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국무총리 지명자가 원자바오 중국 총리를 모델로 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원 총리의 면모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연 원자바오 총리는 한 총리 지명자나 이명박 당선자가 여기듯 ‘자원외교형’ 총리라고 할 수 있나.
◆‘자원외교’와 거리 둔 일정 = 중국은 현재 경제발전을 지속시켜 줄 자원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도 예외는 아니라고 짐작할 수 있다. 중국정부 공식사이트(www.gov.cn)에 거의 빠짐없이 게재돼 있는 원자바오 총리의 대외활동 보도내용을 통해 중국 자원외교를 위한 그의 활약이 어떠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지난 한 해(2007년1월~2008년1월) 동안 원자바오 총리는 모두 4차례 출국했다. 07년 1월 제10차 아세안+한중일회의 참석을 위해 필리핀을 방문했고 4월에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방문했다. 11월에는 상하이협력기구 총리회의 참석과 중앙-서남아시아 4개국 순방을 위해 출국하여 러시아 등을 방문했고 같은 달 제11차 아세안+한중일회의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대체로 자원외교와는 거리가 있다. 굳이 연결 짓는다면 11월 상하이협력기구 회의 참석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는 것과 이에 앞서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 같은 중앙아시아를 국가당 약 1~2일 일정으로 방문했다는 정도다.
국내에서의 일정도 자원외교와는 거리가 있다. 원 총리는 1년간 산유국인 모잠비크, 이라크, 요르단의 전 대통령, 대통령, 국왕을 각각 접견했지만 관례적인 방문 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최고치에 달하고 중국의 수입석유의존율이 사상 처음으로 50%에 육박했던 지난 한 해 동안에도 원 총리가 자원외교에 골몰했던 것은 아닌 셈이다.
◆민생 챙기기 총력 = 자원외교의 현장 대신 원자바오 총리가 찾았던 곳은 민생의 현장이다. 원 총리는 한 달 평균 1.3회 농촌과 공사장, 재해현장을 찾았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이나 새해 첫 날, 춘절과 같은 명절날에는 어김없이 지방으로 내려갔고 지진이나 수해 현장도 몸소 찾았다.
최근 중국 내륙에 폭설이 쏟아지자 29일에는 직접 후난성을 찾아 제설현장을 둘러봤다. 창사공항 폐쇄로 인해 원 총리는 후베이 톈허공항에 내려 기차로 갈아탄 후 29일 새벽에야 창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샨시성 농촌마을에 들렀다. 원 총리는 농민들에게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생각하는 게 물가상승, 주택문제, 교육난, 의료난이다”며 “모두가 노력하면 이런 문제들은 점차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중국광보(라디오)가 이날 전했다.
원 총리가 2006년3월 정치협상회의 참석자들에게 읊었다는 다음과 같은 시구는 민생행보에 대한 그의 철학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집이 새는 것을 아는 사람은 집 아래 있고, 실정(失政)임을 아는 사람은 초야에 있다.” 한나라 왕충이 <논형>에서 언급한 이 시구는 정치가 잘 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백성들이며 최선의 정치를 위해서는 그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총리는 국정전반 총괄 = 원 총리의 이 같은 이미지를 사회주의 관영언론의 지도자 띄우기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한결 같은 민생행보는 그의 표현이나 행동이 작위적인 것만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경제’나 ‘자원외교’의 틀 안에 가두기에는 원자바오 총리가 보여주는 국정운영의 폭이 너무 넓음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취임 후 5년 가운데 그가 자원외교 현장에서 뛰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지도부 전체가 중동과 아프리카, 중앙아시아와 남미를 다니며 자원확보에 열을 올린 것을 원 총리의 몫으로 돌리기엔 여러모로 무리가 따른다.
그 같은 행보는 국가지도자급인 9명의 중공 정치국 상무위원이 함께 해 왔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장도 매년 새해 첫 해외순방지로 치열한 자원외교의 현장인 아프리카를 택하는 관례를 유지해 오고 있다.
