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 나서 세계 원전시장 선점

지역내일 2008-01-27
프랑스, 대통령 나서 세계 원전시장 선점

2030년까지 세계 가동원전 수 870여개 · 2배 증가

아랍·중동 등 방문국마다 국영 ‘아레바’ 원전세일즈




지어라. 돌려라. 원전의 시대가 재도래했느니. 2030년이면 세계 원전 수가 지금의 2배가 될 전망이다. 핑크빛 낙관으로 물든 세계 원전시장. 프랑스 원전기업 ‘아레바’는 사르코지 대통령을 등에 업고 이미 시장 정복에 나섰다.

◆산유국 사우디에도 프랑스 원전 건설 = 모든 것은 거창한 전망으로 시작됐다. 2030년 전 세계 가동 원전 수가 현재 435개에서 두배로 늘어난다는 것. 중국 인도 미국 러시아 브라질 베트남 남아공 터키가 한창 원자력에너지 경주중인 점을 고려한다면 터무니없는 얘긴 아니다.

두려움과 공포로 세계를 들썩이던 핵은 이제 거대한 비즈니스 상품으로 변모했다. 세계 1위 원자력그룹인 프랑스 ‘아레바’는 향후 체결될 국제 원전건설 계약의 3분의1을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출정했다.

그룹은 여러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먼저 40년이란 세월동안 시장을 선점해 왔으며 그간의 노하우로 신세대 원자로를 준비 중이다. 또 거대한 원전 전투에서 사르코지라는 막강한 ‘외판원’을 확보했다. 안 로베르종 아레바 사장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해외 순방마다 동참하고 있다. 사르코지는 원자력에너지 전쟁에 필요한 이념적 탄약을 아낌없이 제공하고 있다. 범아랍일간 ‘알하야트’에 따르면 사르코지는 “무슬림 세계도 에너지 확보를 위한 민간핵 추구에 있어 다른 세계와 비교해 결코 분별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아랍세계의 자존심을 세워주면서 동시에 건드리는 말이다. ‘우리 핵을 사면 당신네들도 존경받는 국가 대열로 올라서게 될 것’이란 상업적 메시지이기도 하다.

사르코지의 핵 세일즈 결과 모로코 이집트 알제리 리비아 등 모든 마그레브 국가들에 아레바의 원전이 들어서게 됐다. 걸프만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UAE) 수도 아부다비에도 프랑스 원전이 건설된다.

아레바는 이미 중국 경쟁입찰에서 2개의 제 3세대 원전건설을 따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첫 방중 직후 성사된 이 계약 규모는 80억 유로에 달한다. 핀란드에서도 3세대 원전을 건설 중이며 프랑스 프라망빌에서도 원전건설이 한창이다.

미국과의 계약체결도 예상된다. 지난 30년동안 단하나의 원전도 새로 건설하지 않은 미국은 타 국가들과의 거리를 좁히려 애쓰고 있다. 리투아니아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유럽연합에 새로이 가입한 국가들 역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레바의 원전을 원한다.

◆아랍권, 목전이익에 눈먼 프랑스 ‘핵선교’ 비난 = 그러나 여러 전문가들과 아랍 언론의 우려와 비난도 만만찮다. 민간 기술과 핵폭탄 차이는 10원짜리 한장 차이라는 것. 이들은 프랑스의 핵 ‘선교’는 목전 이익에만 눈이 먼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한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국가에 원전을 건설한다는 것은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통제를 정권의 선의에만 맡겨둔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이란의 사례에서처럼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이탈리아 일간 ‘라스탐파’는 “지금 사르코지가 엄청난 원전건설 계약금을 사람들의 코앞에 흔들어 대고 있지만 언제 어떤일 이 발생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중동에 핵을 공급한다는 것은 그것이 민간목적이라 할지라도 위험소지가 충분하다는 것.

알제리 일간 ‘르코티디앙도랑’도 지중해이남 지역의 핵확산에 대해 우려했다. 신문은 “아랍권 원전건설은 사르코지의 말처럼 분별력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안보적으로 불안한 지역에 민간핵시설 건설을 제안하는 건 분별 있는 행동이냐” 되물었다. 알제리 언론은 또 “핵시설은 세일즈맨이 계속해서 현관문을 두드린다고 해서 서둘러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최소 1세기 이상 석유·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지역 국가에 대체 왜 원전을 건설하라는 건지 모르겠단 이들도 있다. 이와 관련해 개도국들이 생산하는 석유와 가스를 필요로 하는 선진국들의 ‘굿도 보고 엿도 먹으려’는 계략이란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다. 원전건설로 돈은 돈대로 벌고 중동아랍 에너지 생산국을 안심시켜 최대한 많은 화석연료를 한꺼번에 채굴케 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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