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신지도/프롤로그편/ 재벌그룹 새 날개를 달다

신경영 모토아래 사업 재무구조개선...체질 변화로 재도약

지역내일 2000-10-06 (수정 2000-10-07 오전 9:22:33)
재계가 변화의 급류를 역이용하고 있다. 한국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재벌구조는 이제 도리어
발전을 방해하고 있다는 국민의 질타를 오히려 교훈으로 삼고 재도약의 불을 당기고 있다. 정부의 재
벌개혁대상, 선진국(일본)과 후진국 (중국)사이의 넛크래커(Nutcracker 쉽게 깨지는 호두)같은 존재라
는 오명을 극복해서 '제2 한강의 기적'을 주도하려는 신구상을 모색하고 있다. 재계는 지금 재무 기
술 경영전략 생산 두뇌 노동에서 전혀 새로운 신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재계에 새로운 전
략지도가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새롭게 재편성되는 재벌그룹별로 이를위해 새로 영입된 최고경영
자(CEO)의 면면을 소개하고 '제3시대'를 대표하는 새로운 계열화흐름, 대기업생존전략의 현장을 찾아
실상을 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편집자주>




재벌그룹이 다시 뛴다. 새로운 각오와 도전정신으로 재창업을 다짐하면서 내실위주의 경쟁력 배양
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동안 차입경영으로 이룩한 초고속성장의 환상을 탈피하지 못할 경우 위기
에 직면한다는 절박한 현실상황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스타일을 바꾸고 지배구조의 틀도 전면 개선하고 있다. 구시대의 확장경영을 씻어내고 '신경
영'이라는 모토 아래 기업구조와 재무구조 개선 작업, 품질혁신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과감한 변신
의 시도가 그것이다. 디지털경제시대에 변신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냉혹한 경제산업구조에 적응하려
는 몸부림이다. 자의든 타의든 소지분의 총수가 '황제자리'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을 앉히거나 경
쟁력이 없는 계열사를 정리해 가지치기에 나서는가 하면 자존심이며 분신이나 다름없는 그룹사옥까
지 매각하려고 한다. 새로운 환경이 재벌을 인위적으로 변화의 물살에 몰아넣고 있다. 재벌그룹에 구
조의 재편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재계 산업지도가 그려지고있다.
전시대의 재벌은 사막 정글에서 북극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세계시장의 경쟁을 뚫고 경제대국을 일
구어 찢어지게 가난한 빈곤을 탈출하는데 절대 기여했다. 그러나 눈부신 경제발전의 공로에도 불구
하고 그 이면에는 선단식 경영과 재벌총수 일가의 경영전횡, 외환위기와 현재의 경제상황을 초래한
절대 책임자란 질타를 받고 있다. 국민의 돈으로 부를 거머쥔 재벌의 편법경영을 국민이 거부하고 있
다. 재벌은 피할수 없는 개혁대상이란 시대의 조류에 휘말리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정부가 경제위기
의 주된 요체를 재벌그룹과 부실기업으로 압축하면서, 재벌그룹이 나라를 망친 주역으로 매도당하
는 처지다. 은행의 돈을 마음껏 쓰라고 자금지원을 펑펑 쏟아부어주었던 정부가 '부채비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줄여라' '총수의 지분을 낮춰라'며 윽박지르고
수용못하면 퇴출도 감수하라는 최후통첩 의지를 강력 피력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재벌해체의 신호탄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사실상 자생력이 없는 재벌은 해
체에 앞서 타의든 자의든 재계무대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일까. 대우 한보 기아 고합 동아 해
태 한라 진로 한일 거평 신원 등 20여개의 그룹이 불과 2~3년 사이에 공중분해되거나 해체됐다. 기존
재벌그룹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대목이다. 경쟁력이 없는 재벌그룹의 미래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는 증거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정부의 재벌에 대한 인식이 곱지않다. 정부가 겉으로는 재벌정책에 대해 재벌해체