중국의 총리가 국정전반을 아우르는 활동영역과 철학을 보여주는 가운데 ‘경제’와 ‘통상’, ‘자원외교’를 중심에 둔 우리나라의 차기 총리는 어떤 면모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연제호 리포터 news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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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원자바오 총리는 한 총리 지명자나 이명박 당선자가 여기듯 ‘자원외교형’ 총리라고 할 수 있나.
◆‘자원외교’와 거리 둔 일정 = 중국은 현재 경제발전을 지속시켜 줄 자원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도 예외는 아니라고 짐작할 수 있다. 중국정부 공식사이트(www.gov.cn)에 거의 빠짐없이 게재돼 있는 원자바오 총리의 대외활동 보도내용을 통해 중국 자원외교를 위한 그의 활약이 어떠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지난 한 해(2007년1월~2008년1월) 동안 원자바오 총리는 모두 4차례 출국했다. 07년 1월 제10차 아세안+한중일회의 참석을 위해 필리핀을 방문했고 4월에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방문했다. 11월에는 상하이협력기구 총리회의 참석과 중앙-서남아시아 4개국 순방을 위해 출국하여 러시아 등을 방문했고 같은 달 제11차 아세안+한중일회의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대체로 자원외교와는 거리가 있다. 굳이 연결 짓는다면 11월 상하이협력기구 회의 참석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는 것과 이에 앞서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 같은 중앙아시아를 국가당 약 1~2일 일정으로 방문했다는 정도다.
국내에서의 일정도 자원외교와는 거리가 있다. 원 총리는 1년간 산유국인 모잠비크, 이라크, 요르단의 전 대통령, 대통령, 국왕을 각각 접견했지만 관례적인 방문 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최고치에 달하고 중국의 수입석유의존율이 사상 처음으로 50%에 육박했던 지난 한 해 동안에도 원 총리가 자원외교에 골몰했던 것은 아닌 셈이다.
◆민생 챙기기 총력 = 자원외교의 현장 대신 원자바오 총리가 찾았던 곳은 민생의 현장이다. 원 총리는 한 달 평균 1.3회 농촌과 공사장, 재해현장을 찾았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이나 새해 첫 날, 춘절과 같은 명절날에는 어김없이 지방으로 내려갔고 지진이나 수해 현장도 몸소 찾았다.
최근 중국 내륙에 폭설이 쏟아지자 29일에는 직접 후난성을 찾아 제설현장을 둘러봤다. 창사공항 폐쇄로 인해 원 총리는 후베이 톈허공항에 내려 기차로 갈아탄 후 29일 새벽에야 창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샨시성 농촌마을에 들렀다. 원 총리는 농민들에게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생각하는 게 물가상승, 주택문제, 교육난, 의료난이다”며 “모두가 노력하면 이런 문제들은 점차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중국광보(라디오)가 이날 전했다.
원 총리가 2006년3월 정치협상회의 참석자들에게 읊었다는 다음과 같은 시구는 민생행보에 대한 그의 철학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집이 새는 것을 아는 사람은 집 아래 있고, 실정(失政)임을 아는 사람은 초야에 있다.” 한나라 왕충이 <논형>에서 언급한 이 시구는 정치가 잘 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백성들이며 최선의 정치를 위해서는 그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총리는 국정전반 총괄 = 원 총리의 이 같은 이미지를 사회주의 관영언론의 지도자 띄우기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한결 같은 민생행보는 그의 표현이나 행동이 작위적인 것만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경제’나 ‘자원외교’의 틀 안에 가두기에는 원자바오 총리가 보여주는 국정운영의 폭이 너무 넓음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취임 후 5년 가운데 그가 자원외교 현장에서 뛰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지도부 전체가 중동과 아프리카, 중앙아시아와 남미를 다니며 자원확보에 열을 올린 것을 원 총리의 몫으로 돌리기엔 여러모로 무리가 따른다.
그 같은 행보는 국가지도자급인 9명의 중공 정치국 상무위원이 함께 해 왔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장도 매년 새해 첫 해외순방지로 치열한 자원외교의 현장인 아프리카를 택하는 관례를 유지해 오고 있다.
중국의 총리가 국정전반을 아우르는 활동영역과 철학을 보여주는 가운데 ‘경제’와 ‘통상’, ‘자원외교’를 중심에 둔 우리나라의 차기 총리는 어떤 면모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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