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에 좋고 축산도 사는 농법”
자연순환농업은 선택 아닌 필수 … 흙살리기운동으로 전개해야
“가축사료용 작물을 잘 재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찾다보니 축산분뇨를 퇴비와 액비(액체비료)로 만들어 사용하게 됐어요.”
전북 김제에서 사료용보리(청보리) 등 4계절 조사료를 생산하고 있는 임형관(41) 에버그린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자연순환농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다. 축산분뇨를 퇴·액비로 자원화해 토양에 환원하면 토양이 건강해져 작물을 재배하는 경종농가에도 좋고 분뇨처리에 골치를 앓고 있는 축산농가도 살 수 있는 ‘상생의 농법’이기 때문이다.
◆조사료 잘 키우려 액비 사용 = 임형관 대표가 가축분뇨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비싼 비료값 때문이었다.
지난 2002년부터 전북 김제시 일원에서 사료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에버그린은 농경지 979ha에서 사료용 보리·호밀·귀리·옥수수 등을 4계절 수확하고 있다. 임 대표는 “사료용 보리나 옥수수는 일반 보리·옥수수보다 표준 비료사용량이 더 많다”며 “갈수록 늘어나는 비료값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축산분뇨를 거름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축산농가에서 저장해 둔 액비를 직접 가져다 논·밭에 뿌리는 일을 아예 맡아서 하게 되자 ‘분뇨수거비용’과 ‘액비살포비용’을 지원받는 수익도 생겼다. 화학비료를 사용할 때보다 생산량도 더 많아졌다.
임 대표는 지역의 경종농가와 축산농가로 구성된 ‘녹색지대’라는 영농조합법인 연합체를 통해 자연순환농업을 확산하고 있다. 지역특산품인 ‘광활감자’를 재배하는 창신영농조합법인(대표 조현우)는 올부터 200ha 재배지에 액비를 사용하기로 했다. 녹색지대 12개 영농조합법인이 경작하는 토지는 모두 1600ha에 이른다.
임 대표는 “액비를 사용할지 여부는 농업인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자발적으로 선택한 사람은 자기 토양과 작물에 맞는 시비처방을 받아 스스로 관리를 하니까 좋은 효과를 얻는다”고 강조했다.
에버그린은 현재 하루 100톤 생산하는 액비로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오는 6월까지 퇴·액비 생산을 위한 공동자원화시설을 새롭게 준공할 예정이다.
◆시에서 앞장서 = 군산지역도 액비사용 농가가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익산·군산축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2006년 82ha, 2007년 149ha이던 액비살포 경작지는 올해 수요조사를 통해 450ha로 파악됐다.
축산분뇨를 활용한 액비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데는 자치단체의 노력이 큰 힘이 됐다. 지난해 11월 16일 문동신 군산시장은 유광열 익산·군산축산업협동조합장 박영근 군산양돈협회장과 ‘자연순환농업추진 공동협약서’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군산시는 퇴·액비 이용촉진 및 가축분뇨의 원활한 처리를 위한 관리와 시설을 지원하고 익산·군산축협은 양질의 퇴·액비를 공급해 우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게 돕는다. 가축분뇨를 고품질 액비로 만들고 살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군산양돈협회가 부담한다.
이주영(39) 축산시 환경담당은 “시는 정부계획보다 2년 앞당겨 오는 2010년까지 축산분뇨를 육상에서 100% 처리하는 자원화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산은 축산분뇨를 자원화하는 과정에서 민원도 겪지 않고 있다. 벼와 사료용 보리 등을 경작하는 석병오(55. 군산시 회현면)씨는 “현재 액비저장고가 큰길가에 있는데도 지역에선 민원이 없다”며 “시에서 미생물을 구해서 축산농가에 나눠줘 냄새를 제거하고 경종농가나 시민들을 잘 설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석씨는 “액비를 사용하면 초기에 작물 생산량이 조금 줄어드는 조정기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지나면 생산량도 늘어나고 품질도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유광열 익산·군산축협조합장은 “지역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자연순환농업에 대한 공감대가 아직 모자란다”며 “경종농가에 좋다, 축산농가에 도움이 된다는 차원을 넘어 건강한 흙을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자연순환농업을 대대적인 흙살리기운동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산·김제 =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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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순환농업은 선택 아닌 필수 … 흙살리기운동으로 전개해야
“가축사료용 작물을 잘 재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찾다보니 축산분뇨를 퇴비와 액비(액체비료)로 만들어 사용하게 됐어요.”
