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호텔, 유혈사태에서 가두시위까지<354호/행정>
황시장, "내가 가서 할 말도 없고, 갈 이유도 없다"....시장 사택까지 항의시위, 모습감춘 황시장
지역내일
2000-10-08
지난 6일 일산구 대화동 숙박업소 앞에서 러브호텔 난립 저지 시위 도중 숙박업소 옥상에서
날아든 네온사인 철사줄에 주민 이순덕(43·여)씨가 맞아 머리에 상처를 입었다. 사건 용의
자로 일산경찰서는 지난 7일 대화동 리베라 모텔 종업원 김모씨(24)를 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시위에 참가한 100여명의 주민들은 "이번 유혈사태는 전적으로 러브호텔을 허가한 황시장에
게 있다"며 "황시장이 현장에 나와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시위 현장을 찾은 한 관계
기관 공무원은 황시장측에게 "분위기상 빨리 와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충고했지만, 황
시장은 "내가 가서 할말도 없고, 갈 이유도 없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민회 성인택 간사는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황시장이 쥐고 있는데, 모습을 내비치지
않는 것은 민선시장으로서의 자질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저녁 7시 경 호텔투숙객 이모씨
는 리베라 모텔 정문 앞에서 시위대가 출구를 막고 있는 데도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나오다
시위 중인 주민 홍승연씨의 발에 상처를 입힌 혐의로 대화파출소에 연행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한편 사건이 불거지자 한진희 일산경찰서장이 나서 중재하기도 했다.
사택 진입 시도, 보이지 않는 황시장
저녁 7시가 되자 성난 시민들은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고, 전교조 교사와 백석동 마두동
주민들이 합세해 400여명이 대화동에 모여들었다. 밤 10시경 주민 300여명은 일산구 주엽동 문촌마을 405동 황시장 집 앞에서 시위를 이었다.
405동 앞에 모인 주민들은 "황시장은 러브호텔 난립에 대한 구체적 대책과 대화동에서 있었
던 유혈사태에 대해 공개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밤 12시가 다 되도록 황시장 모습이 보이
지 않자 주민들은 황시장 사택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시위에 참가한 주민들은 숙박업소 신
규 허가 금지, 영업중인 숙박업소 폐쇄, 신축중인 숙박업소 건축허가 취소 등을 요구했다.
시장 사택으로 진입하려는 시위 주민들과 200여명의 경찰이 몸싸움까지 벌이는 극한 대립상
태가 이어졌지만, 주민들은 끝내 황시장을 만나지 못했다.
밤늦게까지 황시장 집앞에 몰려든 주민들은 시장을 만나지 못하자 자진해산하고 향후 대규
모 항의집회를 발표했다.
현재 일산지역에 영업중인 속칭 '러브호텔'은 11개이고, 신축중이거나 허가된 곳은 24개다.
이에 반해 부천 중동의 경우 영업중인 '러브호텔'은 1개이고, 신축중이거나 허가된 곳은 4개
다. 부천시는 허가된 '러브호텔' 두 곳에 대해 허가 반려 결정을 내려 고양시와 대조되는 입
장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러브호텔 및 유흥업소 난립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공대위)는 "고양시장은 러브호텔
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하며 '시장퇴진을 위한 10만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
다. 공대위는 "서명용지는 '안티러브호텔' 홈페이지(http://lovehotel.id.ro/)에서 내려받은 뒤 각 단지별 관리사무소에서 접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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