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M&A 줄줄이 … 판도변화 전망
현대건설·하이닉스·대한통운 매머드급 매물 즐비
인수여부 따라 주력업종 바뀔수도 … 순위 변동도 관심
새해에는 대형 인수합병(M&A)에 따른 재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한통운, 현대건설,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등 매머드급 매물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데다 상당수 대기업들이 M&A를 통한 성장동력 확충에 나설 방침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국책은행과 공기업 민영화 의지를 밝힌 바 있어 새해 M&A 시장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대형 M&A 성사에 따라 재계 순위가 뒤바뀌는 것은 물론 일부 대기업의 주력 업종이 달라지는 등 20008년 재계는 변화무쌍한 한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통운 인수 경쟁 치열 = 당장 재계 관심은 내년 초 대한통운 최종인수자로 어느 기업이 선정될 지에 쏠리고 있다.
법정관리중인 대한통운은 지난달 중순 법원이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결과 금호아시아나와 한진, CJ, STX, GS, 현대중공업 등 10여 곳이 인수의사를 밝힌 상태다.
국내 물류분야 1위 기업인 대한통운은 매출 1조7000억원(2006년 기준), 자산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어느 기업이 인수하느냐에 따라 재계 순위도 뒤바뀔 수 있다.
대우건설 인수로 단숨에 재계 7위로 뛰어오른 금호아시아나가 대한통운까지 가져가면 재계 6위로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라이벌인 금호아시아나에 한단계 밀려 8위로 내려앉은 한진에게는 자존심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와 한진은 모두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명실상부한 물류기업으로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공격적인 합병을 통해 외형을 확장해온 STX, 물류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온 CJ,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던 GS그룹 등이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대한통운 매각은 60%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법원에서 결정한 신주 발행 최저가가 9만73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저 입찰가가 2조4000억원에 이르고 여기에 프리미엄까지 합치면 4조원 안팎에서 인수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일까지 실사를 마친 후 11일 인수제안서를 접수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현대건설, 현대가로 갈지 관심 = 이명박 당선자는 대통령 당선 전부터 국책은행 민영화 방침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이 당선자 취임 이후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매각작업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대우조선해양(31.26%) 현대건설(14.69%), 현대종합상사(22.53%), 하이닉스반도체(7.1%) 등 100여 곳에 달한다.
이중 가장 관심이 가는 매물은 현대건설이다. 당초 현대건설은 참여정부에서 매각이 추진됐으나 산업은행이 ‘현대건설을 부도 위기에 빠뜨린 옛 주주들에게 지분을 팔 수 없다’는 이른바 ‘구사주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연돼왔다. 하지만 ‘구사주 문제’를 제기한 배경이 정권말 대형 기업 매각에 따른 부담감 때문이었다는 게 지배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정부 출범 이후 현대건설 매각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현대건설 인수 후보로는 인수 의지를 밝혀온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실패했던 두산그룹들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지분(8.30%)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그동안 시달려온 경영권 분쟁을 말끔히 털어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북사업과 건설사업을 연계하는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재계 순위도 10위권 후반에서 초반대로 성큼 올라서게 된다.
인수 자금면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현대그룹을 앞서고 있다. 지난달 28일 현대건설의 종가는 8만8200원으로 시가총액은 9조7000억원을 넘는다. 50% 지분만 확보한다고 해도 최소한 5조원을 필요한 셈이다. 여기에 M&A 프리미엄까지 합치면 인수가격은 6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풍부한 현금동원력을 앞세워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금호아시아나와 한진을 제치고 재계 6~7위권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정몽준 대주주가 이명박 정부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보브캣을 49억 달러에 인수한 두산그룹이 현대건설까지 인수하며 M&A 강자로서의 면모를 발휘할 지도 주목된다.
◆4대 그룹 M&A 나설지 주목 = 지난해 매각에 착수한다는 계획이었다가 대북관계 급진전 등으로 매각이 늦춰져온 대우조선해양도 2008년에는 본격적인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 호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어 인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보 기업으로는 오래전부터 관심을 표명해온 GS그룹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동종 업계 기업들이 꼽힌다. 얼마 전에는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채권단 지분 36%도 매각이 추진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효과적인 매각 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해말 크레디트스위스(CS)에 용역을 맡겼다. 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11조9000억원을 넘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단 보유 지분 가치만 4조원을 넘는다. 후보자 물망으로는 LG그룹이 거론되고 있지만 LG측은 가격 부담과 불투명한 반도체 전망 등으로 조심스런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LG가 반도체 경험이 있는데다 주력인 전자업종과의 시너지효과도 커 결국 하이닉스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LG와 함께 삼성, 현대차, 에스케이 등 4대 그룹이 M&A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새해 재계의 관심사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비메모리 반도체업체인 ‘트랜스칩’을 인수한 삼성은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서 필요하면 언제든지 M&A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고, 최근 하나로 텔레콤 등을 인수한 SK그룹도 언제든지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새해 M&A행보가 주목된다. 다만 삼성은 비자금 특검 등으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이밖에 지난해 하이마트를 인수한 유진그룹, 동아건설을 인수한 프라임그룹, 극동건설을 인수한 웅진그룹 등 중견그룹이 추가 M&A에 나설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 매각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기업 투자 환경도 개선되면서 그동안 현금을 쌓아왔던 대기업들이 M&A를 통한 성장동력 확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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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하이닉스·대한통운 매머드급 매물 즐비
인수여부 따라 주력업종 바뀔수도 … 순위 변동도 관심
새해에는 대형 인수합병(M&A)에 따른 재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한통운, 현대건설,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등 매머드급 매물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데다 상당수 대기업들이 M&A를 통한 성장동력 확충에 나설 방침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국책은행과 공기업 민영화 의지를 밝힌 바 있어 새해 M&A 시장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대형 M&A 성사에 따라 재계 순위가 뒤바뀌는 것은 물론 일부 대기업의 주력 업종이 달라지는 등 20008년 재계는 변화무쌍한 한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통운 인수 경쟁 치열 = 당장 재계 관심은 내년 초 대한통운 최종인수자로 어느 기업이 선정될 지에 쏠리고 있다.
