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대의 과제와 국민 인식] 이념성향 및 리더십 평가
“이명박은 중도” 40% … “내 이념도 중도” 53%
“당선자 리더십은 목표달성 능력” … “정직과 신뢰 부족이 제일 큰 약점”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인 시대정신은 ‘변화’였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깊은 실망과 경제회복에 대한 갈망이 변화에 대한 요구로 모아져 이명박 당선자를 만들어냈고, 이는 새 정부에 대한 큰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들은 사회문화(26.7%)와 외교안보(24.7%)를 노무현 정부가 가장 잘한 분야로 지목했지만, ‘잘한 것이 없다’는 답변이 32.0%로 가장 많았고 경제와 정치 분야는 각각 1.6%, 4.5%에 불과했다.
노무현 정부가 가장 못한 분야는 이와 반비례했다. 경제가 67.3%로 단연 1순위에 올랐고, 정치가 16.2%로 2위였다. 5년 전 참여정부를 만들었던 주력부대로 평가받은 30대와 40대에서는 ‘경제가 가장 못한 분야’란 반응이 73~75%에 이를 정도로 높게 나왔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조차도 60.9%가 경제를 맨 위에 올렸다.
이런 탓에 대선투표 때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기준으로 삼았다는 답변비율이 29.2%였고, 후보자의 경제정책(21.4%)과 합쳐져 이명박 승리의 주요 원인을 짐작케 했다.
이명박 시대를 열게 된 선거결과에 대해 국민의 75.6%는 “만족해” 했다. 만족도가 가장 낮은 호남권도 58.7%로 불만(39.3%)과 적지 않은 차이가 났다.
◆호남도 81.6%가 “새 정부에 기대” =
이런 배경에서 이명박 정부를 향한 국민 기대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85.8%)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20대(81.2%)와 30대(78.1%)에 비해 40대(89.6%) 50대(92.7%) 60대 이상층(90.5%)에서 기대치가 상승했다. 호남지역도 81.6%가 기대감을 보였고, 정동영 후보에게 표를 던진 층의 67.4%, 이회창 지지층의 87.3%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였다.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에게 경제전반의 문제해결을 우선 과제로 요구했다. 경제성장(56.1%), 양극화 해소(11.7%), 실업문제(11.6%), 부동산가격 안정(7.6%) 등 관련 현안들이 줄줄이 상위에 올랐고, 그 뒤를 교육개혁(5.4%), 법질서 확립(3.3%), 남북관계 개선(2.3%), 노사문제(1.4%)가 이었다. 19~29세층은 실업문제(17.8%)에 주목했고, 양극화 해결 요구는 50대(17.6%)에서 상대적 비중이 높았다.
국민들은 오는 2월 취임할 새 대통령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목표설정과 달성’(39.1%)을 꼽았다. 경제능력과 추진력을 인정받아 대선승리를 거머쥔 이명박 당선자의 이미지와 부합하는 결과다. 그 뒤를 정직과 신뢰(21.2%), 국민통합(17.6%), 비전제시(12.9%)가 이었다.
50대(26.3%)와 60대(30.7%)는 국민통합에 무게를 두었고, 19~29세(46.3%)와 30대(43.6%)는 목표설정 및 달성과 함께 정직과 신뢰에도 적잖은 비중을 실었다.
◆국민들의 ‘실용’ 중시와 모순된 요구 =
하지만 국민들은 2순위로 꼽았던 ‘정직과 신뢰’란 리더십 요소가 이명박 당선자에게는 가장 부족한 능력(59.1%)이라고 평가했다. 목표를 제시하고 달성할 능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에 이 당선자에 대한 기대를 높게 갖고 있으면서도, 정직과 신뢰의 결여를 우려하는 것이다.
정직과 신뢰가 가장 부족한 이 당선자의 덕목이란 견해는 30대층(74.4%)에서 제일 많았다. 이번 대선에서 이 당선자의 핵심 지지층으로 떠오른 40대(63.1%)도 평균치를 넘어서는 응답률을 보였다.
이 당선자를 바라보는 국민의 기대와 우려 뒤에는 국정운영과 정책추진에서 ‘실용’ 혹은 ‘실질’을 중시하는 이념가치 변화가 자리잡고 있었다.
0으로 갈수록 진보, 10으로 갈수록 보수로 기준을 제시한 뒤 국민의 주관적 이념성향과 이 당선자의 이념성향 평가를 별도로 묻자, 두개 지표는 ‘중도’를 뜻하는 5에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국민의 53.0%가 ‘나는 중도’라고 평가했고, ‘이 당선자는 중도’란 응답도 40.1%나 됐다. 이를 근거로 산출한 국민의 주관적 이념성향은 5.0, 이 당선자의 성향 평가는 5.2였다. 다수 국민이 자신과 이 당선자를 이념적 중도란 점에서 동일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국민의 실용성향은 국정 주요 분야의 정책방향에 대해 서로 엇갈리는 요구를 쏟아내고 있었다.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면서도 이를 위한 기업 세금 축소(36.5%)보다는 부유층에 대한 증세로 사회평등에 힘쓰라(57.1%)는 요구가 컸고, 53% 가까운 국민이 ‘실업문제의 책임은 국가에게 있다’는 시각을 보였다. 한미동맹 강화(34.9%)보다 한국의 자율성 강화(49.8%)를 중요시했고, 경쟁우선의 교육(38.1%)보다 교육기회 균등(58.0%)에 손을 들어줬다.
