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은 이런 사람 싫어해요

함께 일한 사람들이 본 ‘이명박이 싫어하는 4가지 유형’

지역내일 2008-02-25
“나는 늘 변하고 있다. 70~80년대 현대건설 CEO, 90년대 정치인, 2000년대 서울시장을 거치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70년대 나를 만난 사람은 환경을 무시하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2000년도에 만난 사람은 친환경주의라고 평가한다. 그래서 최근에 나를 만난 사람이 비교적 (나의 철학을) 제대로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6일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과제 워크숍에서 당선인 신분으로 한 말이다. 불도저식 제왕적 대통령 출현이 우려된다는 일부 여론을 의식한 발언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싫어하는 유형의 인물에 대한 지론은 여전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 주변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표적인 기피유형은 4가지다. △폼 잡는 사람 △돈 먹는 사람 △불성실한 사람 △핑계만 대는 과거지향적 인물이 그것이다. 이는 그가 현대건설 재직 30년간 정주영 회장과 함께 일한 경험과 서울시장직 수행과정에서 체득한 생활철학으로 향후 새 정부 인사운용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폼 잡는 사람
이 대통령이 혐오하는 유형은 능력도 없이 폼 잡는 사람들이다. 이른바 일은 안하고 책상머리에 앉아서 허풍만 떠는 유형이다.
그는 더 나아가 다소 능력이 있더라도 책상머리에서 거들먹거리는 사람은 늘 염두에 뒀다가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후문이다. 현대건설에서 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A씨는 “본인이 어렵게 고학하는 과정에서 지위만 믿고 주위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나쁜 감정을 갖게 된 듯하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형식보다는 결과와 실속을 따져 밀어붙이는 현대건설 사풍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② 검은 돈 받는 사람
뒷돈을 받는 부하직원에 대한 ‘이명박 회장’의 반응은 유달리 차가웠다.
현대건설 CEO 당시 돈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액수를 막론하고 면전에서 이유도 설명도 않고 인사조치했다는 것. 건설회사 특성이 ‘검은 돈’이 거래될 소지가 많은데다 이런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 회사 존폐가 문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통령 스스로 뒷돈과는 담을 쌓아왔던 경험이 ‘뇌물에 엄격한 CEO’를 만들었다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회장 승진 이후 현대그룹 6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함께 맡아, 모든 계열사로부터 사장직 급여를 공식적으로 받았다는 것이다. 당시 이명박 회장을 신임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배려 때문이다. 이 돈을 비서가 차곡차곡 관리해 큰 돈이 됐고 부동산 재테크를 통해 상당한 재산을 모아 굳이 뒷돈을 챙길 필요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당시 이 회장은 검은 돈을 받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함께 일하지 못할 사람’으로 낙인찍었다는 것이다.

③ 불성실한 사람
이 대통령이 혐오하는 마지막 유형은 지각하거나 불성실한 사람이다. 특히 업무상 술을 먹었더라도, 나와서 쉴지언정 출근은 제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
이같은 MB의 생활철학은 정주영 회장의 경영방식과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 정 회장은 아들은 물론 며느리까지 새벽 4시30분에 집으로 불러 아침밥을 먹고 함께 출근하도록 했다. 해만 뜨면 현장이 돌아가야 하는 건설회사의 특성과 부지런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철학 때문이다.
정주영 회장은 새벽 6시30분을 전후해 주요 임원 방으로 전화를 걸어 상황을 챙기곤 했다는 것이 주위의 전언이다. 결국 이 시간까지 상황파악이 준비되지 않으면 ‘왕회장’에게 단단히 찍힐 수밖에 없었던 것. 이같은 훈련을 받은 이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아침형 인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대선 당시 지방행사를 챙기기로 한 ㄱ의원이 전날 과음으로 약속을 어기자 이 대통령이 아직까지 ㄱ의원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④ 핑계 대는 사람
책임 지지 않기 위해 일을 미루고 핑계만 대는 사람도 이 대통령이 싫어하는 대표적 유형이다. 인수위 초기 정부조직개편안이 나오고 조정대상 부처 공무원들이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반대하자 크게 화를 낸 대목과도 일맥상통한다.
실제 서울시장 시절 시장이 지침을 준 일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는 답변만 준비해 온 공무원들은 대부분 아웃됐다는 것. 또 지나치게 시간을 끌며 토론하거나 위원회나 관련부서에 위임하며 결정을 미루는 것도 싫어했다. 반면 결과가 좋지 않았을 경우에는 본인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임기 후반에는 이같은 스타일을 파악한 공무원들이 오히려 속편하게 일했다는 후문이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사심없이 열심히 일한 경우에는 징계보다 격려가 따랐기 때문. 이같은 서울시 분위기가 버스중앙차로제나 청계천공사를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지난 2005년 당시 이 시장은 7월1일부터 교통카드 개편안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모 국장이 간부회의에서 “시뮬레이션이 더 필요하다”고 만류하자 즉시 인사조치했다. 그러나 전면개편 이후 교통카드 대란이 일어나자 관련부처 공무원을 징계하는 대신 본인이 공개석상에서 머리 숙여 사과하는 것으로 끝내기도 했다.
성홍식·김성배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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