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 대통령 경제살리기 기대
중년층 일부, ‘총선 견제론’ 주장
서울 도봉갑은 창동, 쌍문동 일대를 아우르는 ‘서민 밀집지역’이다. 민주화 운동의 좌장이자 3선인 김근태 의원 지역구이기도 하다.
게다가 옆 동네 도봉을에도 같은당 유인태 의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로 인해 오랜기간 도봉구는 한나라당 취약지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 17대 대선을 기점으로 도봉갑 민심은 조금 달라졌다.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도봉구 득표율은 53.12%에 달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대선을 통해 급부각된 이른바 ‘뉴라이트’ 세력의 자유주의 연대 대표 출신인 신지호씨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다. 한나라당은 뉴라이트 세력이 과거 민주당의 이념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변화와 상징성이 맞물리면서 오는 4월 총선에서 도봉갑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총선을 약 한달 앞두고 도봉갑의 민심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경제 정말 살아날까” 최대 관심사 = 주민들의 정치적 관심사는 두가지로 압축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잘하고 있느냐, 4월 총선에서 어느 당을 밀어줄 것이냐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경제살리기 기대감이 강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주목할 점은 이런 의견을 말하면서 대다수가 ‘아직은’이라는 전제를 달았다는 점이다.
도봉구 창5동의 대형상가인 이마트와 쌍문옆 앞 구 시장과 주변 주택가에서 만난 주민들의 반응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잘할거라고 아직은 기대를 한다. 회사 사장도 했고, 대선에서도 경제살린다고 약속했으니까 이제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려 한다.” (자영업자 김 모씨·43세)
“대통령이 취임한지 한달도 안됐으니까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아직은 기다려줘야 한다. 그런데 기름값이 자꾸 올라서 대통령이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회사원 박 모씨·45세)
자영업자를 비롯한 40~50대의 답변은 새 정부의 경제살리기에 대한 기대가 높은만큼 가시적 성과가 빨리 드러나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요약됐다. 예상만큼 실물경제가 풀리지 않으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는 답변도 많았다.
주부들은 경제 이외에도 교육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자녀를 둔 주부들 대다수가 “영어교육 때문에 가계비 부담이 더 커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장년층 통합민주당 비난, 중년층 대통령 비판 = 총선에 대한 관심도 새 정부와 연결돼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의 정치구도를 ‘이명박 대통령 vs 통합민주당’으로 보고 있었다. 한나라당에 대한 평가나, 도봉갑에 출마한 여야후보들에 대해서는 언급이 별로 없었다. 후보가 누구인지 모르는 주민들도 많았다.
이는 대선이 끝난 후 대부분의 정치뉴스가 새 정부에 관한 것이고, 최근 들어 청와대와 통합민주당이 대결하는 듯한 국면이 펼쳐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의 정치상황에 대한 평가는 세대별로 엇갈렸다.
장년층들은 ‘장관 인선’등 새정부 출범과 맞물린 잡음의 원인을 통합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쌍문동과 창동 일대 경로당 60~70대의 노인들은 “일단 정부가 제대로 출범하게 해줘야 하는데 민주당이 일을 못하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선에 대해서도 “통합민주당이 저렇게 이명박 대통령을 방해하니까 경제를 살리기 어려울 것이고 그러니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을 밀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장년층 일부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총선을 통한 견제’ 를 강조했다. 이들 역시 여야 대결 구도보다는 ‘이명박 대 통합민주당’으로 총선을 해석하고 있었다.
20년 이상 도봉갑에 거주했다는 40대 최 모씨는 “6개월 걸려 할 일을 대통령은 한달안에 다 끝내려고 해서 문제”라며 “국민의 의견을 천천히 듣도록 야당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가 주장하는 대의나 명분, 이념대결은 정작 유권자 가슴에는 큰 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유권자들은 “우리 지역구 후보들의 주장이 무슨 내용인지 서로 무슨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구체적으로 지역 공약이 나오면 그걸보고 서민을 잘 먹고 잘 살게 해주는 사람을 뽑겠다”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중년층 일부, ‘총선 견제론’ 주장
서울 도봉갑은 창동, 쌍문동 일대를 아우르는 ‘서민 밀집지역’이다. 민주화 운동의 좌장이자 3선인 김근태 의원 지역구이기도 하다.
