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에 생명이 숨쉰다
2급수 수준으로 수질 개선돼… 철새도래지로 변모 안산시․주민 협력이 주춧돌… 조력발전소 관광자원화
지역내일
2008-01-24
(수정 2008-01-24 오후 6:11:36)
시화호가 살아났다. 숭어떼가 올라오고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가 찾아오는 생명의 시화호로 거듭났다. 시화호 주변 드넓은 간석지는 고리나와 맹꽁이 등 다양한 생명체가 서식하는 자연으로 복원됐다. 시화방조제 조성 이후 죽음의 호수로 불렸던 시화호는 옛말이다. 97년 27ppm까지 악화됐던 수질이 요즈음에는 평균 2.7ppm로 좋아졌다. 해수 수질을 적용하면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기준으로 2급수 수준까지 개선된 것이다.
◆천연기념물 큰 고니 등 관찰 = 수질개선과 함께 물고기가 풍부해지고 갯벌이 살아나면서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각종 철새들이 시화호를 찾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천연기념물인 큰 고니 100여 마리가 시화호 주변 대부동을 찾았고 노랑부리저어새 70여 마리가 반월공단 앞에 둥지를 틀었다. 최근에는 매에 속하는 흰꼬리수리 4마리도 발견됐다.
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2500~3400여 개체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노랑부리백로가 대부동 방아머리에 보이고 지난 1971년 4월 충청북도 음성에서 마지막 목격됐던 황새가 관찰되고 있다. 시화호 상류에 위치한 갈대습지에서는 반월천과 동화천, 삼화천에서 유입되는 민물로 인해 수면성 오리류와 백로, 쇠물닭, 논병아리 등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현재 100여종의 철새 15만 마리 정도가 시화호를 찾고 있고 매년 그 수가 늘고 있다.
북측․남측 간석지는 포유류 동물의 천국으로 변했다. 고라니가 남측 간석지에 300~400여 마리, 북측에는 100여 마리 정도 살고 있다. 반월시화공단에 고라니가 출몰하고 있기까지 하다. 고양이과에 속하는 삵, 너구리, 족제비, 산토끼들의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최종인 시화호환경지킴이는 “2001년부터 퉁퉁마디, 갯길경 등의 염생식물이 죽고 육상식물이 자라면서 포유류들이 자리 잡기 시작해 온전한 생태계를 형성했다”며 “시화호는 이제 90년대의 죽음의 호수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자연학습장”이라고 말했다.
◆입체적인 오염부하량 줄이기 = 심각하게 오염됐던 시화호가 저절로 살아났을 리는 없다. 10여년 넘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오염부하량을 줄이고 바닷물을 순환시킨 안산시와 주민, 관련 기관의 노력이 있었다.
첫 발은 안산시가 뗐다. 시는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하고 유입 하천을 정비하는 한편, 각종 오염물질의 원천적 차단을 위한 수질배출원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우선 하수도처리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1169억원을 들여 하수종말처리시설 2단계 확장공사를 97년부터 시작해 2005년에 끝냈다. 15만여톤의 시설용량이 늘어나자 처리되지 않고 시화호로 유입되던 생활하수가 자취를 감췄다. 동시에 505억원을 투입한 38만5000톤의 고도처리 시설이 완공되면서 방류수의 수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냥 흘러 들어가던 대부도 생활하수도 완전 정화되고 있다. 시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256억원을 들여 3000톤의 하수종말처리장을 건립하고 차집관거 11㎞를 설치해 하수처리 무방비 지역을 없앴다. 또 대부도 인근 풍도 불도 탄도 육도 등에는 간이오수처리설을 설치해 처리되지 않고 유입되던 생활하수를 차단했다.
아예 상류지역에서 들어오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반월천 동하천 삼화천의 물을 갈대습지로 보내 정화하고 있기까지 하다. 103만7500㎢(31만3800여평)에 달하는 갈대습지는 자연정화작용을 통해 오염물질을 걸러낼 뿐만 아니라 갯벌 생태계를 복원, 생물의 서식처 기능을 하고 있다. 인근 시화지구 쓰레기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침출수 유입을 막기 위해 2002년부터 2005까지 3단계에 걸쳐 시설 정비를 끝냈다.
