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들의 사회적 책임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28일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장관 후보자 2명의 낙마와 관련한 일반 국민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우리나라에는 장관이 될 만큼 ‘잘났으되 깨끗한 사람’이 왜 이렇게 적으냐”는 탄식조의 반응들이었다.
정치인을 포함한 지방과 중앙정부의 고위 공직자, 기업, 그리고 사회 엘리트들의 사회적 책임은 단순히 도덕군자가 짐짓 설교조로 설파하는 ‘거룩한 말씀’이 아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이미 세계적으로 주요한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우리나라에서도 몇써 몇 년 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흐름이 학계, 시민단체, 기업들에 의해 형성되어 왔다.
영미식의 주주 자본주의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이윤추구에만 골몰하고 환경을 파괴하고 지역사회나 고객들에게 무책임하며, 근로자들의 고용이나 복지를 무시하거나 무관심하다는 비판이 세계적으로 비등해지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크게 부상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 특히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들이 이윤추구와 더불어 지역사회, 고객, 환경, 근로자 등에 대해 일정한 책임과 봉사를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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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세계 일류기업으로서 첨단제품을 수출하여 국민경제에 기여해 온 이면에 임원들의 이름을 차용하여 불법으로 막대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으로 삼성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포함해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삼지모)’라는 모임까지 만들어 사회로부터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듣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규모 불법행위가 폭로되면서 그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삼지모를 만든 것조차도 위선이 아니냐는 비판에 할 말이 없게 되었다.
이번에 새 정부의 장관후보에 오른 분들 가운데 세 분이 부동산투기 의혹, 자녀 이중국적 문제 등으로 낙마를 하고 말았다. 장관이 될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도덕성, 사회적 책임이라는 면에서 우리 사회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 사회의 얼마나 많은 엘리트들이 지난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이런 방식으로 투자가 아닌 상습적인 부동산 투기로 재산을 모았는지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에 장관 후보에 오른 분들 말고도 우리 사회 엘리트들 가운데 비슷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사람들이 매우 많을 것이다.
또한 국립대병원과 유명 사립대병원의 잘 나가는 의사 355명이 소위 특정약품을 써주는 대가로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가 하면 부인의 외국여행비까지 물려 금품수수 혐의로 입건되었다. 일부 대학교수들은 학위를 사거나 제자논문 혹은 다른 사람의 논문을 표절하는 행위가 드러났다.
얼마 전 국내 대형교회 목사들의 호화생활, 세습 등이 방송에 폭로되었는데 이들은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해당 언론을 공격하는 파렴치함을 보이기도 했다. 법조계에 대해서도 많은 국민들이 ‘전관예우’의 관행,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믿고 있다.
국회의원이나 장관을 포함한 많은 공직자와 그 아들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군대를 면제받은 비율이 이상하게도 일반 남자들 중 군대면제 받은 비율 보다 높다. 군대를 다녀온 많은 사람들을 열받게 하는 일이다.
우리 사회의 엘리트들과 부자들이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불법이냐 아니냐는 소극적인 잣대가 아니라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기준에 비추어 떳떳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사회적 지위, 학식과 명예, 부가 그 결과만이 아니라 그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검증될 때 사회의 엘리트들과 부자들은 국민들로부터 진심으로 존경을 받으며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법을 만들고 질서를 세우는 사회의 엘리트와 공직자들이 그 행동에서부터 국민들로부터 정당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그래야 일반 대중들에게 법과 원칙의 엄중하게 적용해도 ‘왜 우리만 그러느냐’는 볼 멘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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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정서법’이 실정법에 비해 불합리하고 지나치게 부자와 엘리트들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부정적으로 말하고 있으나 이것이야말로 우리나라 국민들 사이에 형성된 사회적 기준이다.