법정관리중인 대한통운은 지난달 중순 법원이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결과 금호아시아나와 한진, CJ, STX, GS, 현대중공업 등 10여 곳이 인수의사를 밝힌 상태다.
국내 물류분야 1위 기업인 대한통운은 매출 1조7000억원(2006년 기준), 자산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어느 기업이 인수하느냐에 따라 재계 순위도 뒤바뀔 수 있다.
대우건설 인수로 단숨에 재계 7위로 뛰어오른 금호아시아나가 대한통운까지 가져가면 재계 6위로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라이벌인 금호아시아나에 한단계 밀려 8위로 내려앉은 한진에게는 자존심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와 한진은 모두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명실상부한 물류기업으로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공격적인 합병을 통해 외형을 확장해온 STX, 물류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온 CJ,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던 GS그룹 등이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대한통운 매각은 60%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법원에서 결정한 신주 발행 최저가가 9만73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저 입찰가가 2조4000억원에 이르고 여기에 프리미엄까지 합치면 4조원 안팎에서 인수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일까지 실사를 마친 후 11일 인수제안서를 접수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현대건설, 현대가로 갈지 관심 = 이명박 당선자는 대통령 당선 전부터 국책은행 민영화 방침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이 당선자 취임 이후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매각작업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대우조선해양(31.26%) 현대건설(14.69%), 현대종합상사(22.53%), 하이닉스반도체(7.1%) 등 100여 곳에 달한다.
이중 가장 관심이 가는 매물은 현대건설이다. 당초 현대건설은 참여정부에서 매각이 추진됐으나 산업은행이 ‘현대건설을 부도 위기에 빠뜨린 옛 주주들에게 지분을 팔 수 없다’는 이른바 ‘구사주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연돼왔다. 하지만 ‘구사주 문제’를 제기한 배경이 정권말 대형 기업 매각에 따른 부담감 때문이었다는 게 지배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정부 출범 이후 현대건설 매각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현대건설 인수 후보로는 인수 의지를 밝혀온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실패했던 두산그룹들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지분(8.30%)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그동안 시달려온 경영권 분쟁을 말끔히 털어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북사업과 건설사업을 연계하는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재계 순위도 10위권 후반에서 초반대로 성큼 올라서게 된다.
인수 자금면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현대그룹을 앞서고 있다. 지난달 28일 현대건설의 종가는 8만8200원으로 시가총액은 9조7000억원을 넘는다. 50% 지분만 확보한다고 해도 최소한 5조원을 필요한 셈이다. 여기에 M&A 프리미엄까지 합치면 인수가격은 6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풍부한 현금동원력을 앞세워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금호아시아나와 한진을 제치고 재계 6~7위권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정몽준 대주주가 이명박 정부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보브캣을 49억 달러에 인수한 두산그룹이 현대건설까지 인수하며 M&A 강자로서의 면모를 발휘할 지도 주목된다.
◆4대 그룹 M&A 나설지 주목 = 지난해 매각에 착수한다는 계획이었다가 대북관계 급진전 등으로 매각이 늦춰져온 대우조선해양도 2008년에는 본격적인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 호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어 인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보 기업으로는 오래전부터 관심을 표명해온 GS그룹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동종 업계 기업들이 꼽힌다. 얼마 전에는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채권단 지분 36%도 매각이 추진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효과적인 매각 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해말 크레디트스위스(CS)에 용역을 맡겼다. 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11조9000억원을 넘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단 보유 지분 가치만 4조원을 넘는다. 후보자 물망으로는 LG그룹이 거론되고 있지만 LG측은 가격 부담과 불투명한 반도체 전망 등으로 조심스런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LG가 반도체 경험이 있는데다 주력인 전자업종과의 시너지효과도 커 결국 하이닉스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LG와 함께 삼성, 현대차, 에스케이 등 4대 그룹이 M&A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새해 재계의 관심사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비메모리 반도체업체인 ‘트랜스칩’을 인수한 삼성은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서 필요하면 언제든지 M&A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고, 최근 하나로 텔레콤 등을 인수한 SK그룹도 언제든지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새해 M&A행보가 주목된다. 다만 삼성은 비자금 특검 등으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이밖에 지난해 하이마트를 인수한 유진그룹, 동아건설을 인수한 프라임그룹, 극동건설을 인수한 웅진그룹 등 중견그룹이 추가 M&A에 나설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 매각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기업 투자 환경도 개선되면서 그동안 현금을 쌓아왔던 대기업들이 M&A를 통한 성장동력 확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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