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영원한 노동자, 장진수 동지를 보내며

지역내일 2007-12-07
영원한 노동자, 장진수 동지를 보내며
장민석 (전 경원세기노동조합 교육선전부장)

아직은 한창 무르익은 활동을 펼치며 희망과 보람을 사람들과 나눠야 할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가슴이 답답합니다. 더구나 한숨에 달려 갈 수도 없는 멀리 연해주에 떨어져 전해들은 당신의 안타까운 소식에 머릿속이 텅 비는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멀리 떨어져 있어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없었기에 아쉬움은 더 크기만 합니다. 20년 전 1987년 5월, 당신은 30대에 갓 접어든 두 아이의 가장이었지요. 주야간 2교대를 하는 성실한 용접기술자였습니다. 모두들 숨죽이며 몸 사리던 시절, 당신은 두 아이를 둔 가장이면서도 선뜻 나섰습니다. 당신은 추상적 구호나 편향된 이념이 아닌 노동자의 삶 속에서 꿈을 펼쳐나갔습니다.
노동자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해결해 나가자는 자주! 관료적이고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지혜와 힘을 모으는 민주! 노동자들이 차이를 인정하고 하나로 뭉쳐 나아가자는 통일!
자주 민주 통일은 함께 그 시절을 헤쳐 나가고 좌절이 아닌 희망을 열어나가는 가장 소중한 원칙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원칙아래 의기투합했습니다. 원칙을 세우면 관철하기 위해 흔들리지 않는 마음과 자세로 끝까지 밀고 나갔던 당신의 뚝심은 노동자의 자존심을 세운 자랑이었습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노동현장에서 함께 준비하고 ‘경원세기노동조합 민주화투쟁’을 모범적으로 이끌며 시작된 당신의 삶은 가족들에게도 힘든 세월을 안겨줬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부천에서 시작해 천안으로 그리고 충청남도로, 대한민국 전역을 대상으로 좋은 소리 싫은 소리 모두 들어가면서도 누군가는 가야 할 길 이라며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당신의 삶에 대한 자세가 한창 젊은 나이의 당신을 여기 누워있게 하고 말았습니다.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자신의 이익과 명예와 가족의 평안만 추구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가족과 함께 편안한 휴식도 갖지 못하고 치열한 현장을 헤쳐 나가는 모습은 야전 천막에서 전투를 지휘하다 최후를 맞이하는 ‘야전사령관’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1987년, 20년이 흐른 2007년! 아직도 우리는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치열한 삶의 현장을 거침없이 내달려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뒤에 물러서서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북 돋우며 함께 어깨 걸고 나아가던 훌륭한 동지를 길 위에 내려놓습니다.
당신이 흘린 땀과 눈물은 거름이 되어 더욱 많은 장진수가 성장해 당신의 빈자리를 채워나갈 것입니다. 출발은 함께 하였으나 마지막 까지 힘찬 어깨동무를 하지 못하는 그대의 벗 장민석이 동지를 애도합니다.

※ 이 글은 지난 4일 갑자기 사망한 전 경원세기노동조합 위원장 장진수(한국노총 비정규국장)씨를 애도하며 동료인 장민석씨가 내일신문에 보내 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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