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은 ‘제2회 장보고대상’ 후보를 집중 조명한다.
내일신문이 주관하고 (재)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제2회 장보고대상’ 최종 후보로 결정된 9명(기관·단체 포함)을 만나 바다에서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종후보 9명은 지난 12월 21일 예비심사위원회에서 선정했다. 경상북도와 김용삼 월간조선 전략기획실장, 채길웅 고대항해탐험연구소장(해양문화) 안산시, 이판묵 해양연구원 해양탐사장비연구사업단장, 조명래 한국해양구조단 단장(해양과학) 김철곤 한국무역협회 이사, (주)영진공사, 조재우 소금박물관장(해양산업)이다.
안산시·주민 협력으로 일궈낸 성과
2급수 수준 수질, 철새도래지로 변모
시화호가 숭어떼가 뛰고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가 찾아오는 ‘생명의 호수’로 되살아났다. 주변 간석지는 고라니와 맹꽁이 등 다양한 생명체가 서식하는 생태공간으로 복원됐다.
죽음의 호수로 불렸던 시화호는 옛말이다. 1997년 27ppm까지 악화됐던 수질이 평균 2.7ppm로 좋아졌다. 해수 수질을 적용하면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기준 2급수 수준까지 개선된 것이다.
수질개선과 함께 물고기가 풍부해지고 갯벌이 살아나면서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각종 철새가 시화호를 찾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천연기념물인 큰 고니 100여 마리가 시화호 주변 대부동을 찾았다. 노랑부리저어새 70여 마리도 반월공단 앞에 둥지를 틀었다. 최근에는 매에 속하는 흰꼬리수리 4마리도 발견됐다.
천연기념물 큰 고니 관찰
현재 100여종의 철새 15만 마리 정도가 시화호를 찾고 있고 매년 그 수가 늘고 있다.
북측·남측 간석지는 포유류 동물의 천국으로 변했다. 고라니가 남측 간석지에 300~400여 마리, 북측에는 100여 마리 정도 살고 있다. 반월시화공단에 고라니가 자주 출몰하고 있다. 고양이과에 속하는 삵 너구리 족제비 산토끼 개체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최종인 시화호환경지킴이는 “2001년부터 퉁퉁마디 갯길경 등 염생식물이 죽고 육상식물이 자라면서 포유류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며 “시화호는 이제 죽음의 호수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자연학습장”이라고 말했다.
되살아난 사화호는 경기도 안산시와 주민들이 일구어낸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여년 넘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오염부하량을 줄이고 바닷물을 순환시킨 노력 덕분이다.
안산시가 시화호 수질개선에 나선 것은 1997년이다.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하고 유입 하천을 정비하는 한편 각종 오염물질의 원천적 차단을 위한 수질배출원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우선 하수도처리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1169억원을 들여 하수종말처리시설 확장공사를 펼쳤다. 2005년 2단계 확장공사를 끝냈다. 시설용량이 15만여톤이 늘어나자 시화호로 유입되던 생활하수가 자취를 감췄다. 여기에 505억원을 들인 38만5000톤 고도처리시설이 완공되면서 방류수 수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곧바로 시화호로 통하던 대부도 생활하수도 정화된다. 시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256억원을 들여 3000톤 용량 하수종말처리장을 건립하고 차집관거 11㎞를 설치해 하수처리 무방비 지역을 없앴다. 대부도 인근 풍도 불도 탄도 육도 등에는 간이오수처리설을 설치했다.
상류지역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서는 반월천 동하천 삼화천 물을 갈대습지로 보낸다. 103만7500㎢에 달하는 갈대습지는 자연정화작용으로 오염물질을 걸러낼 뿐 아니라 갯벌 생태계를 복원하고 생물 서식처 기능을 하고 있다. 2002년부터 3년간은 인근 시화지구 쓰레기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침출수 유입을 막기 위해 3단계에 걸쳐 시설 정비를 끝냈다.
입체적 오염부하량 줄이기안산시는 이와 함께 안산천 화정천 반월천 등 크고 작은 하천의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자연형 하천조성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반월천을 끝낸데 이어 2010년 화정천, 2011년 안산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할 예정이다. 공사가 끝나면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으로 현재 2·3급수인 물이 더 맑아진다.
