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언라이, 원자바오, 황희, 조지마셜
“총리는 앞으로 세계시장을 다니면서 자원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할 역할이 많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역할이 아니라 총리 자체적으로 독자적 역할을 갖고 국내외에서 많은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밝힌 총리 인선 방향과 기준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정치형 총리는 아닌 것 같다. 이 당선인은 정치적 고려에 따라 박 전 대표를 초대총리로 기용할 것을 결심했으나 박 전 대표의 완강한 고사에 따라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년기자회견 원고에는 글로벌 감각이라는 표현이 있었다는 것으로 미루어 정치총리보다는 외교 역량과 경제적 식견이 있는 인사가 중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면 이명박 정부 초대 총리는 과연 누구인가. 당선인 주변에서는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하고 있다. 거론되는 4~5명 중 한 명이 주말쯤 내정될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인물은 이경숙 인수위원장, 한승주 고대 총장서리, 손병두 서강대 총장 등이고 최근에는 한승수 유엔기후변화특사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청사진을 무난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과 여성이란 장점 때문에 주목받고 있고 한 총장 서리는 ‘자원외교형 총리’라는 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손병두 총장은 부인 신병 등을 이유로 고사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재계와 현직 대학총장 경력 등으로 여전히 후보군에 올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71세인 한승수 특사의 경우 이 당선인보다 다섯 살이나 많은 나이가 부담이다. 그러나 풍부한 국정경험(대통령 비서실장, 주미대사, 상공부 장관, 외교부장관, 재정경제원 장관, 유엔총회 의장)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강원도 춘천)과 학교(춘천고 연세대) 안배 차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평이다. 오랜 공직생활 과정에서 부동산이나 병역 납세 등 검증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것이 당선인 비서실 전언이다.
이 당선인이 총리의 독자적 역할을 강조했지만 역대 정권의 첫 총리는 대통령의 정치적 약점을 덜어줄 수 있는 인물이 기용됐음은 우리 현대사가 입증한다. 군사정부를 잇는다는 부담이 있었던 노태우 정부는 이현재 전 서울대 총장을 발탁해 문민 색채를 가미하려고 했다. 또 PK의 김영삼 정부는 전북 출신의 황인성 전 농림부 장관을 총리에 기용, 호남인을 달래려 했다. 개혁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고 보수층을 안심시키려는 듯 노무현 정부는 ‘행정의 달인’이라는 고 건 전 서울시장을 초대총리에 앉혔다.
효율과 실용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는 자신을 보완하는 초대 총리보다는 대통령과 총리가 투톱이 되어 역할을 하는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이웃 중국의 현대사에서 총리의 모델을 찾는다.
중국 역사에서 최고권력자보다 더 유명하고 더욱 존경받았던 삼국지의 제갈량과 제나라를 춘추전국 시대 첫 번째 패자로 키워냈던 관중에 이어 20세기 중국에는 저우언라이라는 위대한 별이 있었다. 현대 중국인들은 그를 “인민의 총리로 인민이 사랑하고, 인민의 총리로 인민을 사랑하고, 총리와 인민이 동고동락하며 인민과 총리의 마음이 이어졌다”고 기억하고 있다.
저우언라이는 혁명가였지만 혁명이 성공한 후에는 서민적인 행정가 외교인으로서 중국인의 사랑을 받았다.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을 의식해 속옷도 꿰매 입을 정도로 검소한 총리였다. 문혁 기간에는 모택동사상을 지지하는 극단주의자에게 제동을 거는 등 유일한 안정의 구심점이 되기도 했다. 중국인들은 그를 자랑스런 중국 지도자로 여기고 있으며 세계인들도 그를 훌륭한 정치인이자 훌륭한 인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 뿐인가. 후진타오 주석과 함께 러시아와 중동 등 자원부국과의 전방위 외교를 강화해온 중국세일즈 외교의 첨병 원자바오 총리는 이 당선인이 염두에 둔 총리의 전형이라 한다. 같은 점퍼와 운동화로 그는 근검절약의 상징이 되고 있다.
우리라고 저우언라이나 원자바오 같은 2인자를 배출하지 말란 법이 있는가. 물론 2인자는 누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크는 것이리라. 그러나 인사는 만사. 좋은 재목도 능력있는 목수를 만나야 선택되는 법.
인사는 만사. 우리는 성군 세종을 기억한다. 황 희는 세자 양령의 폐위를 반대해 태종의 미움을 사 유배됐으나 세종은 그를 다시 불러들여 18년 동안이나 영의정을 시켰고 그는 세종을 도와 국정을 이끌었다. 2차대전 전후 미국의 대표적 군인인 조지 마셜은 브래들리 아이젠하워 클라크 등을 발탁해 미국군을 세계 최강으로 육성했다. 준장 조지 마셜을 대장으로 승진시켜 참모총장을 시킨 사람은 다름 아닌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었다.
