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측과 박근혜 전 대표측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4·9 총선 공천 갈등이 이번주에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당은 21일 총선기획단 3차 회의를 열어 공천심사위원 인선을 논의하고 24일 최고위원회에 최종안을 보고한다. 양측은 공천심사위원 인선을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다.
◆이방호 공천심사위 진입 논란 =
총선기획단(이방호 단장)은 21일 공천심사위원 후보군을 보고한다. 일단 위원장에는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이 유력하다. 경선 당시 검증위원장을 지낸 안 전 서울지검장은 양측에서 ‘특별한 반대’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장점이다. 박 전 대표 측근의원은 “안 전 지검장이라면 특별히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권영세 전 최고위원 등도 살아있는 카드다.
공천심사위원 당내 몫 5명에는 강창희 인재영입위원장(친박)이 당연직으로 포함된다. 나머지 4명을 놓고는 중립인사로 할지, 아니면 친이-친박계로 공평하게 나눌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당선인측은 중립인사를 주장하고 있지만 박 전 대표측에서 “당내에 중립의원이 어딨냐”며 계파배분이 현실적 대안임을 강조한 대목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병국(친이) 서병수(친박)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방호 총선기획단장의 포함 여부가 변수다. 당 사무총장이자 총선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의 공천심사위 진입은 거의 확정적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측에선 “강성 친이인 이방호가 들어가면 그에 걸맞는 우리쪽 인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승민·김재원 의원 등이 거론된다. 강수에는 강수로 맞선다는 논리다.
당외 인사 5명을 놓고는 아직 특정인사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고 있다. 이 당선인측은 중립인사 인선을 거듭 주장하는데 비해 박 전 대표측은 “겉만 중립이고 내용적으로 이 당선인측에 치우친 인사는 곤란하다”면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월 순차발표-3월 일괄발표 이견 =
공천심사단이 결정되더라도 공천 절차를 둘러싼 마찰이 예상된다. 박 전 대표측은 수차례에 걸쳐 2월초 순차적 공천발표를 주장한 반면 이 당선인측은 3월초 일괄발표안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 측근인사는 “박 전 대표가 강조했듯 공천을 미룰 이유가 없다”며 공천심사위 구성→후보군 공개접수→여론조사→1차발표→심층면접조사→2차 발표→일부지역 경선→3차 발표순으로 가자는 주장이다. 반면 이 당선인측은 2월 국회에서 법개정과 국무위원 청문회 등 할 일이 많은만큼 공천은 3월초로 미루자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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