시는 시설 확충과 함께 폐수배출시설 오수처리시설 축산폐수배출시설에 대한 관리를 한층 강화했다. 오수처리시설 1100개와 폐수배출시설 172개를 일상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시설개선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렸다. 그 결과 2006년 72건에 달했던 적발건수가 지난해 33건으로 줄었다. 특히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원예농가의 유기질 비료로 활용해 오염원 발생을 근원적으로 막았다. 현재 농가 1144호가 연간 비료 1만4455톤을 생산한다.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민간수질감시단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한 해 동안 수질감시단과 환경통신원 500여명이 환경오염 행위 1812건을 감시하고 주민 환경정화활동을 이끌어냈다. 감시단덕분에 안산에서는 오·폐수 무단방류가 사라진지 오래다.
박강호 안산시 환경관리과장은 “자동측정망 등 수질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시화호와 하천 오염도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비점오염원 관리 대책을 포함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안산시는 시화호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바닷물을 끌어들였다. 현재 배수갑문을 통해 하루에 두차례 바닷물이 드나들고 있다.
시화호를 드나드는 바닷물은 조수간만차를 이용한 조력발전소로 이어졌다. 2000년 안산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안산시가 기대만큼 수질개선이 어렵자 조력발전소 건설을 제안했다.
발전소가 건설되면 매일 바닷물 1억6000톤이 시화호로 드나들게 된다. 해양수산부와 수자원공사가 3500억원이라는 사업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조력발전소 건설을 전격 수용한 데는 시화호 수질이 바깥쪽 바다와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다.
더불어 5억5200만kWh의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를 ‘해양에너지를 이용한 관광자원’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바닷물 순환 체제 정착
안산시는 지난 12월에는 수자원공사와 ‘e-사이언스파크’ 조성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조력발전소 주변(20만5000㎡ 6만2000평)을 청정에너지를 이용한 복합공간으로 개발하려는 계획이다. 공원은 바닷물 바람이라는 자연자원에서 얻어지는 신재생에너지와 해양을 주제로 한 놀이교육단지다. 시는 관광객 150만명을 유치하고 신규고용 3200명을 창출, 921억원 규모 생산유발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정환 안산시 기획경제국장은 “2009년 조력발전소가 완공되면 유류 86만 배럴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상징하는 대표적 관광명소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죽음의 호수였던 시화호가 10여년 만에 지역발전을 이끄는 희망으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안산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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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이 주관하고 (재)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제2회 장보고대상’ 최종 후보로 결정된 9명(기관·단체 포함)을 만나 바다에서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종후보 9명은 지난 12월 21일 예비심사위원회에서 선정했다. 경상북도와 김용삼 월간조선 전략기획실장, 채길웅 고대항해탐험연구소장(해양문화) 안산시, 이판묵 해양연구원 해양탐사장비연구사업단장, 조명래 한국해양구조단 단장(해양과학) 김철곤 한국무역협회 이사, (주)영진공사, 조재우 소금박물관장(해양산업)이다.
안산시·주민 협력으로 일궈낸 성과
2급수 수준 수질, 철새도래지로 변모
시화호가 숭어떼가 뛰고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가 찾아오는 ‘생명의 호수’로 되살아났다. 주변 간석지는 고라니와 맹꽁이 등 다양한 생명체가 서식하는 생태공간으로 복원됐다.
죽음의 호수로 불렸던 시화호는 옛말이다. 1997년 27ppm까지 악화됐던 수질이 평균 2.7ppm로 좋아졌다. 해수 수질을 적용하면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기준 2급수 수준까지 개선된 것이다.
수질개선과 함께 물고기가 풍부해지고 갯벌이 살아나면서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각종 철새가 시화호를 찾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천연기념물인 큰 고니 100여 마리가 시화호 주변 대부동을 찾았다. 노랑부리저어새 70여 마리도 반월공단 앞에 둥지를 틀었다. 최근에는 매에 속하는 흰꼬리수리 4마리도 발견됐다.
천연기념물 큰 고니 관찰
현재 100여종의 철새 15만 마리 정도가 시화호를 찾고 있고 매년 그 수가 늘고 있다.
북측·남측 간석지는 포유류 동물의 천국으로 변했다. 고라니가 남측 간석지에 300~400여 마리, 북측에는 100여 마리 정도 살고 있다. 반월시화공단에 고라니가 자주 출몰하고 있다. 고양이과에 속하는 삵 너구리 족제비 산토끼 개체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최종인 시화호환경지킴이는 “2001년부터 퉁퉁마디 갯길경 등 염생식물이 죽고 육상식물이 자라면서 포유류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며 “시화호는 이제 죽음의 호수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자연학습장”이라고 말했다.
