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바람타고 서두르면 낭패
순수 중동펀드 2개뿐, 에너지주 못 사
남아공화국·러시아에 60%이상 집중투자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러시아, 아프리카와 중동을 묶은 펀드들이 앞다퉈 나오고 있다. 미국발 세계경제 침체 분위기의 가속화로 대부분의 해외펀드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어 틈새상품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뚜렷한 정보가 없는 가운데 새로운 펀드에 적극 투자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중동, 아프리카, 러시아 등이 세계적인 경기하강 국면에서 ‘나홀로 상승’이 가능한 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앞뒤 안 맞는 이름들 = 러시아,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 혼합해 투자하는 펀드는 모두 7개다. 이들의 편입 주식은 그러나 이름에 걸맞지 않다.
프론티어 중동주식형펀드와 삼성 아라비안펀드는 순수 중동펀드다. 중동 지역에만 투자한다. 우리CS자산운용에서 내놓은 러시아펀드 역시 순수 러시아주식에만 투자하는 상품이다.
아프리카와 중동에 무게중심을 둔 JPM 중동&아프리카 주식형펀드는 남아공화국, 터키, 이스라엘, 이집트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피델리티 EMEA 주식형펀드와 미래에셋 동유럽중동아프리카 업종대표 주식형펀드, 아프리카ME이머징플러스주식형펀드는 러시아와 남아공 주식에 60%이상 투자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단연 남아공화국의 주식이 최고 인기다. 아프리카에서 제대로 주식시장이 운용되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중동 아프리카를 담당하고 있는 유광훈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차장은 “아프리카의 주식시장은 거의 발달돼 있지 않아 투자할 수 있는 곳이 정해져 있다”며 “이집트나 남아공을 제외하면 투자처를 찾기 어렵고 유동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름과 달리 동유럽 관련 주식은 별로 편입돼 있지 않다. 러시아와 터키 주식만 대거 편입시켰다.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의 주식은 동유럽관련 펀드에 거의 들어가 있지 않다. 동유럽펀드라기 보다는 신흥 유럽펀드라고 바꿔야 할 정도다.
피델리티 EMEA주식형펀드에 편입된 비중있는 중동 주식은 UAE 주식으로 2.1% 정도다. 성격이 전혀 다른 영국주식은 2.2%나 사들였다.
JP모건의 JPM 중동&아프리카주식형에도 중동주식은 오만(3.4%), UAE(3.3%) 정도에 지나지 않다. 주로 남아공(49%)과 함께 펀드 이름대로라면 포함시킬 수 없는 유럽의 터키 주식(15%)를 대거 사들였다.
◆석유관련 주식은 상장도 안 돼 있어 = 중동주식의 흐름은 고유가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지 않다. 석유관련 주식이 중동지역 거래소에 거의 상장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마크 크롬바스 SGAM UK 주식운용역은 “중동 주식 중에서 석유관련 업체는 상장사가 거의 없어 포함돼 있지 않으며 남자가 결혼하기 위해선 반드시 집을 사야 하므로 부동산관련주에 주로 투자하고 오일머니가 대거 유입되는 금융쪽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주식을 주로 편입하고 있는 펀드들은 주로 러시아의 에너지주 비중을 높여놨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농산물가격이 오른다고 농산물 펀드가 상승하지않으며 에너지 펀드 역시 마찬가지인 것처럼 유가가 오른다고 에너지주와 금융주가 상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매력과 한계 = 중동-아프리카-동유럽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은 △세계경제 침체와의 차별성 △풍부한 자원과 고유가 △고성장 △인구급증 등을 매력점으로 찍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세계경제 침체에서 어느 정도나 예외일 수 있을 지 의구심을 제기하며 △유가의 추가상승에 한계가 있고 △주가에 이미 고유가가 반영됐으며 △주식시장의 유동성 적고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한계로 들고 있다.