인사는 만사. 이명박 당선인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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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는 앞으로 세계시장을 다니면서 자원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할 역할이 많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역할이 아니라 총리 자체적으로 독자적 역할을 갖고 국내외에서 많은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밝힌 총리 인선 방향과 기준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정치형 총리는 아닌 것 같다. 이 당선인은 정치적 고려에 따라 박 전 대표를 초대총리로 기용할 것을 결심했으나 박 전 대표의 완강한 고사에 따라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년기자회견 원고에는 글로벌 감각이라는 표현이 있었다는 것으로 미루어 정치총리보다는 외교 역량과 경제적 식견이 있는 인사가 중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면 이명박 정부 초대 총리는 과연 누구인가. 당선인 주변에서는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하고 있다. 거론되는 4~5명 중 한 명이 주말쯤 내정될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인물은 이경숙 인수위원장, 한승주 고대 총장서리, 손병두 서강대 총장 등이고 최근에는 한승수 유엔기후변화특사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청사진을 무난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과 여성이란 장점 때문에 주목받고 있고 한 총장 서리는 ‘자원외교형 총리’라는 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손병두 총장은 부인 신병 등을 이유로 고사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재계와 현직 대학총장 경력 등으로 여전히 후보군에 올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71세인 한승수 특사의 경우 이 당선인보다 다섯 살이나 많은 나이가 부담이다. 그러나 풍부한 국정경험(대통령 비서실장, 주미대사, 상공부 장관, 외교부장관, 재정경제원 장관, 유엔총회 의장)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강원도 춘천)과 학교(춘천고 연세대) 안배 차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평이다. 오랜 공직생활 과정에서 부동산이나 병역 납세 등 검증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것이 당선인 비서실 전언이다.
이 당선인이 총리의 독자적 역할을 강조했지만 역대 정권의 첫 총리는 대통령의 정치적 약점을 덜어줄 수 있는 인물이 기용됐음은 우리 현대사가 입증한다. 군사정부를 잇는다는 부담이 있었던 노태우 정부는 이현재 전 서울대 총장을 발탁해 문민 색채를 가미하려고 했다. 또 PK의 김영삼 정부는 전북 출신의 황인성 전 농림부 장관을 총리에 기용, 호남인을 달래려 했다. 개혁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고 보수층을 안심시키려는 듯 노무현 정부는 ‘행정의 달인’이라는 고 건 전 서울시장을 초대총리에 앉혔다.
효율과 실용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는 자신을 보완하는 초대 총리보다는 대통령과 총리가 투톱이 되어 역할을 하는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이웃 중국의 현대사에서 총리의 모델을 찾는다.
중국 역사에서 최고권력자보다 더 유명하고 더욱 존경받았던 삼국지의 제갈량과 제나라를 춘추전국 시대 첫 번째 패자로 키워냈던 관중에 이어 20세기 중국에는 저우언라이라는 위대한 별이 있었다. 현대 중국인들은 그를 “인민의 총리로 인민이 사랑하고, 인민의 총리로 인민을 사랑하고, 총리와 인민이 동고동락하며 인민과 총리의 마음이 이어졌다”고 기억하고 있다.
저우언라이는 혁명가였지만 혁명이 성공한 후에는 서민적인 행정가 외교인으로서 중국인의 사랑을 받았다.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을 의식해 속옷도 꿰매 입을 정도로 검소한 총리였다. 문혁 기간에는 모택동사상을 지지하는 극단주의자에게 제동을 거는 등 유일한 안정의 구심점이 되기도 했다. 중국인들은 그를 자랑스런 중국 지도자로 여기고 있으며 세계인들도 그를 훌륭한 정치인이자 훌륭한 인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 뿐인가. 후진타오 주석과 함께 러시아와 중동 등 자원부국과의 전방위 외교를 강화해온 중국세일즈 외교의 첨병 원자바오 총리는 이 당선인이 염두에 둔 총리의 전형이라 한다. 같은 점퍼와 운동화로 그는 근검절약의 상징이 되고 있다.
우리라고 저우언라이나 원자바오 같은 2인자를 배출하지 말란 법이 있는가. 물론 2인자는 누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크는 것이리라. 그러나 인사는 만사. 좋은 재목도 능력있는 목수를 만나야 선택되는 법.
인사는 만사. 우리는 성군 세종을 기억한다. 황 희는 세자 양령의 폐위를 반대해 태종의 미움을 사 유배됐으나 세종은 그를 다시 불러들여 18년 동안이나 영의정을 시켰고 그는 세종을 도와 국정을 이끌었다. 2차대전 전후 미국의 대표적 군인인 조지 마셜은 브래들리 아이젠하워 클라크 등을 발탁해 미국군을 세계 최강으로 육성했다. 준장 조지 마셜을 대장으로 승진시켜 참모총장을 시킨 사람은 다름 아닌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었다.
인사는 만사. 이명박 당선인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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