또 시는 안산천 화정천 반월천 등 크고 작은 하천의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자연형 하천조성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반월천을 끝낸데 이어 2010년에 화정천을 완료하고 2011년까지 안산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할 예정이다. 공사가 끝나면 현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으로 2․3급수의 수질이 더 깨끗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시설 확충과 함께 폐수배출시설, 오수처리시설 및 축산폐수배출시설에 대한 관리를 한층 강화했다. 1100개의 오수처리시설과 172개의 폐수배출시설을 일상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시설개선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렸다. 그 결과, 2006년에 72건에 달했던 적발건수가 지난해에는 33건으로 줄었다. 특히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원예농가의 유기질
비료로 활용해 오염원 발생을 근원적으로 막았다. 그동안 참여하는 농가도 꾸준히 늘어 현재 1144호 농가가 일 년에 1만4455톤을 비료를 생산중이다.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민간수질감시단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한 해 동안 500여명의 수질감시단과 환경통신원이 환경오염 행위 1812건을 감시하고 주민들의 환경정화활동을 이끌어냈다. 감시단으로 인해 안산에서는 오․폐수 무단방류가 사라진지 오래다.
안산시 박강호 환경관리과장은 “자동측정망 등 수질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시화호와 하천의 오염도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비점오염원 관리 대책을 포함해 시화호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바닷물 순환 체제 정착 = 살아난 시화호가 관광자원화된 것은 또 다른 성과다. 시화호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튼 바닷물이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한 조력발전소로 이어졌다. 현재는 배수갑문을 통해 하루에 2번씩 바닷물이 들어왔다 빠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 교체되는 바닷물이 시화호 저수용량 3억3000만톤의 절반도 안되다 보니 시화호 상류쪽은 항상 갈색으로 변해 있다. 고여 있는 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나타나는 현상이다.
2000년 기대만큼의 수질개선이 어렵자 안산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시가 조력발전소 건설을 제안했다. 발전소가 건설되면 매일 1억6000톤의 바닷물이 교체되고 연간 5억5200만kWh의 전력을 생산하는 등 해양에너지를 이용한 관광자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와 수자원공사는 3500억원의 사업비 부담에도 조력발전소 건설을 전격 수용했다. 물론 시화호 수질이 외해와 비슷하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시와 공사가 조력발전소 주변 20만5000㎡(6만2000평)을 청정에너지를 이용한 복합공간으로 개발하려는 e-Science Park조성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e-Science Park는 조력, 바람, 해양이라는 자연자원에서 얻어지는 신재생에너지와 해양을 주제로 한 놀이교육단지로 150만명의 관광객 유치와 921억원의 생산유발효과, 3200여명의 신규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산시 최정환 기획경제국장은 “2009년 조력발전소가 완공되면 86만 배럴의 유류대체는 물론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죽음의 호수였던 시화호가 10여년 만에 지역발전을 이끄는 희망으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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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큰 고니 등 관찰 = 수질개선과 함께 물고기가 풍부해지고 갯벌이 살아나면서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각종 철새들이 시화호를 찾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천연기념물인 큰 고니 100여 마리가 시화호 주변 대부동을 찾았고 노랑부리저어새 70여 마리가 반월공단 앞에 둥지를 틀었다. 최근에는 매에 속하는 흰꼬리수리 4마리도 발견됐다.
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2500~3400여 개체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노랑부리백로가 대부동 방아머리에 보이고 지난 1971년 4월 충청북도 음성에서 마지막 목격됐던 황새가 관찰되고 있다. 시화호 상류에 위치한 갈대습지에서는 반월천과 동화천, 삼화천에서 유입되는 민물로 인해 수면성 오리류와 백로, 쇠물닭, 논병아리 등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현재 100여종의 철새 15만 마리 정도가 시화호를 찾고 있고 매년 그 수가 늘고 있다.
북측․남측 간석지는 포유류 동물의 천국으로 변했다. 고라니가 남측 간석지에 300~400여 마리, 북측에는 100여 마리 정도 살고 있다. 반월시화공단에 고라니가 출몰하고 있기까지 하다. 고양이과에 속하는 삵, 너구리, 족제비, 산토끼들의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최종인 시화호환경지킴이는 “2001년부터 퉁퉁마디, 갯길경 등의 염생식물이 죽고 육상식물이 자라면서 포유류들이 자리 잡기 시작해 온전한 생태계를 형성했다”며 “시화호는 이제 90년대의 죽음의 호수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자연학습장”이라고 말했다.
◆입체적인 오염부하량 줄이기 = 심각하게 오염됐던 시화호가 저절로 살아났을 리는 없다. 10여년 넘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오염부하량을 줄이고 바닷물을 순환시킨 안산시와 주민, 관련 기관의 노력이 있었다.
