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적신호 회복이 관건…사회당 젊은층 표 상실 우려
보수당 사회질서에 중점…동성결혼합법화 집권당에 유리
성장날개 꺾인 좌파정권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3월 9일로 총선이 다가오면서 현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와 우파 야당 라호이 후보의 정치사활을 건 생존 게임이 시작됐다. 사회당은 성장을, 보수 국민당은 사회질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이 사상 최저인 가운데 양측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실패하는자 누가되든 회복불능” = 3월 9일 총리 및 의회다수당 선출을 앞두고 스페인이 선거캠페인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특별하다. 집권 사회노동당(PSOE)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와 국민당(PP) 마리아노 라호이 양 후보의 정치적 사활이 걸렸기 때문.
2004년 3월 12일 마드리드 열차테러 사건 다음날 선거에서 맞부딪힌 경험이 있는 두 후보에게 3번째 접전이란 없다. 스페인 일간 ‘라반구아르디아’는 “이번 선거에서 어느 쪽이든 패배는 당 내에 위기를 불러올 것이며 현 지도자 중 누구도 회복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가 둘만의 센 배팅은 아니다. 현재 3위를 달리는 중도우파 성향의 카탈루냐민족주의정당 CiU(집중과단결당)의 호셉 안토니 두란 레이다 당수도 실패할 경우 대가가 크다. CiU는 그 사이 의회 다수석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우·좌파 정부의 대표적 연합정당이 돼 왔다. 이번 선거에서 충분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민족주의연합 내에 균열이 예상된다. CiU는 집중과 단결 두 당의 연립으로 만들어졌다.
◆여론조사 결과 ‘우파 야당에 유리’ = 각 대표 정당 지도자들의 가슴 죄는 불안과는 달리 여론은 이번 총선에 대해 시큰둥하기 그지없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의 정치적 사기는 사상 최저다. 다수 국민들은 이번 선거가 ‘이전 선거에 비해 덜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미있는 자료다. 2004년 선거당시 국민들의 높은 투표율이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양측 지지율 격차가 미미한 이번 경우 더욱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여러 여론조사는 모두 우파 야당에 유리한 것으로 나왔다. 라호이 후보 지지자들은 확고하다. 반면 사파테로 총리는 4년 전과 같은 극적인 상황이 필요하다. 2004년 3월 총선을 사흘 앞두고 마드리드에서 열차폭발테러가 발생해 이를 사전에 막지 못한 여당에 대한 불신감이 증대했다. 그 결과 예상을 뒤엎고 사파테로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회노동당이 승리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또다시 일어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사회당이 국민당의 승리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사회당은 겨우 2%포인트 차이로 가까스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선거이슈 ETA평화협상서 경제로 이동 = 이번 선거전에서는 정치 의제가 주요 이슈였던 2004년과 달리 경제현안이 쟁점이다. 사회당은 성장과 부를 강조하고 있다. 사회당은 지난 10여년간의 경제호황에 힘입어 국민의 지지를 받아왔다. 그런데 최근 스페인 성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경제지표 전반에 빨간 불이 켜졌다. 야당인 국민당도 경기호황이 꺾인 점을 들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국민당은 그간 주로 북부 바스크 분리독립 무장단체 ‘바스크조국과자유’(ETA)와의 평화협상 실패를 두고 정부를 비난해 왔다. 국민당의 또 좌파와 경쟁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사회질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회당에게 유리한 사안도 있다.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다. 사파테로 총리의 개방적인 정책은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마리아노 라호이 후보는 선거 승리 후 사회당의 법을 수정하라는 가톨릭교회의 압력을 온몸으로 저항하고 있다.
한쪽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지 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두 정당은 다수 득표를 하는 쪽이 새 정부를 구성한다는 원칙에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스페인은 양원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의회는 상원 208석, 하원 350석으로 구성된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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