SG의 마크 크롬바스 운용역은 “유가가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50달러보다 조금 높은 6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거나 왕족에 의해 통치되는 중동의 경우 권력자가 바뀌면 상당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계웅 펀드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새로운 펀드를 찾는 게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펀드 중 일부를 걸러내야 하는 단계”라며 “중동 등 신흥시장으로 거론되는 지역은 정보도 부족할뿐더러 유동성에도 문제가 있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순수 중동펀드 2개뿐, 에너지주 못 사
남아공화국·러시아에 60%이상 집중투자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러시아, 아프리카와 중동을 묶은 펀드들이 앞다퉈 나오고 있다. 미국발 세계경제 침체 분위기의 가속화로 대부분의 해외펀드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어 틈새상품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뚜렷한 정보가 없는 가운데 새로운 펀드에 적극 투자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중동, 아프리카, 러시아 등이 세계적인 경기하강 국면에서 ‘나홀로 상승’이 가능한 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앞뒤 안 맞는 이름들 = 러시아,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 혼합해 투자하는 펀드는 모두 7개다. 이들의 편입 주식은 그러나 이름에 걸맞지 않다.
프론티어 중동주식형펀드와 삼성 아라비안펀드는 순수 중동펀드다. 중동 지역에만 투자한다. 우리CS자산운용에서 내놓은 러시아펀드 역시 순수 러시아주식에만 투자하는 상품이다.
아프리카와 중동에 무게중심을 둔 JPM 중동&아프리카 주식형펀드는 남아공화국, 터키, 이스라엘, 이집트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피델리티 EMEA 주식형펀드와 미래에셋 동유럽중동아프리카 업종대표 주식형펀드, 아프리카ME이머징플러스주식형펀드는 러시아와 남아공 주식에 60%이상 투자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단연 남아공화국의 주식이 최고 인기다. 아프리카에서 제대로 주식시장이 운용되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중동 아프리카를 담당하고 있는 유광훈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차장은 “아프리카의 주식시장은 거의 발달돼 있지 않아 투자할 수 있는 곳이 정해져 있다”며 “이집트나 남아공을 제외하면 투자처를 찾기 어렵고 유동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름과 달리 동유럽 관련 주식은 별로 편입돼 있지 않다. 러시아와 터키 주식만 대거 편입시켰다.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의 주식은 동유럽관련 펀드에 거의 들어가 있지 않다. 동유럽펀드라기 보다는 신흥 유럽펀드라고 바꿔야 할 정도다.
피델리티 EMEA주식형펀드에 편입된 비중있는 중동 주식은 UAE 주식으로 2.1% 정도다. 성격이 전혀 다른 영국주식은 2.2%나 사들였다.
JP모건의 JPM 중동&아프리카주식형에도 중동주식은 오만(3.4%), UAE(3.3%) 정도에 지나지 않다. 주로 남아공(49%)과 함께 펀드 이름대로라면 포함시킬 수 없는 유럽의 터키 주식(15%)를 대거 사들였다.
◆석유관련 주식은 상장도 안 돼 있어 = 중동주식의 흐름은 고유가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지 않다. 석유관련 주식이 중동지역 거래소에 거의 상장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마크 크롬바스 SGAM UK 주식운용역은 “중동 주식 중에서 석유관련 업체는 상장사가 거의 없어 포함돼 있지 않으며 남자가 결혼하기 위해선 반드시 집을 사야 하므로 부동산관련주에 주로 투자하고 오일머니가 대거 유입되는 금융쪽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주식을 주로 편입하고 있는 펀드들은 주로 러시아의 에너지주 비중을 높여놨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농산물가격이 오른다고 농산물 펀드가 상승하지않으며 에너지 펀드 역시 마찬가지인 것처럼 유가가 오른다고 에너지주와 금융주가 상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매력과 한계 = 중동-아프리카-동유럽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은 △세계경제 침체와의 차별성 △풍부한 자원과 고유가 △고성장 △인구급증 등을 매력점으로 찍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세계경제 침체에서 어느 정도나 예외일 수 있을 지 의구심을 제기하며 △유가의 추가상승에 한계가 있고 △주가에 이미 고유가가 반영됐으며 △주식시장의 유동성 적고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한계로 들고 있다.
SG의 마크 크롬바스 운용역은 “유가가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50달러보다 조금 높은 6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거나 왕족에 의해 통치되는 중동의 경우 권력자가 바뀌면 상당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계웅 펀드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새로운 펀드를 찾는 게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펀드 중 일부를 걸러내야 하는 단계”라며 “중동 등 신흥시장으로 거론되는 지역은 정보도 부족할뿐더러 유동성에도 문제가 있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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