가 아닌 개혁이라고 부르짖고 있지만 내심으로는 '홀로서라'며 채찍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소그룹의 탄생을 은근히 희망한다. 정부는 또 수익성없는 기업을 모두 팔아 채무를 줄이라는 요
구다. 재벌들은 아깝지만 알짜배기 기업을 내다팔아 무려 400∼500%에서 최고 1000%에 달하는 살인적
인 부채비율을 200% 이내로 내릴 것을 강요하고 있다.
정부는 이것도 양이 차질 않아 재벌개혁의 핵심인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시장
도 재벌들이 누려온 폐쇄적 수직적 위계 구조와 총수 가족의 독단적 의사 결정을 비롯 과다한 차입
과 방만한 사업 확장 등 구시대적 잔재의 청산도 동시 요구하고 있다. 버티고 버텼던 재벌은 차입경
영을 주창해온 기업주들부터 시장논리에 의해 지배력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주영 현대그룹명
예회장이 자동차지분을 전격 처분함으로서 과잉 부당지분보유의 개선에 서곡을 울리고 있다.
또 재벌에 대해 정부와 시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요구하고 있다. 현대그룹이 유동성으로 위기에 몰
렸을 때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주는 대신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변화를 강력 요청했다. 전문경영인체
제 확립은 재벌개혁의 핵심이다. 5%안팎의 지분에 불과한 재벌가문이 무차별 차입으로 사업을 벌이
다 실패하면 손실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성공하면 떼돈을 거머쥐는 지금까지의 돈버는 방식을 허용해
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책임전문경영 체제가 아니면 개방화 국제화의 물결이 거세지는 기업환경을
헤쳐갈 재간이 없다. 물러설 자리가 없는게 현 재벌의 위상이다.
때문에 삼성(회장 이건희) 현대(회장 정몽헌) LG(회장 구본무) SK(회장 최태원) 등 재벌그룹은 서서히
갈라지거나 전문경영인 체제를 서두르고 있고 일반 나머지 30대그룹의 재벌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다.
삼성그룹은 일찍이 '신경영'이란 모델을 개발, 자동차 이외에 실패한 기업이 없어 사실상 재계에
서 독보적 위치를 굳혔다. 전자 건설 금융 연구 화학 등 분야를 사실상 전문 소그룹별로 구분, 전문
경영인 양성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현대는 타의적으로 이미 자동차가 분리,소그룹의 체제를 구축했
고 LG그룹(회장 구본무) 역시 전자 정유화학 건설 등 분야로 전문화를 꾀하고 있다. SK그룹의 변화도
숨이 찰 정도이다. 사실상 재벌3세 체제를 굳힌 최태원 회장은 얼마전 "재벌체제는 경쟁력을 상실해
앞으로 10~15년 안에 자연스럽게 소멸할 것"을 밝혀 그룹의 변화를 예고했다. SK그룹은 또 에너지분야
의 지주회사를 설립하는등 변화에 불길을 당기고 있다.
재벌그룹의 또 다른 변신은 '홀로서기' 전략이다. 계열사중 부실기업이 추락하면 그룹이 송두리째 부
도회오리에 휘말린다는 교훈을 뒤늦게 체험했다. 때문에 요즘엔 상호지급보증 등 무리수를 가급적
삼간다. 계열사가 어찌됐던 관여치 않는다. 일본식 '느슨한 게열 또는 네트워크'정도로 틀을 이어
갈 전망이다.삼성과 신세계그룹은 서로 제품을 사주고 파는 경영의 동정심 따위는 버린 지 오래다.
현대 계열사간의 관계는 더욱 냉혹하다. 며칠전 현대중공업이 계열사인 현대석유화학의 기업어음 350
억원을 인수해주면서 공장담보는 물론 각서까지 받았다. 심지어 이자도 은행금리보다 높은 연리 13%
에 책정했다. 중공업과 전자 증권업과는 현재 지급보증을 놓고 소송중이다. 이젠 남남이다.
LG와 SK 한진 롯데 한화 그룹도 총수가 계열사 사장단들에게 적자기업은 용납할 수 없다며 귀에 못이
박이도록 '스스로 해결하라'며 당부하고 있다.
재벌그룹의 초일류 제품 승부수도 변화중의 하나다. 삼성은 '일등주의'를 표방한 뒤 세계시장에서 시
장 점유율 1위인 제품을 12개나 확보했다. 반도체 D램 컴퓨터모니터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
(TFT-LCD) 브라운관 등이 그것이다. 현대는 자동차 반도체 선박, LG는 디지털 전자, SK는 정유 화학 정
보 이동전화서비스 등 분야에 '일등주의'를 선언하고 있다.
재계에 신풍이 일고 있는 것이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