첫 발은 안산시가 뗐다. 시는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하고 유입 하천을 정비하는 한편, 각종 오염물질의 원천적 차단을 위한 수질배출원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우선 하수도처리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1169억원을 들여 하수종말처리시설 2단계 확장공사를 97년부터 시작해 2005년에 끝냈다. 15만여톤의 시설용량이 늘어나자 처리되지 않고 시화호로 유입되던 생활하수가 자취를 감췄다. 동시에 505억원을 투입한 38만5000톤의 고도처리 시설이 완공되면서 방류수의 수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냥 흘러 들어가던 대부도 생활하수도 완전 정화되고 있다. 시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256억원을 들여 3000톤의 하수종말처리장을 건립하고 차집관거 11㎞를 설치해 하수처리 무방비 지역을 없앴다. 또 대부도 인근 풍도 불도 탄도 육도 등에는 간이오수처리설을 설치해 처리되지 않고 유입되던 생활하수를 차단했다.
아예 상류지역에서 들어오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반월천 동하천 삼화천의 물을 갈대습지로 보내 정화하고 있기까지 하다. 103만7500㎢(31만3800여평)에 달하는 갈대습지는 자연정화작용을 통해 오염물질을 걸러낼 뿐만 아니라 갯벌 생태계를 복원, 생물의 서식처 기능을 하고 있다. 인근 시화지구 쓰레기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침출수 유입을 막기 위해 2002년부터 2005까지 3단계에 걸쳐 시설 정비를 끝냈다.
또 시는 안산천 화정천 반월천 등 크고 작은 하천의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자연형 하천조성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반월천을 끝낸데 이어 2010년에 화정천을 완료하고 2011년까지 안산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할 예정이다. 공사가 끝나면 현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으로 2․3급수의 수질이 더 깨끗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시설 확충과 함께 폐수배출시설, 오수처리시설 및 축산폐수배출시설에 대한 관리를 한층 강화했다. 1100개의 오수처리시설과 172개의 폐수배출시설을 일상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시설개선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렸다. 그 결과, 2006년에 72건에 달했던 적발건수가 지난해에는 33건으로 줄었다. 특히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원예농가의 유기질
비료로 활용해 오염원 발생을 근원적으로 막았다. 그동안 참여하는 농가도 꾸준히 늘어 현재 1144호 농가가 일 년에 1만4455톤을 비료를 생산중이다.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민간수질감시단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한 해 동안 500여명의 수질감시단과 환경통신원이 환경오염 행위 1812건을 감시하고 주민들의 환경정화활동을 이끌어냈다. 감시단으로 인해 안산에서는 오․폐수 무단방류가 사라진지 오래다.
안산시 박강호 환경관리과장은 “자동측정망 등 수질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시화호와 하천의 오염도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비점오염원 관리 대책을 포함해 시화호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바닷물 순환 체제 정착 = 살아난 시화호가 관광자원화된 것은 또 다른 성과다. 시화호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튼 바닷물이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한 조력발전소로 이어졌다. 현재는 배수갑문을 통해 하루에 2번씩 바닷물이 들어왔다 빠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 교체되는 바닷물이 시화호 저수용량 3억3000만톤의 절반도 안되다 보니 시화호 상류쪽은 항상 갈색으로 변해 있다. 고여 있는 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나타나는 현상이다.
2000년 기대만큼의 수질개선이 어렵자 안산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시가 조력발전소 건설을 제안했다. 발전소가 건설되면 매일 1억6000톤의 바닷물이 교체되고 연간 5억5200만kWh의 전력을 생산하는 등 해양에너지를 이용한 관광자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와 수자원공사는 3500억원의 사업비 부담에도 조력발전소 건설을 전격 수용했다. 물론 시화호 수질이 외해와 비슷하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시와 공사가 조력발전소 주변 20만5000㎡(6만2000평)을 청정에너지를 이용한 복합공간으로 개발하려는 e-Science Park조성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e-Science Park는 조력, 바람, 해양이라는 자연자원에서 얻어지는 신재생에너지와 해양을 주제로 한 놀이교육단지로 150만명의 관광객 유치와 921억원의 생산유발효과, 3200여명의 신규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산시 최정환 기획경제국장은 “2009년 조력발전소가 완공되면 86만 배럴의 유류대체는 물론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죽음의 호수였던 시화호가 10여년 만에 지역발전을 이끄는 희망으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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