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코레일 변화와 모색]③남북철도 정상화, 한반도 혈맥 잇는다

분단넘어 대륙으로 … ‘광개토의 꿈’

지역내일 2008-02-13
문산-봉동 화물열차는 ‘첫 발’ … 분단 장벽 넘나드는 철도
TKR-TSR 연계 동북아 물류허브 가능 … 나진-핫산 주목

시속 300km의 KTX만큼이나 속도감 있는 한국철도의 ‘진화’가 주목받고 있다.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바꿔 놓은 KTX와 56년만의 남북 화물열차 상시운행이라는 ‘외연 확장’뿐 아니라 공기업 전환을 계기로 한 조직 내부의 화학적 변화도 눈부시다. ‘2007년’이라는 시계열 축을 통해 ‘코레일의 변화’를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

일반인들에게 ‘한반도는 섬’이라는 말이 다소 생경하지만 학계와 경제계에서는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분단이라는 민족의 비극으로 철도, 도로는 물론 바다와 하늘길까지 가로막히면서 탄생한 신조어. 해양과 대륙의 연계고리였던 반도가 ‘섬’으로 고립되면서 한국경제도 3면의 바다와 북쪽의 국경선 안에 갇힐 수밖에 없었다.
남북철도 연결사업이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금강산관광, 개성공단과 함께 3대 경제협력 과제로 부각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남북철도연결은 경협 1순위 사업 = 지난 2006년 국토연구원이 북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남북경제협력 사업의 우선순위 조사에서 철도연결은 단연 1순위를 기록했다. 2순위는 전력, 3순위는 도로였다. 철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북한과 동북아 물류허브를 꿈꾸는 한국경제에게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는 경제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조선을 식민지로 삼은 일제가 대륙진출을 위해 한반도종단철도(TKR) 건설과 만주철도와의 연결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던 것이나 1800년대 제정 러시아가 강대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 건설에 집중했던 역사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TKR-TSR 연계사업은 국제적으로도 이미 경제성을 인정받았다. 유엔 아태경제사회위원회(ESCAP)는 한반도에서 유럽까지 철도를 이용할 경우 해상운송에 비해 1만여km에 달하는 거리가 줄어든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운송기간도 30~40일에서 12~15일로 단축돼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이용요금만 내릴 경우 동북아와 유럽을 잇는 가장 경쟁력 있는 물류수단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TKR과 중국횡단철도(TCR)도 마찬가지. 전문가들은 중국횡단철도가 자체물량으로도 포화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선양-평양-서울-부산을 잇는 컨테이너화물 전용 고속열차(block train)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화물을 모두 채우지 못한 상태라고 해도 문산-봉동 정기 화물열차가 매일 운행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이유다. 분단된 국토를 연결한다는 상징성과 함께 TKR-TSR, TKR-TCR 연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안정적인 화물열차 운행을 통해 쌓인 남북간 신뢰는 수송품목 및 운행구간 확대와 여객열차 운행으로 이어져 더 큰 경제적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개성공단 반출입 물량의 50%를 수송하기 위해 철도연계물류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쌀·비료 등 대북지원물자와 모래·광물 등 남북교역물자를 철도로 수송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3월 중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200억~300억원 이면 긴급개보수 가능 = 북한내 여객의 60%, 화물의 90%를 수송하고 있고(남측은 여객 4%, 화물 11%) 철도 선진화의 지표인 전철화 비율도 80%로 남측의 30%에 비해 훨씬 높다. 하지만 전체 시설의 노후화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며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전체 노선의 98%가 단선으로 구축돼 있다는 점도 풀어야할 과제다. 한국철도의 대륙진출을 위해선 북한철도를 개보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남북은 베이징올림픽 공동응원단을 수송하기 위해 개성-신의주 간 경의선 철도의 긴급 개보수에 합의한 바 있다. 북한의 노동·토지와 우리의 자본·기술이 결합할 경우 개보수 비용은 1억~1억5000만달러로 추정되지만 현재 해당 구간에서 열차가 운행 중인 만큼 비용부담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현재 운행 중인 평양-신의주 노선에 대한 긴급 개보수만 진행하면 우리 열차의 운행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긴급개보수에 필요한 비용도 200억~300억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TKR-TSR 연계운송 개시 = ‘나진-핫산 프로젝트’는 남북철도 연결과정에서 가장 경제성이 높은 사업. 부산-나진-핫산을 잇는 바다-철도 연계노선은 TSR 운송요율만 적정선으로 조정될 경우 당장이라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코레일과 민간이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미 국내 기업 중 글로비스와 범한판토스, 우진글로벌, 장금상선 등이 투자를 결정했고 코레일도 계열사는 통해 참여했다. 러시아철도공사와 운송료율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한-러 공동법인을 설립할 예정.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시범운송이 시작되며 하반기에는 TKR-TSR을 연계한 운송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어 나진항(예산 8000만달러)과 나진-핫산 구간 철도현대화(7000만달러) 사업이 마무리되는 내년에는 남-북-러 공동법인을 통한 프로젝트가 완성된다. 하얼빈-장춘-연길-훈춘간 중국 동북지방 고속도로 등 나진항 주변의 인프라가 2010년까지 조성될 예정이며 중단됐던 유엔의 두만강개발사업도 북한의 비핵화과정에서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유럽과 동북아시아를 잇는 가교역할을 물론 20피트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연간 350만개에 달하는 중국 동북3성의 물류창구가 될 수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나진-핫산 프로젝트는 중국 동북3성과 시베리아 지역 전체를 포괄하는 대규모 물류 사업”이라며 “북한이 나진-선봉지구에 대한 투자유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만큼 제2의 개성공단 조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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