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지역내일 2008-03-03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Mean Markets and Lizard Brains).
테러 번햄/서은숙 옮김/갤리온/1만3000원

투자 실패 원인은 내 안에 있다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Mean Markets and Lizard Brains). 원제를 충실하게 옮긴 책 제목은 ‘무자비한 시장과 돌머리들''이라고 한국식으로 바꿔 불러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책을 읽어보면 “당신의 머리는 돈을 벌기엔 너무 낡았다”는 표지의 문구가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왜 매번 나는 주식을 비싼 값에 사서 싼 값에 팔 수밖에 없었을까. 합리적 판단을 하는 ‘전두엽’이 ‘도마뱀의 뇌’에 둘러싸여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 머리에는 수렵시절에나 적절했을, 낡은 ‘도마뱀의 뇌’가 비합리적 판단을 지배하고 있다.
시장이 합리적이라고? 보이지 않는 손이 충실하게 작동한다고?
인간 심리와 행동을 분석해 경제학에 적용하는 행동경제학자인 저자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합리적으로 가장 쌀 때 주식을 사서 가장 비쌀 때 주식을 팔기 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생각으로 투자를 한다. 그리고 실제 자신이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내가 이런 생각으로 주식을 사려 할 때 주식을 파는 사람도 똑같은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은 비열하고 무자비해진다. 주가는 예측 불가능하며 부동산은 비합리적으로 형성된다. 19세기 튤립 한 송이가 집 한 채값에 거래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같은 현상이 지금도 월스트리트에서, 여의도에서 벌어지고 있다.
더구나 사람들은 비판받는 걸 두려워하며 남과 다르게 움직이기를 주저한다. 모두가 ‘예스’라고 말할 때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과거의 신화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을 불러왔다.
가장 치명적인 착각은 과신이다.
돈을 조금 잃었을 때의 심리를 생각해보자. 돈을 잃는 것에 대한 반감이 고집을 부리는 동기를 유발한다. ‘손실을 본 사람’이라는 이름표를 떼기 위해 터무니없는 위험을 무릅쓰게 된다.
결국 내 수익률을 마이너스로 끌어내리는 건 금융회사 직원도, 그럴듯한 선전문구도 아닌 ‘도마뱀 수준의’ 내 머리다.
이 책에 어떤 주식을 사라는 충고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도마뱀의 머리를 가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책값은 충분히 빠진다. #1~#8까지 나오는 불변의 원칙을 체득하면 책값 이상을 건지게 될 것이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