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상장사’ 놓고 중·소형사 각축

기업공개 준비하는 생명보험사들

지역내일 2008-01-11
금호·동양생명 하반기 상장 추진
삼성·교보생명은 서두르지 않을 듯

오랜 논란 끝에 지난해 생명보험사 상장방안이 확정되면서 상장을 추진 중인 생명보험사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1호 상장사’를 둘러싼 물밑 경쟁이 치열한 양상이다. 대형사보다는 금호 동양 등 중·소형사의 각축이 예상된다. 우량한 생명보험사의 시장진입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과 국내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상장 걸림돌 완전히 제거 = 생보사 상장이 관심사로 떠오른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해 4월 금융감독위원회가 18년을 끌어 온 논란을 끝내고 생보사 상장방안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가 주식회사냐 아니면 상호회사인가에 대한 논란부터 상장차익의 배분을 둘러싼 갈등까지 금감위는 그동안의 어정쩡한 모습에서 벗어나 확실하게 생명보험사 손을 들어줬다. 객관적인 요건만 갖추면 누구든지 상장을 할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단 한 곳의 생보사도 상장에 성공하지 못했다.
상장요건이 갖춰져 있던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은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상장에 뜻을 가진 중·소형사들은 내부유보율(납입자본금 대비 잉여금 비율) 규정 등 요건충족이 안 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서 이마저도 바뀌었다. 지난해 연말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거래소측이 유가증권 시장 상장요건 개선(안)을 확정하고 올 1월1일부터 시행키로 했기 때문이다. 새로 마련된 개선안에서 내부유보율 조항이 폐지됐고, 건전성 검증이 질적 검증으로 바뀌는 등 한결 문턱이 낮아졌다. 또 상장예비심사기간도 3월 이내에서 2월 이내로 단축됐다. 그동안 생보사 상장을 어렵게 했던 모든 걸림돌이 사실상 완전히 제거된 것이다.

◆금호·동양생명 ‘1호 상장’ 경쟁 = 상장을 고민해 온 생보사들의 반응은 뜨겁다. 걸림돌이 제거된 마당에 기왕이면 ‘상장 1호사’라는 프리미엄까지 챙기고 싶은 마음에서다.
특히 대형생보사보다는 중·소형사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상장을 추진 중인 생보사는 금호생명과 동양생명이 꼽힌다. 두 곳 모두 올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뛰고 있다.
금호생명 관계자는 “3월 결산이 끝난 뒤 6월 주주총회에서 공식 거론되고 그 뒤부터 곧바로 상장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게 될 것 같다”면서 “올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생명은 2005년 1020억원의 증자를 진행했고, 지난해 9월에는 결산유보율을 42.3%까지 끌어올리는 등 상장을 위한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 또한 유보율 기준이 폐지됐다 하더라도 건전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3월 결산까지 유보율을 50%까지 높이며, 1000억원의 경상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1호사’를 위한 전력투구인 셈이다.
동양생명 역시 상장 준비가 한창이다. 동양생명 역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상장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12월에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성공하면서 한층 속도를 붙여가고 있다.
특히 동양생명은 동양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동양생명의 상장이 더욱 절실하다는 평가도 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3월 결산이 끝나고 5월쯤 결산이 나오면 거래소 가서 심사를 받는 등 구체적인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면서 “올 하반기 쯤에는 상장이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중소형사 가운데는 미래에셋생명과 동부생명 등도 상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생명은 두 번의 증자를 진행하면서 자본금이나 지급여력비율을 높였지만 아직까지 내부유보율이 낮아 건전성 평가 등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미지수다.

◆대형사는 ‘조심 또 조심’ = 생보사 상장을 둘러싼 논란의 한 복판에 서 있던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상장요건은 이미 오래전에 갖췄지만 서두르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비자금 논란과 특검 등 외부적인 환경이 최악인 상황에서 상장을 서둘러서 논란을 가중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더구나 삼성생명의 상장은 그룹 전체적인 지배구도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한층 더 조심스럽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올해 안에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역시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태도다. 당초에는 상장 1호사로 교보생명이 자주 거론됐지만 자본확충도 상당부분 이뤄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는 없다는 조심스러운 기류가 형성돼 있다.
변화하는 금융환경과 정책변화 등을 충분히 검토한 뒤 글로벌 수준으로 회사를 키워가는 데 상장이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가 상장추진의 중요한 고리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우리의 목표는 상장자체가 아니다. 상장은 회사가 발전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일 뿐”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대주주인 신창재 회장의 경영권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하는 것과 동시에 대우인터내셔널(24%)과 캠코(11%) 등이 갖고 있는 지분도 상당해 상장을 추진할 경우 지분관계 변동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대형 생보사들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중소형사 특히 금호생명과 동양생명의 상장 1호를 둘러싼 각축전이 흥미로울 전망이다.
다만 이들 두 회사 역시 하반기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내 증시상황이 막판 변수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시장상황이 나쁜 상태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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