이명박 시대를 바라보는 국민의 이런 혼란된 인식은 새 정부의 향후 진로에서 동력이 될 수도 있고, 역풍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이번 조사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
안찬수·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이명박은 중도” 40% … “내 이념도 중도” 53%
“당선자 리더십은 목표달성 능력” … “정직과 신뢰 부족이 제일 큰 약점”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인 시대정신은 ‘변화’였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깊은 실망과 경제회복에 대한 갈망이 변화에 대한 요구로 모아져 이명박 당선자를 만들어냈고, 이는 새 정부에 대한 큰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들은 사회문화(26.7%)와 외교안보(24.7%)를 노무현 정부가 가장 잘한 분야로 지목했지만, ‘잘한 것이 없다’는 답변이 32.0%로 가장 많았고 경제와 정치 분야는 각각 1.6%, 4.5%에 불과했다.
노무현 정부가 가장 못한 분야는 이와 반비례했다. 경제가 67.3%로 단연 1순위에 올랐고, 정치가 16.2%로 2위였다. 5년 전 참여정부를 만들었던 주력부대로 평가받은 30대와 40대에서는 ‘경제가 가장 못한 분야’란 반응이 73~75%에 이를 정도로 높게 나왔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조차도 60.9%가 경제를 맨 위에 올렸다.
이런 탓에 대선투표 때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기준으로 삼았다는 답변비율이 29.2%였고, 후보자의 경제정책(21.4%)과 합쳐져 이명박 승리의 주요 원인을 짐작케 했다.
이명박 시대를 열게 된 선거결과에 대해 국민의 75.6%는 “만족해” 했다. 만족도가 가장 낮은 호남권도 58.7%로 불만(39.3%)과 적지 않은 차이가 났다.
◆호남도 81.6%가 “새 정부에 기대” =
이런 배경에서 이명박 정부를 향한 국민 기대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85.8%)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20대(81.2%)와 30대(78.1%)에 비해 40대(89.6%) 50대(92.7%) 60대 이상층(90.5%)에서 기대치가 상승했다. 호남지역도 81.6%가 기대감을 보였고, 정동영 후보에게 표를 던진 층의 67.4%, 이회창 지지층의 87.3%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였다.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에게 경제전반의 문제해결을 우선 과제로 요구했다. 경제성장(56.1%), 양극화 해소(11.7%), 실업문제(11.6%), 부동산가격 안정(7.6%) 등 관련 현안들이 줄줄이 상위에 올랐고, 그 뒤를 교육개혁(5.4%), 법질서 확립(3.3%), 남북관계 개선(2.3%), 노사문제(1.4%)가 이었다. 19~29세층은 실업문제(17.8%)에 주목했고, 양극화 해결 요구는 50대(17.6%)에서 상대적 비중이 높았다.
국민들은 오는 2월 취임할 새 대통령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목표설정과 달성’(39.1%)을 꼽았다. 경제능력과 추진력을 인정받아 대선승리를 거머쥔 이명박 당선자의 이미지와 부합하는 결과다. 그 뒤를 정직과 신뢰(21.2%), 국민통합(17.6%), 비전제시(12.9%)가 이었다.
50대(26.3%)와 60대(30.7%)는 국민통합에 무게를 두었고, 19~29세(46.3%)와 30대(43.6%)는 목표설정 및 달성과 함께 정직과 신뢰에도 적잖은 비중을 실었다.
◆국민들의 ‘실용’ 중시와 모순된 요구 =
하지만 국민들은 2순위로 꼽았던 ‘정직과 신뢰’란 리더십 요소가 이명박 당선자에게는 가장 부족한 능력(59.1%)이라고 평가했다. 목표를 제시하고 달성할 능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에 이 당선자에 대한 기대를 높게 갖고 있으면서도, 정직과 신뢰의 결여를 우려하는 것이다.
정직과 신뢰가 가장 부족한 이 당선자의 덕목이란 견해는 30대층(74.4%)에서 제일 많았다. 이번 대선에서 이 당선자의 핵심 지지층으로 떠오른 40대(63.1%)도 평균치를 넘어서는 응답률을 보였다.
이 당선자를 바라보는 국민의 기대와 우려 뒤에는 국정운영과 정책추진에서 ‘실용’ 혹은 ‘실질’을 중시하는 이념가치 변화가 자리잡고 있었다.
0으로 갈수록 진보, 10으로 갈수록 보수로 기준을 제시한 뒤 국민의 주관적 이념성향과 이 당선자의 이념성향 평가를 별도로 묻자, 두개 지표는 ‘중도’를 뜻하는 5에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국민의 53.0%가 ‘나는 중도’라고 평가했고, ‘이 당선자는 중도’란 응답도 40.1%나 됐다. 이를 근거로 산출한 국민의 주관적 이념성향은 5.0, 이 당선자의 성향 평가는 5.2였다. 다수 국민이 자신과 이 당선자를 이념적 중도란 점에서 동일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국민의 실용성향은 국정 주요 분야의 정책방향에 대해 서로 엇갈리는 요구를 쏟아내고 있었다.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면서도 이를 위한 기업 세금 축소(36.5%)보다는 부유층에 대한 증세로 사회평등에 힘쓰라(57.1%)는 요구가 컸고, 53% 가까운 국민이 ‘실업문제의 책임은 국가에게 있다’는 시각을 보였다. 한미동맹 강화(34.9%)보다 한국의 자율성 강화(49.8%)를 중요시했고, 경쟁우선의 교육(38.1%)보다 교육기회 균등(58.0%)에 손을 들어줬다.
이명박 시대를 바라보는 국민의 이런 혼란된 인식은 새 정부의 향후 진로에서 동력이 될 수도 있고, 역풍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이번 조사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
안찬수·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