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 과잉유동성
2007년 후반까지 계속되던 낙관적 경기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촉발한 부동산값 버블이 꺼지면서 장밋빛 환상이 깨지고 있다.
이 사태는 미국에서 시작됐고 부동산 뿐 아니라 ‘부동산의 증권화’라는 파생금융상품과 결합되면서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중이다. 세계 제일의 금융기법을 무기 삼아 전 세계를 하나로 하는 글로벌 경제를 구축한 미국이지만 그 경제 지도력은 내부의 위기와 더불어 무너지는 중이다.
대외적으로는 미 달러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경기 진작을 위해 돈 값인 이자율을 떨어뜨릴수록 달러 가치는 떨어진다. 매킨지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금융자산총액 140조 달러(2005년말 기준) 중 미국이 56조 달러를 가지고 있어 아직도 지도적 위치에 있다고는 하지만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로 위상은 현저히 추락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이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는 분석까지 내놓았다.
미국이 주장한 금융 글로벌 스탠더드에 대해 각국은 회의적 시각을 갖게 됐다. 미국의 자만이 초래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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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006년 말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가 대두됐다. 당시 연체율이 13%로 상승, 파산하는 모기지업체가 증가했고 2007년 2월 HSBC는 2006년 모기지 사업 손실 규모가 105억6000만 달러라 발표, 사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당시 미국은 이 사태를 쉬쉬하며 영향이 별 것 아니라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는 주가 상승랠리가 이어졌다. 2007년 코스피 주가는 4월 9일 1500선에서 3개월 뒤인 7월 25일 2000선을 돌파했다. 역설적이게도 국내 증시가 폭등세를 보이던 2007년 6월 미 서브프라임 사태가 본격화됐다. 이때부터 외국인들은 국내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내다팔기 시작했다.
2007년 7월 미 최대 모기지업체인 컨츄리와이드 파이낸셜이 실적 부진을 발표한 데 이어 독일 IBK, 호주 매쿼리은행, 일본 센세이은행 등이 투자 손실을 잇달아 발표했다. 8월 9일에는 프랑스 BNP 은행에서 펀드환매 중단을 발표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의 단초는 9월 들어 영국 노던록의 파산 위기로 급속히 세계에 퍼져나갔다. 10월에는 시티그룹과 메릴린치 등이 막대한 손실을 발표했고 2008년 1월 15일 세계 제일이라고 자랑하는 시티그룹이 싱가폴 투자청(GIC) 등으로부터 145억 달러를 조달했고 메릴린치는 한국투자공사(KIC) 등으로부터 66억 달러를 조달받아 위기를 모면했다. 프랑스 제2의 은행인 제네랄 소시에떼(SG)에서는 한 젊은이가 파생상품인 선물옵션에 투자, 무려 6조원 규모의 손실을 내 은행이 공중분해에 직면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 증시도 20% 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최근 1달 사이에 100조원 이상이 사라졌다.
왜 이런 사태가 일어났을까.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한 미국의 저금리 정책이 핵심 원인으로 추정된다. 2001~2002년 사이 IT 버블이 꺼지면서 자국 경제성장률이 1.2%로 추락하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자율을 1%까지 떨어뜨리는 경기부양 정책을 채택했다. 하지만 낮은 금리는 부동산투기를 유발시켜 버블을 만들어냈고 발달한 미국식 금융기법은 사태를 한층 악화시켰다. 그 결과 모기지 사태가 터졌고 설상가상으로 최소 20조 달러에 달하는 구조화금융상품이 부실화되면서 신용경색은 세계적 규모로 진행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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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들은 항상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시키려는 유혹에 빠진다. 정치가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는 금융업자들은 이를 이용해 과잉유동성을 창출, 버블을 일으키고 그로써 부를 얻는다. 일부 금융 당국자들이 그들과 영합하거나 끌려다니면 그 피해는 대부분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돌아간다.
한국의 부동산값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2만 달러 소득대인 서울의 부동산값이 4만 달러 소득대인 뉴욕이나 런던, 도쿄의 그것보다 비싼 실정이다. 서울의 물가 또한 가장 비싸다. 이처럼 물가와 부동산값이 너무 높은 것이 거품이다. 거품이 꺼지면 사태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빨리 4만 달러 소득으로 올라가든지 아니면 더 이상 부동산 값이 오르지 않고 서서히 떨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문제는 과잉유동성이다.