사회의 엘리트들은 우리 사회에 대해 지고 있는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겨야 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에 선진화되기 위해 갖추어야 하는 사회적 자본의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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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28일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장관 후보자 2명의 낙마와 관련한 일반 국민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우리나라에는 장관이 될 만큼 ‘잘났으되 깨끗한 사람’이 왜 이렇게 적으냐”는 탄식조의 반응들이었다.
정치인을 포함한 지방과 중앙정부의 고위 공직자, 기업, 그리고 사회 엘리트들의 사회적 책임은 단순히 도덕군자가 짐짓 설교조로 설파하는 ‘거룩한 말씀’이 아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이미 세계적으로 주요한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우리나라에서도 몇써 몇 년 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흐름이 학계, 시민단체, 기업들에 의해 형성되어 왔다.
영미식의 주주 자본주의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이윤추구에만 골몰하고 환경을 파괴하고 지역사회나 고객들에게 무책임하며, 근로자들의 고용이나 복지를 무시하거나 무관심하다는 비판이 세계적으로 비등해지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크게 부상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 특히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들이 이윤추구와 더불어 지역사회, 고객, 환경, 근로자 등에 대해 일정한 책임과 봉사를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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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세계 일류기업으로서 첨단제품을 수출하여 국민경제에 기여해 온 이면에 임원들의 이름을 차용하여 불법으로 막대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으로 삼성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포함해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삼지모)’라는 모임까지 만들어 사회로부터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듣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규모 불법행위가 폭로되면서 그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삼지모를 만든 것조차도 위선이 아니냐는 비판에 할 말이 없게 되었다.
이번에 새 정부의 장관후보에 오른 분들 가운데 세 분이 부동산투기 의혹, 자녀 이중국적 문제 등으로 낙마를 하고 말았다. 장관이 될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도덕성, 사회적 책임이라는 면에서 우리 사회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 사회의 얼마나 많은 엘리트들이 지난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이런 방식으로 투자가 아닌 상습적인 부동산 투기로 재산을 모았는지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에 장관 후보에 오른 분들 말고도 우리 사회 엘리트들 가운데 비슷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사람들이 매우 많을 것이다.
또한 국립대병원과 유명 사립대병원의 잘 나가는 의사 355명이 소위 특정약품을 써주는 대가로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가 하면 부인의 외국여행비까지 물려 금품수수 혐의로 입건되었다. 일부 대학교수들은 학위를 사거나 제자논문 혹은 다른 사람의 논문을 표절하는 행위가 드러났다.
얼마 전 국내 대형교회 목사들의 호화생활, 세습 등이 방송에 폭로되었는데 이들은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해당 언론을 공격하는 파렴치함을 보이기도 했다. 법조계에 대해서도 많은 국민들이 ‘전관예우’의 관행,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믿고 있다.
국회의원이나 장관을 포함한 많은 공직자와 그 아들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군대를 면제받은 비율이 이상하게도 일반 남자들 중 군대면제 받은 비율 보다 높다. 군대를 다녀온 많은 사람들을 열받게 하는 일이다.
우리 사회의 엘리트들과 부자들이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불법이냐 아니냐는 소극적인 잣대가 아니라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기준에 비추어 떳떳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사회적 지위, 학식과 명예, 부가 그 결과만이 아니라 그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검증될 때 사회의 엘리트들과 부자들은 국민들로부터 진심으로 존경을 받으며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법을 만들고 질서를 세우는 사회의 엘리트와 공직자들이 그 행동에서부터 국민들로부터 정당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그래야 일반 대중들에게 법과 원칙의 엄중하게 적용해도 ‘왜 우리만 그러느냐’는 볼 멘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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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정서법’이 실정법에 비해 불합리하고 지나치게 부자와 엘리트들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부정적으로 말하고 있으나 이것이야말로 우리나라 국민들 사이에 형성된 사회적 기준이다.
사회의 엘리트들은 우리 사회에 대해 지고 있는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겨야 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에 선진화되기 위해 갖추어야 하는 사회적 자본의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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