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과욕에 성과까지 망칠라

대통령직 인수위, 1개월 성과와 한계

지역내일 2008-01-28
노홀리데이 성실함 ‘박수’ … 밀어붙이기에 설득의 정치는 ‘흔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 한달을 맞은 가운데 ‘과욕을 부려 성과까지 망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을 통해 10년만에 정권 교체를 이루면서 노무현 정부와 무언가 확연하게 다른 점을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차기 정부가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차분하게 풀어가야 한다. 하지만 인수위가 마치 이명박 정부 그 자체인 듯 과속운영과 밀어붙이기식 운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직인수에관한 법률에 따르면 인수위의 역할은 △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현황의 파악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설정하기 위한 준비 △대통령의 취임행사 등 관련업무의 준비 △그 밖에 대통령직의 인수에 필요한 사항 등이다.

◆열심히 일하는 인수위의 두 얼굴 = 인수위는 두가지 점에서 국민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줬다. 먼저 ‘일하는 정부’의 모습이다. 지난 5년간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권에 대해 ‘무능한 좌파 정권’이라고 비판해왔다. 이를 의식한 듯 인수위 이경숙 위원장과 간사들부터 새벽에 출근해 밤 늦게까지 업무를 진행했다. 실무선까지 휴일을 반납하고 ‘노 홀리데이’ 강행군을 했다. ‘삼청동의 별보기 운동’이란 말이 나왔다.
공무원 조직 길들이기에도 나섰다. 정부 부처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인수위는 공무원 조직의 나태한 자세를 꾸짖었다. 공무원이 ‘국민의 공복’임을 강조했다. ‘생각을 바꾸라’고 주문했다. 이명박 당선인까지 나서면서 문제의 전봇대를 뽑아버렸다.
국민들은 “속이 시원하다”며 환호했다. 지난 9일 모 포털사이트의 조사 결과 인수위 활동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 답변이 65.7%로 나왔다.
하지만 이런 높은 기대감에 인수위 활동에 속도가 붙으면서 과속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각 부처와 정부산하기관 업무 보고 과정에서 ‘점령군’이라는 소리가 나왔다. 부처 업무 보고에 대해 ‘이명박 당선인의 공약을 어떻게 실현할지를 제시하라’는 주문은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공무원들이 알아서 정책을 뜯어고치라는 것이냐는 불만으로 이어졌다. 신용불량자 대책과 부동산 세제 관련 정책이 ‘시장경제 흐름에 어긋난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한나라당과의 협의 부족 논란에 휘말리자 인수위가 성급히 수정안을 내놓기도 했다. 일은 열심히 하지만 그에 반대되는 여론이나 과정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만의 여론조사? = 인수위는 비판과 여론을 겸허히 수용하는 것에도 서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조직개편안 중 통일부 통폐합 방안, 국가인권위원회의 대통령 소속으로의 개편안, 한반도대운하 추진 등에 대해 전문가들과 국제사회까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문제는 이에 대해 인수위가 “충분히 내부에서 검토한 사안”이라며 “원안에서 수정할게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인수위 한 주요관계자는 “내부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시뮬레이션까지 여러차례 실행해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책을 추진하기 앞서 내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는 참고 자료일 뿐 반대 의견까지 검토해보는 여론수렴 과정이 아니다.

◆민주적 설득의 미덕 필요한 때 = 인수위가 이렇게 규정된 역할까지 벗어난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조바심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이명박 당선인과 한나라당은 오는 4월 총선에서의 ‘과반의석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차기 정부에 대한 기대가 높은 시기에 인수위를 통해 획기적 정책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당선인-한나라당에 이어 인수위에까지 강하게 영향력을 미치는 셈이다.
하지만 국정운영의 밑그림을 그리고 정책을 만들고 나아가 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는데에는 그에 필요한 절차와 설득의 노력이 필요하다. 인수위가 한나라당 일부에서조차 ‘성급하다’는 비판을 받는 것은 각자 역할을 맡고 접근해야 할 과정을 무시하고 과속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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