되살아난 사화호는 경기도 안산시와 주민들이 일구어낸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여년 넘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오염부하량을 줄이고 바닷물을 순환시킨 노력 덕분이다.
안산시가 시화호 수질개선에 나선 것은 1997년이다.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하고 유입 하천을 정비하는 한편 각종 오염물질의 원천적 차단을 위한 수질배출원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우선 하수도처리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1169억원을 들여 하수종말처리시설 확장공사를 펼쳤다. 2005년 2단계 확장공사를 끝냈다. 시설용량이 15만여톤이 늘어나자 시화호로 유입되던 생활하수가 자취를 감췄다. 여기에 505억원을 들인 38만5000톤 고도처리시설이 완공되면서 방류수 수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곧바로 시화호로 통하던 대부도 생활하수도 정화된다. 시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256억원을 들여 3000톤 용량 하수종말처리장을 건립하고 차집관거 11㎞를 설치해 하수처리 무방비 지역을 없앴다. 대부도 인근 풍도 불도 탄도 육도 등에는 간이오수처리설을 설치했다.
상류지역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서는 반월천 동하천 삼화천 물을 갈대습지로 보낸다. 103만7500㎢에 달하는 갈대습지는 자연정화작용으로 오염물질을 걸러낼 뿐 아니라 갯벌 생태계를 복원하고 생물 서식처 기능을 하고 있다. 2002년부터 3년간은 인근 시화지구 쓰레기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침출수 유입을 막기 위해 3단계에 걸쳐 시설 정비를 끝냈다.
입체적 오염부하량 줄이기안산시는 이와 함께 안산천 화정천 반월천 등 크고 작은 하천의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자연형 하천조성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반월천을 끝낸데 이어 2010년 화정천, 2011년 안산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할 예정이다. 공사가 끝나면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으로 현재 2·3급수인 물이 더 맑아진다.
시는 시설 확충과 함께 폐수배출시설 오수처리시설 축산폐수배출시설에 대한 관리를 한층 강화했다. 오수처리시설 1100개와 폐수배출시설 172개를 일상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시설개선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렸다. 그 결과 2006년 72건에 달했던 적발건수가 지난해 33건으로 줄었다. 특히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원예농가의 유기질 비료로 활용해 오염원 발생을 근원적으로 막았다. 현재 농가 1144호가 연간 비료 1만4455톤을 생산한다.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민간수질감시단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한 해 동안 수질감시단과 환경통신원 500여명이 환경오염 행위 1812건을 감시하고 주민 환경정화활동을 이끌어냈다. 감시단덕분에 안산에서는 오·폐수 무단방류가 사라진지 오래다.
박강호 안산시 환경관리과장은 “자동측정망 등 수질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시화호와 하천 오염도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비점오염원 관리 대책을 포함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안산시는 시화호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바닷물을 끌어들였다. 현재 배수갑문을 통해 하루에 두차례 바닷물이 드나들고 있다.
시화호를 드나드는 바닷물은 조수간만차를 이용한 조력발전소로 이어졌다. 2000년 안산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안산시가 기대만큼 수질개선이 어렵자 조력발전소 건설을 제안했다.
발전소가 건설되면 매일 바닷물 1억6000톤이 시화호로 드나들게 된다. 해양수산부와 수자원공사가 3500억원이라는 사업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조력발전소 건설을 전격 수용한 데는 시화호 수질이 바깥쪽 바다와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다.
더불어 5억5200만kWh의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를 ‘해양에너지를 이용한 관광자원’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바닷물 순환 체제 정착
안산시는 지난 12월에는 수자원공사와 ‘e-사이언스파크’ 조성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조력발전소 주변(20만5000㎡ 6만2000평)을 청정에너지를 이용한 복합공간으로 개발하려는 계획이다. 공원은 바닷물 바람이라는 자연자원에서 얻어지는 신재생에너지와 해양을 주제로 한 놀이교육단지다. 시는 관광객 150만명을 유치하고 신규고용 3200명을 창출, 921억원 규모 생산유발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정환 안산시 기획경제국장은 “2009년 조력발전소가 완공되면 유류 86만 배럴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상징하는 대표적 관광명소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죽음의 호수였던 시화호가 10여년 만에 지역발전을 이끄는 희망으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안산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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