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함께 사는 법’ 가르칠 것 … 준비없이 귀농하면 필패
통계에 따르면 농촌인구는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읍지역을 중심으로 연평균 0.6%씩 증가하고 있다(2007년 12월 12일자 보도)
귀농자 중에는 숨겨진 가치를 찾아 농업·농촌을 적극적으로 선택해 삶의 공간을 옮기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주류가 아니지만 새로운 흐름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들의 선택을 뒷받침하기 위해 ‘농어촌 뉴타운’을 건설할 계획이다.
◆부자가 된 ‘농업 CEO’들 = 민승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최근 펴낸 ‘부자 농부(Rich Farmer)’에는 귀농 이후 부자가 된 농업경영자 12명의 이야기가 나온다. 농림부와 농촌진흥청, 농촌정보문화센터도 올 3월 ‘우수농업경영체 인명록’을 발간해 2000여 개소에 이르는 우수농업경영체를 소개했다.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에서 참맛버섯 영농조합을 경영하고 있는 임두혁(43)씨는 성공담을 쓰기엔 아직 이르지만 그동안 투자한 결실을 조금씩 얻고 있다.
고려대학교 농생물학과를 졸업한 그는 학창시절 단과대학 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한 운동권이었지만 졸업 후 바로 고향으로 내려와 농업을 시작했다. 임씨는 “농사를 지으려고 농대를 갔기 때문에 다른 망설임은 없었다”며 “1989년 농촌으로 내려 올 준비를 하면서 아내도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에서 버섯재배를 하면서 숱한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이젠 20명 직원을 고용한 경영자가 됐다”고 말했다.
임씨가 경영하는 영농조합에는 인근의 주부들과 청년, 베트남 등 외국인노동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떠나가는 농업·농촌은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이라며 “나의 선택은 역발상이었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씨는 매년 1억원 이상 순소득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지역 사회의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임씨는 “농촌에서 지내면서 다른 문제는 없지만 아이들 교육이 신경쓰인다”며 “농촌의 교육문제에 대해 고민해 보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의 군사령관과 협의해 현역 복무 중인 명문대학교 사병을 강사로 한 영어교실을 운영해 본 경험도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간호학을 전공한 그의 아내는 최근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 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와인 소믈리에’의 귀촌 = 부자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삶을 선택하는 이들도 많다.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에 있는 풍산마을에서 사무장을 하고 있는 김명웅(39)씨는 2005년까지는 국내에 몇 안되는 와인 소믈리에(포도주를 관리하고 추천하는 사람)였다. 부산 출생인 그는 신라호텔과 부산롯데호텔에서 월급 450만원을 받으며 화려한 소믈리에 생활을 했지만 “도시에서 성적제일주의 풍토에 아이들을 물들게 하고 싶지 않다”는 소망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아무런 연고도 없는 강원도에 들어왔다.
김씨는 “소믈리에가 되기 위해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듯 귀촌도 성실한 준비가 필수”라며 “가족을 위한 일이었기에 3년간 전국의 유명한 농촌 답사를 하며 신중하게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3월 화천군 동천리 산속호수마을에 처음 정착해 마을 사무장 일을 맡았다. 젊다는 게 이유였다. 김씨는 “마을 이장과 함께 마을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산물인 산채나물 등을 열심히 홍보했고, 마을 전체의 매출이 50%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올 9월 아이들의 통학을 위해 학교가 있는 풍산마을로 옮긴 후에도 사무장 일을 하고 있다. 마을 사무장은 농촌종합개발사업과 같은 정부의 농촌정책을 실행하는 곳에 새로 생겨난 사회적 일자리다.
김씨는 도시에선 450만원을 받아도 가난한 느낌을 벗을 수 없었지만 이곳에선 150만원으로도 충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귀농=농사’라는 등식을 깨야 한다”며 “다양한 형태의 귀촌이 늘어나야 농촌이 풍부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농촌에서 풍요로움을 찾은 김씨는 에코폴리스(echo-polis. 인간과 환경이 공생하는 도시)를 만들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다.