게다가 옆 동네 도봉을에도 같은당 유인태 의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로 인해 오랜기간 도봉구는 한나라당 취약지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 17대 대선을 기점으로 도봉갑 민심은 조금 달라졌다.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도봉구 득표율은 53.12%에 달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대선을 통해 급부각된 이른바 ‘뉴라이트’ 세력의 자유주의 연대 대표 출신인 신지호씨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다. 한나라당은 뉴라이트 세력이 과거 민주당의 이념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변화와 상징성이 맞물리면서 오는 4월 총선에서 도봉갑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총선을 약 한달 앞두고 도봉갑의 민심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경제 정말 살아날까” 최대 관심사 = 주민들의 정치적 관심사는 두가지로 압축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잘하고 있느냐, 4월 총선에서 어느 당을 밀어줄 것이냐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경제살리기 기대감이 강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주목할 점은 이런 의견을 말하면서 대다수가 ‘아직은’이라는 전제를 달았다는 점이다.
도봉구 창5동의 대형상가인 이마트와 쌍문옆 앞 구 시장과 주변 주택가에서 만난 주민들의 반응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잘할거라고 아직은 기대를 한다. 회사 사장도 했고, 대선에서도 경제살린다고 약속했으니까 이제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려 한다.” (자영업자 김 모씨·43세)
“대통령이 취임한지 한달도 안됐으니까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아직은 기다려줘야 한다. 그런데 기름값이 자꾸 올라서 대통령이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회사원 박 모씨·45세)
자영업자를 비롯한 40~50대의 답변은 새 정부의 경제살리기에 대한 기대가 높은만큼 가시적 성과가 빨리 드러나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요약됐다. 예상만큼 실물경제가 풀리지 않으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는 답변도 많았다.
주부들은 경제 이외에도 교육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자녀를 둔 주부들 대다수가 “영어교육 때문에 가계비 부담이 더 커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장년층 통합민주당 비난, 중년층 대통령 비판 = 총선에 대한 관심도 새 정부와 연결돼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의 정치구도를 ‘이명박 대통령 vs 통합민주당’으로 보고 있었다. 한나라당에 대한 평가나, 도봉갑에 출마한 여야후보들에 대해서는 언급이 별로 없었다. 후보가 누구인지 모르는 주민들도 많았다.
이는 대선이 끝난 후 대부분의 정치뉴스가 새 정부에 관한 것이고, 최근 들어 청와대와 통합민주당이 대결하는 듯한 국면이 펼쳐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의 정치상황에 대한 평가는 세대별로 엇갈렸다.
장년층들은 ‘장관 인선’등 새정부 출범과 맞물린 잡음의 원인을 통합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쌍문동과 창동 일대 경로당 60~70대의 노인들은 “일단 정부가 제대로 출범하게 해줘야 하는데 민주당이 일을 못하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선에 대해서도 “통합민주당이 저렇게 이명박 대통령을 방해하니까 경제를 살리기 어려울 것이고 그러니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을 밀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장년층 일부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총선을 통한 견제’ 를 강조했다. 이들 역시 여야 대결 구도보다는 ‘이명박 대 통합민주당’으로 총선을 해석하고 있었다.
20년 이상 도봉갑에 거주했다는 40대 최 모씨는 “6개월 걸려 할 일을 대통령은 한달안에 다 끝내려고 해서 문제”라며 “국민의 의견을 천천히 듣도록 야당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가 주장하는 대의나 명분, 이념대결은 정작 유권자 가슴에는 큰 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유권자들은 “우리 지역구 후보들의 주장이 무슨 내용인지 서로 무슨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구체적으로 지역 공약이 나오면 그걸보고 서민을 잘 먹고 잘 살게 해주는 사람을 뽑겠다”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