장명국 (내일신문사 대표)
2007년 후반까지 계속되던 낙관적 경기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촉발한 부동산값 버블이 꺼지면서 장밋빛 환상이 깨지고 있다.
이 사태는 미국에서 시작됐고 부동산 뿐 아니라 ‘부동산의 증권화’라는 파생금융상품과 결합되면서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중이다. 세계 제일의 금융기법을 무기 삼아 전 세계를 하나로 하는 글로벌 경제를 구축한 미국이지만 그 경제 지도력은 내부의 위기와 더불어 무너지는 중이다.
대외적으로는 미 달러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경기 진작을 위해 돈 값인 이자율을 떨어뜨릴수록 달러 가치는 떨어진다. 매킨지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금융자산총액 140조 달러(2005년말 기준) 중 미국이 56조 달러를 가지고 있어 아직도 지도적 위치에 있다고는 하지만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로 위상은 현저히 추락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이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는 분석까지 내놓았다.
미국이 주장한 금융 글로벌 스탠더드에 대해 각국은 회의적 시각을 갖게 됐다. 미국의 자만이 초래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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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006년 말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가 대두됐다. 당시 연체율이 13%로 상승, 파산하는 모기지업체가 증가했고 2007년 2월 HSBC는 2006년 모기지 사업 손실 규모가 105억6000만 달러라 발표, 사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당시 미국은 이 사태를 쉬쉬하며 영향이 별 것 아니라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는 주가 상승랠리가 이어졌다. 2007년 코스피 주가는 4월 9일 1500선에서 3개월 뒤인 7월 25일 2000선을 돌파했다. 역설적이게도 국내 증시가 폭등세를 보이던 2007년 6월 미 서브프라임 사태가 본격화됐다. 이때부터 외국인들은 국내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내다팔기 시작했다.
2007년 7월 미 최대 모기지업체인 컨츄리와이드 파이낸셜이 실적 부진을 발표한 데 이어 독일 IBK, 호주 매쿼리은행, 일본 센세이은행 등이 투자 손실을 잇달아 발표했다. 8월 9일에는 프랑스 BNP 은행에서 펀드환매 중단을 발표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의 단초는 9월 들어 영국 노던록의 파산 위기로 급속히 세계에 퍼져나갔다. 10월에는 시티그룹과 메릴린치 등이 막대한 손실을 발표했고 2008년 1월 15일 세계 제일이라고 자랑하는 시티그룹이 싱가폴 투자청(GIC) 등으로부터 145억 달러를 조달했고 메릴린치는 한국투자공사(KIC) 등으로부터 66억 달러를 조달받아 위기를 모면했다. 프랑스 제2의 은행인 제네랄 소시에떼(SG)에서는 한 젊은이가 파생상품인 선물옵션에 투자, 무려 6조원 규모의 손실을 내 은행이 공중분해에 직면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 증시도 20% 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최근 1달 사이에 100조원 이상이 사라졌다.
왜 이런 사태가 일어났을까.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한 미국의 저금리 정책이 핵심 원인으로 추정된다. 2001~2002년 사이 IT 버블이 꺼지면서 자국 경제성장률이 1.2%로 추락하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자율을 1%까지 떨어뜨리는 경기부양 정책을 채택했다. 하지만 낮은 금리는 부동산투기를 유발시켜 버블을 만들어냈고 발달한 미국식 금융기법은 사태를 한층 악화시켰다. 그 결과 모기지 사태가 터졌고 설상가상으로 최소 20조 달러에 달하는 구조화금융상품이 부실화되면서 신용경색은 세계적 규모로 진행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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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들은 항상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시키려는 유혹에 빠진다. 정치가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는 금융업자들은 이를 이용해 과잉유동성을 창출, 버블을 일으키고 그로써 부를 얻는다. 일부 금융 당국자들이 그들과 영합하거나 끌려다니면 그 피해는 대부분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돌아간다.
한국의 부동산값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2만 달러 소득대인 서울의 부동산값이 4만 달러 소득대인 뉴욕이나 런던, 도쿄의 그것보다 비싼 실정이다. 서울의 물가 또한 가장 비싸다. 이처럼 물가와 부동산값이 너무 높은 것이 거품이다. 거품이 꺼지면 사태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빨리 4만 달러 소득으로 올라가든지 아니면 더 이상 부동산 값이 오르지 않고 서서히 떨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문제는 과잉유동성이다.
장명국 (내일신문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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