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숭례문 복원 200억 성금모금’ 제안에 대한 거부감이 예상외로 거세다. 특히 네티즌을 중심으로 반발정서가 급속히 번지고 있다.
국보 1호가 불에 휩싸여 잿더미가 된 지 이틀, 국민들이 참담한 마음으로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시기에 예비 국정지도자가 ‘국민성금’ 얘기를 꺼낸 것은 국민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
“군사정권에서 국민통합 명분으로 모금운동 하던 일이 떠오른다” “국보 1호쯤이야 돈 모아서 다시 만들면 된다는 생각인 것 같다” “대통령이 돈 내라고 하면 어느 공무원과 기업이 안낼 수 있나, 이게 자발적 성금이냐” “당선인이 회계수치부터 꺼내드는 기업 회의와 국민들이 지켜보는 국정 운영을 혼동하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이 그것이다.
네티즌 여론조사에서도 비판적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다. 12일 밤 인터넷 포탈 ‘야후’의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1만6438명 가운데 82%(1만3430명)가 이 당선인 제안에 비판적 입장을, 같은날 매일경제신문 홈페이지 여론조사에서도 반대가 75.7%였다. ▶관련기사 22면
이와 관련,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숭례문을 화재로부터 지켜내지 못한 데 대한 허탈감과 자성이 이 당선인의 발언에 대한 분노로 옮겨가고 있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 시절 숭례문 개방을 결정하면서 화재방재를 소홀히 한 부분에 대한 책임론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반발여론이 확산되자 인수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명박 당선인의 국민성금 발언도 사려가 없었지만 곧바로 ‘국민성금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나선 인수위의 입장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13일 오전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서 “(이 당선인의 말씀은) 국민에게 부담을 주자는 게 아니었는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국민들 앞에 죄송스럽고 부끄럽다”며 우회적으로 유감의 뜻을 밝혔다.
앞서 이경숙 위원장, 이동관 홍보수석 내정자 등은 ‘성금발언’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에 “너무 쉽게 생각했다”며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이명박 당선인은 ‘국민의 정성을 모아 숭례문을 만들면 국민화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에서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하자면 1998년 ‘금모으기 운동’처럼 내난을 국민통합의 계기로 바꾸길 기대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금모으기 운동’은 당시 집권한 정권핵심부에서 기획됐지만 형식은 철저히 아래로부터 진행됐다. 시민과 사회단체, 종교지도자 중심으로 시작, 국채보상운동처럼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된 것이다. 재난이 국민통합으로 극복되기 위해서는 책임규명-심판-정부역할과 지도자들의 통감-아래로부터의 호응-국민정서 통합 과정이 필요하다.
숭례문 화재를 계기로 국민통합을 기대했던 이 당선인으로서는 예견치 못한 역풍을 맞은 셈이 됐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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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호가 불에 휩싸여 잿더미가 된 지 이틀, 국민들이 참담한 마음으로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시기에 예비 국정지도자가 ‘국민성금’ 얘기를 꺼낸 것은 국민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
“군사정권에서 국민통합 명분으로 모금운동 하던 일이 떠오른다” “국보 1호쯤이야 돈 모아서 다시 만들면 된다는 생각인 것 같다” “대통령이 돈 내라고 하면 어느 공무원과 기업이 안낼 수 있나, 이게 자발적 성금이냐” “당선인이 회계수치부터 꺼내드는 기업 회의와 국민들이 지켜보는 국정 운영을 혼동하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이 그것이다.
네티즌 여론조사에서도 비판적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다. 12일 밤 인터넷 포탈 ‘야후’의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1만6438명 가운데 82%(1만3430명)가 이 당선인 제안에 비판적 입장을, 같은날 매일경제신문 홈페이지 여론조사에서도 반대가 75.7%였다. ▶관련기사 22면
이와 관련,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숭례문을 화재로부터 지켜내지 못한 데 대한 허탈감과 자성이 이 당선인의 발언에 대한 분노로 옮겨가고 있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 시절 숭례문 개방을 결정하면서 화재방재를 소홀히 한 부분에 대한 책임론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반발여론이 확산되자 인수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명박 당선인의 국민성금 발언도 사려가 없었지만 곧바로 ‘국민성금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나선 인수위의 입장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13일 오전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서 “(이 당선인의 말씀은) 국민에게 부담을 주자는 게 아니었는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국민들 앞에 죄송스럽고 부끄럽다”며 우회적으로 유감의 뜻을 밝혔다.
앞서 이경숙 위원장, 이동관 홍보수석 내정자 등은 ‘성금발언’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에 “너무 쉽게 생각했다”며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이명박 당선인은 ‘국민의 정성을 모아 숭례문을 만들면 국민화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에서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하자면 1998년 ‘금모으기 운동’처럼 내난을 국민통합의 계기로 바꾸길 기대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금모으기 운동’은 당시 집권한 정권핵심부에서 기획됐지만 형식은 철저히 아래로부터 진행됐다. 시민과 사회단체, 종교지도자 중심으로 시작, 국채보상운동처럼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된 것이다. 재난이 국민통합으로 극복되기 위해서는 책임규명-심판-정부역할과 지도자들의 통감-아래로부터의 호응-국민정서 통합 과정이 필요하다.
숭례문 화재를 계기로 국민통합을 기대했던 이 당선인으로서는 예견치 못한 역풍을 맞은 셈이 됐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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