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방살이 증권사들의 뼈아픈 투자실패

지역내일 2008-01-09
2000년이후 매각한 사옥 값, 2~3배 올라 ... 외국계 싹쓸이
사용료만 매년 수십억원씩 ... “투자은행업무 잘할까” 우려

투자은행업무를 하겠다고 나선 증권사들의 부동산투자 등 자산관리 실력이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팔아치운 사옥들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현재는 사무공간이 부족해 빈 공간을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앞으로 추가상승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또 매각 이후에도 건물을 이용해 대규모 자금이 보증금으로 묶이고 매년 수십억원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내야 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00~2005년에 팔아치운 증권사들의 여의도 주요사옥들의 가격이 4~5년만에 50~200%까지 상승했다. 또 사용료도 매년 5~10%이상 상승하면서 셋방살이 증권사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대우증권 건물, 6년 실질수익률 270% = 대우증권은 2001년 골드막삭스에 476억원을 받고 사옥을 팔았다. 골드만삭스는 2년만에 맥쿼리에 720억원을 받고 매각해 51%의 차익을 남겼다. 맥쿼리는 또 4년간 보유하다 지난해 도이치 계열의 DBREI에 1120억원에 팔았다. 55.5%의 수익률이다. 연간 수익률은 10%를 넘는다. 이 수익률엔 매년 임대료와 관리비이 빠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주요 빌딩 10개의 평방미터당 평균 월평균 보증금은 15만5910원, 임대료는 1만5466원이다. 보통 보증금은 임대료의 10배 수준이다.
대우증권 건물 면적은 3만8598㎡. 평균가격을 적용하면 연간 보증금과 임대료는 각각 722억원, 71억원이다. 722억원을 보증금으로 묶어놓은 비용은 36억원정도(시장금리인 5% 적용)이다. 건물주는 매년 107억원의 임대수입이 생기는 것이다. 6년간 따지면 642억원이다. 476억원짜리 판 건물의 가치는 순수한 건물값 인상분 644억원에 맞먹는 임대수입까지 더해져 외국계 부동산투자회사들의 실질 수익률은 270%에 달하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SK증권 동양증권 한화증권 하나증권 유진증권(전 서울증권) 브릿지증권 사옥에서도 나타났다.
SK증권과 동양증권 건물은 두세차례 주인이 손바뀜하면서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임대수입 역시 가격상승분 만큼 불어났다. 매년 37억원과 73억원 110억원
SK증권이 98년에 SKC에 판 게 680억원이다. 2002년 론스타엔 오히려 20억원 적은 660억원에 넘어갔지만 론스타는 맥쿼리에 1년만에 140억원을 얹어 넘겼다. 맥쿼리 역시 3년이 지난후 990억원어치로 계산해 삼성생명과 건물을 맞교환했다. 이 동안 건물주는 SK증권에서 임대료 등으로 매년 110억원씩 챙겼다.
동양증권 역시 론스타, 맥쿼리, 도이치로 이어지는 외국계 부동산투자회사들의 손에서 650억원짜리가 1300억원까지 뛰어올랐다.
한화증권, 하나증권, 유진증권, 브릿지증권 사옥은 첫 매각이후 손 바뀜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가격은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 한화그룹 측에서 재매입을 추진한 한화증권 건물의 재매입 예상가격은 2002년 매각대금인 1382억원의 두 배가 넘는 3000억원선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구조 개선 위해 팔았는데 = 대우증권 SK증권 동양증권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옥을 매각했다. 한화증권은 증권사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건물을 팔았고 하나증권은 자본확충, 자사주 매입, 투자재원 확보를 위한 방법으로 사옥매각을 선택했다. 유진증권과 브릿지증권은 대주주의 이익환수 차원에서 매각차원이 이뤄졌다.
대부분 증권사의 매각이유인 재무구조 개선은 그러나 기대만큼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매각대금에 가까운 보증금을 내야 했고 매년 높은 임대료를 감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이 임대료, 관리비와 보증금의 기회비용인 이자 5% 등 비용으로 건물주에게 지불한 금액은 연간 89억원정도로 매각 이후 6년간 534억원을 낸 셈이다.
매각이후 보증금과 각종 사용액을 지불하고 있는 SK증권, 동양종금증권, 한화증권, 하나증권, 유진증권 역시 많은 부담을 안고 있다. 유진증권은 계열사와 함께 매년 82억원을 건물주에 지급하고 있으며 SK증권과 한화증권 역시 50억원이상을 매년 사용료로 지출하고 있다. 하나IB증권 역시 45억원, 동양종금증권 28억원을 연간 건물이용료로 내고 있다.

◆미래에셋 “국내 부동산 투자 나서야” =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신영증권 현대증권 등은 자신들의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 NH농협 삼성증권 등은 계열사에 얹혀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2005년 푸르덴셜투자증권 건물을 1020억원에 사들였다. 위치와 규모가 하나증권 건물과 비슷한 데 비하면 당시엔 싸게 매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의도에 입주해 있는 모 금융사 대표는 “임대료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높은 임대료보다도 공간 자체가 없는 게 문제”라며 “여의도뿐만 아니라 시내엔 사무실 공간이 없어 이번에 옮겨가야 하는 상황인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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