같이 새겨져 있는 기념물이 있어 많은 이들에게 일본의 지원을 인식시키고 있다.
문구상 골든브릿지 베트남 법인장은 “주요 지점의 다리나 공항 등엔 일본의 자금이 대부분 들어가 있다”며 “일본이 지원해 만든 것은 튼튼하다는 인식이 베트남 국민들에게 퍼져있다”고 말했다.
중국 베트남 인도 =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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