전북 김제에서 사료용보리(청보리) 등 4계절 조사료를 생산하고 있는 임형관(41) 에버그린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자연순환농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다. 축산분뇨를 퇴·액비로 자원화해 토양에 환원하면 토양이 건강해져 작물을 재배하는 경종농가에도 좋고 분뇨처리에 골치를 앓고 있는 축산농가도 살 수 있는 ‘상생의 농법’이기 때문이다.
◆조사료 잘 키우려 액비 사용 = 임형관 대표가 가축분뇨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비싼 비료값 때문이었다.
지난 2002년부터 전북 김제시 일원에서 사료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에버그린은 농경지 979ha에서 사료용 보리·호밀·귀리·옥수수 등을 4계절 수확하고 있다. 임 대표는 “사료용 보리나 옥수수는 일반 보리·옥수수보다 표준 비료사용량이 더 많다”며 “갈수록 늘어나는 비료값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축산분뇨를 거름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축산농가에서 저장해 둔 액비를 직접 가져다 논·밭에 뿌리는 일을 아예 맡아서 하게 되자 ‘분뇨수거비용’과 ‘액비살포비용’을 지원받는 수익도 생겼다. 화학비료를 사용할 때보다 생산량도 더 많아졌다.
임 대표는 지역의 경종농가와 축산농가로 구성된 ‘녹색지대’라는 영농조합법인 연합체를 통해 자연순환농업을 확산하고 있다. 지역특산품인 ‘광활감자’를 재배하는 창신영농조합법인(대표 조현우)는 올부터 200ha 재배지에 액비를 사용하기로 했다. 녹색지대 12개 영농조합법인이 경작하는 토지는 모두 1600ha에 이른다.
임 대표는 “액비를 사용할지 여부는 농업인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자발적으로 선택한 사람은 자기 토양과 작물에 맞는 시비처방을 받아 스스로 관리를 하니까 좋은 효과를 얻는다”고 강조했다.
에버그린은 현재 하루 100톤 생산하는 액비로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오는 6월까지 퇴·액비 생산을 위한 공동자원화시설을 새롭게 준공할 예정이다.
◆시에서 앞장서 = 군산지역도 액비사용 농가가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익산·군산축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2006년 82ha, 2007년 149ha이던 액비살포 경작지는 올해 수요조사를 통해 450ha로 파악됐다.
축산분뇨를 활용한 액비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데는 자치단체의 노력이 큰 힘이 됐다. 지난해 11월 16일 문동신 군산시장은 유광열 익산·군산축산업협동조합장 박영근 군산양돈협회장과 ‘자연순환농업추진 공동협약서’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군산시는 퇴·액비 이용촉진 및 가축분뇨의 원활한 처리를 위한 관리와 시설을 지원하고 익산·군산축협은 양질의 퇴·액비를 공급해 우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게 돕는다. 가축분뇨를 고품질 액비로 만들고 살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군산양돈협회가 부담한다.
이주영(39) 축산시 환경담당은 “시는 정부계획보다 2년 앞당겨 오는 2010년까지 축산분뇨를 육상에서 100% 처리하는 자원화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산은 축산분뇨를 자원화하는 과정에서 민원도 겪지 않고 있다. 벼와 사료용 보리 등을 경작하는 석병오(55. 군산시 회현면)씨는 “현재 액비저장고가 큰길가에 있는데도 지역에선 민원이 없다”며 “시에서 미생물을 구해서 축산농가에 나눠줘 냄새를 제거하고 경종농가나 시민들을 잘 설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석씨는 “액비를 사용하면 초기에 작물 생산량이 조금 줄어드는 조정기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지나면 생산량도 늘어나고 품질도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유광열 익산·군산축협조합장은 “지역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자연순환농업에 대한 공감대가 아직 모자란다”며 “경종농가에 좋다, 축산농가에 도움이 된다는 차원을 넘어 건강한 흙을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자연순환농업을 대대적인 흙살리기운동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산·김제 =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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