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행훈 칼럼]사르코지와 이명박

지역내일 2008-01-11
사르코지와 이명박
장행훈 (언론인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취임한 지 6개월 만에 부인과 이혼하는가 하면 이혼한 지 두 달도 안 돼 젊은 새 연인과 팔짱을 끼고 외국 방문길에 올라 외교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별난’ 정치인이다. 그러나 그는 한국 보수 언론의 총아임에 틀림없다. 노동시간을 줄이려는 노조에 맞서 ‘돈을 더 벌기 위해서는 일을 더해야 한다’고 외치며 기업의 자유와 시장 법칙을 강조하고 대학 자치와 개혁을 주장하는 사르코지에게서 한국의 보수 진영은 이상적 지도자상을 발견한 느낌이다. 이들에게는 이명박 당선인이 한국의 사르코지가 돼 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것은 프랑스 사람들 눈에도 사르코지와 이명박 당선인이 닮은 점이 많은 정치 지도자로 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불(韓佛)포럼 참석차 서울에 온 프랑스 국제문제연구소 티에리 드 몽브리알 소장은 8일 아침 ‘사르코지 정부의 개혁 정책’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이명박 당선인이 사르코지 대통령과 유사점이 많다며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했다.

이명박 사르코지 닮은점 많아
드 몽브리알 소장은 이명박 당선인과 사르코지 대통령이 나이 차(사르코지 52세, 이명박 당선인 66세)를 제외하면 야심적이고 정력적이며 강력한 개혁의지를 갖고 있는 점에서 아주 닮았다고 보았다.
비교는 계속된다. 드몽브리알 소장에 의하면 사르코지는 프랑스 정계에서는 색다른 정치인이다. 그는 기존 정치 지도자들보다 나이가 젊을 뿐 아니라 프랑스를 좌우로 갈라놓은 이념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새 세대의 정치지도자다.
그는 보수 진보의 대결 뿐 아니라 모든 ‘기존 체제와의 단절’을 강조하는 새 세대의 지도자다. 따라서 그는 보수 정당을 대표하는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부에 사회당 거물급들을 영입했다. 국경 없는 의사회 창설자로 유명한 사회당의 쿠슈네를 외무장관에 임명한 것이 그 대표적 케이스다.
미테랑 대통령의 특보로 10여 년간 사회당 정권의 정책 참모로 활동한 자크 아탈리를 새 정부의 성장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했고 미테랑의 문화성 장관으로 명성을 떨친 자크 랑을 정부개혁위원회 위원에 영입하기도 했다.
오는 3월 지방의회 선거에도 사회당 출신을 가능한 한 많이 영입할 계획이라는 보도다. 이념의 장벽을 무시하는 사르코지의 거물 영입으로 사회당은 와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른바 ‘MB식 실용인사’ 발언에서 사르코지의 영향이 감지된다.
사르코지는 명문대 출신이 아니다. 프랑스 역대 정부는 좌우를 가릴 것 없이 명문대 출신들이 대통령을 ‘포위’했다. 그러나 사르코지는 다르다. 사르코지는 관료 출신도 아니다. 그는 젊어서 정치에 입문했다. 따라서 그에게는 관료주의 습성이 배어 있지 않다. 파격적인 정책 발상이 튀어나오는 것도 이런 출신 배경 때문인지 모른다. 그는 기업인들과 가깝다. 무엇보다도 그는 ‘언론’과 가깝다. 그가 매일 같이 신문 방송의 각광을 받으며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해준 것이 언론이다.
사르코지와 이명박 당선인이 서로 닮은 점들이다. 그래서 사르코지와 이명박은 앞으로 국정에서도 유사한 점이 많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우선 친 기업 정서에 있어서 두 사람은 비슷하다. 프랑스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권한을 분담하고 있는 2원 집정제 권력체제를 갖고 있다. 그래서 대통령과 총리의 소속 정당이 다른 이른바 동거정권이 존재했다.
사르코지는 이제 총리 권한까지 모든 권력을 대통령의 손에 집중시키기 위해 헌법 개정을 예고하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은 헌법 개정이 없이도 총리 권한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대통령 권한 강화는 별로 문제될 게 없어 보인다. 친미 노선에 있어서도 두 사람은 방향이 같다.
드 몽브리알 소장은 그러나 “사르코지의 친미정책은 어디까지나 프랑스의 국익을 고려한 제스처이지 사르코지가 국익이 걸린 대결에서 부시에게 결코 무릎은 꿇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부시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평가될 인물”이라며 이명박 당선인에게 결코 국익을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성과는 가까운 시일내 어려워드 몽브리알 소장은 끝으로 사르코지가 지금 많은 개혁정책들을 공표하고 있지만 프랑스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사법개혁이나 대학 개혁은 가까운 시일 내에 어떤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성과는 5년 임기가 끝날 때쯤에야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며 ‘사고가 없는 한’ 재선이 분명한 만큼 사르코지의 두 번 째 임기가 끝나는 10년 뒤쯤에나 ‘개혁’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신문에 보도된 것은 그의 계획일 뿐이지 성과는 아니라는 것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