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기획② 전국은 농촌마을개발 경쟁 중

지역내일 2007-12-14 (수정 2007-12-14 오전 8:39:50)
문패 : 탈농에서 귀농으로, 농촌이 변하고 있다. ② 전국은 농촌마을개발 경쟁 중

제목 : “다른 마을보다 뒤쳐질 수 없다”
부제 : 농촌지도자들, “새마을운동 열기 부활” … 잘 사는 마을 배우려는 열기 확산

한국의 농촌에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 보자’는 열기가 부활하고 있다.
지난 10일 강원도 양양군에 있는 임천리와 기정리 주민 20여명은 38도선 이북에 있는 강원도 화천군 토고미 마을을 방문했다. 일행을 대표한 홍은기(52)씨는 “토고미 마을이 농촌종합개발사업이나 정보화사업 등을 통해 살기 좋아지고 있다는 말을 듣고 배우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달라지는 주민의식 = 홍씨 일행이 방문한 토고미 마을은 57가구가 살고 있는 작은 농촌이지만 마을이 갖고 있는 자원을 개발해 소득수준을 높이고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한상열(50) 토고미권역개발추진위원장은 “8년 전 귀농한 후 마을사람들과 오리농법으로 유기농쌀을 재배해 2000만원에 못 미치던 가구당 평균 소득을 3500만원에 이르게 했다”며 “농촌체험마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도시주민들도 많이 방문해 마을에 사람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활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토고미 마을은 지난 200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삼성전기와 ‘1사1촌’ 결연을 맺고 지역 농산물도 공급하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며 배수의 진을 친 농촌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삶의 공간을 바꾸는 모습을 전국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지난 2004년 8월 전남 장흥군 안양면 주민들과 출향민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1600그루의 종려나무를 구입해 10km 가도에 심었다.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쪽에 있다며 지역 이름 앞에 ‘정남진’이라는 말도 붙였다.
이들은 지역의 해수욕장을 개발하기 위해 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주택 17채도 다른 곳으로 옮겼다. 마을에서 이주할 부지를 공동으로 구입했고 거주하던 17가구도 기꺼이 동의했다. 그리고 정부에서 추진하는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전환 장흥군청 계장은 “주민들은 인근에 있는 강진이나 보성에는 다산초당과 차밭을 보려고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데 우리 지역도 뭔가 매력있는 자원을 만들어야 한다며 뭉친 것”이라며 “군청도 주민들의 자발적 열기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올해 한국농촌공사에서 진행한 농촌지역개발 동조화사업 교육을 받은 농촌지도자들은 246명에 이른다. 이 교육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가진 마을주민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 지난 5월 22일부터 9월 19일까지 8회에 걸쳐 진행됐다.

◆“정부 돈 엉망으로 쓸 수 없다” = 농촌정책에 사용되는 예산이 낭비된다는 지적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주민들의 의지도 나타나고 있다.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화동리에서 버섯영농조합을 경영하고 있는 임두혁(43)씨는 “마을개발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 고향에 있는 친구들과 젊은 사람들의 뜻을 모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그가 살고 있는 북방면의 4개리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촌마을종합개발’ 대상지로 선정돼 내년부터 5년간 7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그는 “지금까지 진행돼 온 농촌관련 정책이나 사업들처럼 허투로 돈을 낭비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에서 농학을 전공한 임씨는 단과대학 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했지만 일찍 고향에 돌아와 사업을 시작해 1억원 이상의 연소득을 올리고 있다.
정부를 활용하는 마을도 늘어나고 있다. 충남 홍성군 문당권역 개발을 이끌고 있는 주형로(49) 마을개발추진위원장은 지난 2000년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녹색연합의 도움을 받아 ‘21세기 문당리 발전 100년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그는 주민들과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정미소 황토방 농촌생활유물관을 공동으로 운영해 이윤을 나누고 마을계곡을 활용한 체험관광도 진행했다.
주씨는 “이런 우리에게 정부가 2004년부터 진행한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은 가뭄에 단비와 같았다”며 “마을개발사업계획서를 내 채택됐고, 정부예산을 지원받아 사업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공사 관계자는 “돈이 있어도 쓸 곳이 없어 낭비하는 마을이 있는 반면 문당리같은 경우는 100억원이 있어도 생산적으로 쓸 계획이 서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농촌에 새롭게 확산되는 분위기에서 초기 새마을운동의 열기를 느낀다는 지적도 있다. 경북 예천군 용궁면 향석리에 사는 박용성(67)씨는 “마을기반조성과 소득창출 단계를 거쳐 높은 문화마인드를 만들고자 했던 게 새마을운동이었다”며 “지금 농촌에 불고 있는 마을종합개발사업은 새마을운동에서 강조한 문화마인드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70년대 용궁면에서 새마을운동을 담당했다.

◆국민 20%가 농촌에 살 수 있도록 = 정부는 지난 2004년 각 부처에 흩어져 비효율적으로 진행되던 농촌정책을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대책’과 ‘농어촌 복합생활공간조성 방안’으로 종합해 ‘살고 싶은 농어촌만들기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농촌을 국민의 20% 이상이 거주하는 삶과 휴양 및 산업이 조화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회도 2004년 3월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특별법’을 통과시켜 정부 계획을 추인했다.
농림부는 이 계획에 따라 2004년부터 오는 2013년까지 7조원을 투입해 전국 1000개 권역의 농촌을 종합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주민들이 세운 예비계획서는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정부에 접수돼 심사를 거쳐 대상지로 선정되는데, 올해까지 527개 행정리를 포괄하는 96개 권역이 선정됐다.
전북 고창에서 청보리축제를 운영하고 있는 진영호(61) 학원농장 대표는 “전국 1000개 권역을 대상으로 하니까 우리 마을도 포함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각 마을이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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