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부자 척 피니
코너 오클리어리 지음 / 이순영 옮김
물푸레 / 1만5000원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는 2000년 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했다. 교육과 건강을 목표로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3세계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게이츠 재단은 각종 봉사활동에 2005년 135억달러, 2006년 156억달러를 투입했다.
게이츠의 활동에 감명 받은 워렌 버핏은 2006년 자신의 재산 대부분인 370억달러를 게이츠재단에 기부키로 했다. 게이츠 재단 외에도 포드재단이나 카네기재단 등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선단체의 이름은 창립자의 성이나 이름을 따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름 없는 사람들의 기부활동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기부왕’인 빌 게이츠를 뛰어넘는 사람이 있다. 그는 25년간 4조원을 익명으로 기부했다. 1988년 ‘포브스’는 그를 미국 갑부 순위 23위에 올렸으나 일반에게 생소했다. 미국 내에서도 그가 억만장자라는 사실을 정말 몰랐다고 한다.
‘빈손의 억만장자’로 불린 갑부는 바로 DFS의 공동창립자 척 피니(Chuck Feeney 76). 그는 로버트 밀러와 함께 1960년 11월 7일 면세점 ‘듀티 프리 쇼퍼스’(DFS)를 세웠다.
이쯤 되면 피니는 몰라도 DFS 정도는 안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DFS는 세계적인 면세점으로 북미지역과 호주는 물론, 괌 뉴질랜드 마카오 발리 베트남 사이판 싱가포르 등 14개국 유명 국제공항마다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에도 입점해 있었지만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3월이면 철수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면세점의 경영자인 그는 집도 차도 없는 사람이다. 심지어 세계 각국에 출장을 다니면서 이코노미석에 앉았고, 25달러 플라스틱 시계로 시차에 적응했다.
피니는 갑부명단에서 빠지고 싶다면 △돈을 잃거나 △남에게 주거나 △죽는 방법뿐이 없다고 생각했고, 두 번째인 ‘기부’를 선택한 셈이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꺼려한 그는 각종 자선단체에 기부를 하면서도 ‘비밀엄수’ 약속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갑부인지도 알려지지 않았고, 자선사업가로서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그가 기부한 학교와 병원, 도서관, 연구기관, 기숙사 등 어느 곳에서도 그의 이름이 새겨진 명판이나 벽돌하나 찾아볼 수 없다.
피니의 기부 사실이 알려진 것은 공교롭게도 소송 때문이다. 피니는 남몰래 자선활동을 해왔지만 현금을 기부하기 위해서는 DFS의 지분을 팔아야 했다.
지분 매각에는 각종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보니 소송이 시작됐고, 조사결과 6억달러의 자선사업가라는 ‘실체’가 드러난 셈이다.
이쯤 되면 피니가 워렌 버핏의 ‘원조’라고 불릴만하다. 더군다나 미국 내에서도 종전의 기부 문화는 유산을 남기는 ‘생후 기부’였다면, 피니는 ‘생전 기부’의 선구자인 셈이다.
피니는 “‘내가 필요로 한 것보다 많은 돈이 생겼기 때문’에 기부활동을 한다”고 말한다. 아일랜드인인 그가 신조로 삼는 아일랜드 속담은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라는 것이다.
철저한 익명성을 강조한 피니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판하게 허락한 것은 다른이들이 기부에 동참하도록 권유하기 위해서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코너 오클리어리 지음 / 이순영 옮김
물푸레 / 1만5000원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는 2000년 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했다. 교육과 건강을 목표로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3세계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게이츠 재단은 각종 봉사활동에 2005년 135억달러, 2006년 156억달러를 투입했다.
게이츠의 활동에 감명 받은 워렌 버핏은 2006년 자신의 재산 대부분인 370억달러를 게이츠재단에 기부키로 했다. 게이츠 재단 외에도 포드재단이나 카네기재단 등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선단체의 이름은 창립자의 성이나 이름을 따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름 없는 사람들의 기부활동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기부왕’인 빌 게이츠를 뛰어넘는 사람이 있다. 그는 25년간 4조원을 익명으로 기부했다. 1988년 ‘포브스’는 그를 미국 갑부 순위 23위에 올렸으나 일반에게 생소했다. 미국 내에서도 그가 억만장자라는 사실을 정말 몰랐다고 한다.
‘빈손의 억만장자’로 불린 갑부는 바로 DFS의 공동창립자 척 피니(Chuck Feeney 76). 그는 로버트 밀러와 함께 1960년 11월 7일 면세점 ‘듀티 프리 쇼퍼스’(DFS)를 세웠다.
이쯤 되면 피니는 몰라도 DFS 정도는 안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DFS는 세계적인 면세점으로 북미지역과 호주는 물론, 괌 뉴질랜드 마카오 발리 베트남 사이판 싱가포르 등 14개국 유명 국제공항마다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에도 입점해 있었지만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3월이면 철수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면세점의 경영자인 그는 집도 차도 없는 사람이다. 심지어 세계 각국에 출장을 다니면서 이코노미석에 앉았고, 25달러 플라스틱 시계로 시차에 적응했다.
피니는 갑부명단에서 빠지고 싶다면 △돈을 잃거나 △남에게 주거나 △죽는 방법뿐이 없다고 생각했고, 두 번째인 ‘기부’를 선택한 셈이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꺼려한 그는 각종 자선단체에 기부를 하면서도 ‘비밀엄수’ 약속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갑부인지도 알려지지 않았고, 자선사업가로서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그가 기부한 학교와 병원, 도서관, 연구기관, 기숙사 등 어느 곳에서도 그의 이름이 새겨진 명판이나 벽돌하나 찾아볼 수 없다.
피니의 기부 사실이 알려진 것은 공교롭게도 소송 때문이다. 피니는 남몰래 자선활동을 해왔지만 현금을 기부하기 위해서는 DFS의 지분을 팔아야 했다.
지분 매각에는 각종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보니 소송이 시작됐고, 조사결과 6억달러의 자선사업가라는 ‘실체’가 드러난 셈이다.
이쯤 되면 피니가 워렌 버핏의 ‘원조’라고 불릴만하다. 더군다나 미국 내에서도 종전의 기부 문화는 유산을 남기는 ‘생후 기부’였다면, 피니는 ‘생전 기부’의 선구자인 셈이다.
피니는 “‘내가 필요로 한 것보다 많은 돈이 생겼기 때문’에 기부활동을 한다”고 말한다. 아일랜드인인 그가 신조로 삼는 아일랜드 속담은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라는 것이다.
철저한 익명성을 강조한 피니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판하게 허락한 것은 다른이들이 기부에 동참하도록 권유하기 위해서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