홍천 =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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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에 따르면 농촌인구는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읍지역을 중심으로 연평균 0.6%씩 증가하고 있다(2007년 12월 12일자 보도)
귀농자 중에는 숨겨진 가치를 찾아 농업·농촌을 적극적으로 선택해 삶의 공간을 옮기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주류가 아니지만 새로운 흐름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들의 선택을 뒷받침하기 위해 ‘농어촌 뉴타운’을 건설할 계획이다.
◆부자가 된 ‘농업 CEO’들 = 민승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최근 펴낸 ‘부자 농부(Rich Farmer)’에는 귀농 이후 부자가 된 농업경영자 12명의 이야기가 나온다. 농림부와 농촌진흥청, 농촌정보문화센터도 올 3월 ‘우수농업경영체 인명록’을 발간해 2000여 개소에 이르는 우수농업경영체를 소개했다.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에서 참맛버섯 영농조합을 경영하고 있는 임두혁(43)씨는 성공담을 쓰기엔 아직 이르지만 그동안 투자한 결실을 조금씩 얻고 있다.
고려대학교 농생물학과를 졸업한 그는 학창시절 단과대학 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한 운동권이었지만 졸업 후 바로 고향으로 내려와 농업을 시작했다. 임씨는 “농사를 지으려고 농대를 갔기 때문에 다른 망설임은 없었다”며 “1989년 농촌으로 내려 올 준비를 하면서 아내도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에서 버섯재배를 하면서 숱한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이젠 20명 직원을 고용한 경영자가 됐다”고 말했다.
임씨가 경영하는 영농조합에는 인근의 주부들과 청년, 베트남 등 외국인노동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떠나가는 농업·농촌은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이라며 “나의 선택은 역발상이었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씨는 매년 1억원 이상 순소득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지역 사회의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임씨는 “농촌에서 지내면서 다른 문제는 없지만 아이들 교육이 신경쓰인다”며 “농촌의 교육문제에 대해 고민해 보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의 군사령관과 협의해 현역 복무 중인 명문대학교 사병을 강사로 한 영어교실을 운영해 본 경험도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간호학을 전공한 그의 아내는 최근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 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와인 소믈리에’의 귀촌 = 부자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삶을 선택하는 이들도 많다.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에 있는 풍산마을에서 사무장을 하고 있는 김명웅(39)씨는 2005년까지는 국내에 몇 안되는 와인 소믈리에(포도주를 관리하고 추천하는 사람)였다. 부산 출생인 그는 신라호텔과 부산롯데호텔에서 월급 450만원을 받으며 화려한 소믈리에 생활을 했지만 “도시에서 성적제일주의 풍토에 아이들을 물들게 하고 싶지 않다”는 소망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아무런 연고도 없는 강원도에 들어왔다.
김씨는 “소믈리에가 되기 위해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듯 귀촌도 성실한 준비가 필수”라며 “가족을 위한 일이었기에 3년간 전국의 유명한 농촌 답사를 하며 신중하게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3월 화천군 동천리 산속호수마을에 처음 정착해 마을 사무장 일을 맡았다. 젊다는 게 이유였다. 김씨는 “마을 이장과 함께 마을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산물인 산채나물 등을 열심히 홍보했고, 마을 전체의 매출이 50%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올 9월 아이들의 통학을 위해 학교가 있는 풍산마을로 옮긴 후에도 사무장 일을 하고 있다. 마을 사무장은 농촌종합개발사업과 같은 정부의 농촌정책을 실행하는 곳에 새로 생겨난 사회적 일자리다.
김씨는 도시에선 450만원을 받아도 가난한 느낌을 벗을 수 없었지만 이곳에선 150만원으로도 충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귀농=농사’라는 등식을 깨야 한다”며 “다양한 형태의 귀촌이 늘어나야 농촌이 풍부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농촌에서 풍요로움을 찾은 김씨는 에코폴리스(echo-polis. 인간과 환경이 공생하는 도시)를 만들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다.
홍천 =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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