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길에 넘지 못할 산은 없다”(이명우 통신원)

지역내일 2008-03-11
“삶이란 길에 넘지 못할 산은 없다”
척수 장애인 설리반 밴쿠버 시장 ‘슈퍼맨’ 추모상 받아

장애인 인권운동. 시정활동 인정 … 최근 첫사랑과도 재결합

캐나다 서부 도시 밴쿠버의 샘 설리반 시장이 영예로운 상을 받았다. 설리반 시장은 영화 ‘슈퍼맨(Superman)’의 스타로 작고한 크리스토퍼 리브를 기리기 위해 설립된 권위 있는 상의 수상자가 되었다. 이전의 수상자는 역시 캐나다의 장애인 운동가 릭 한센이었다. 설리반 시장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지난 3월7일 캐나다 에드몬튼에서 영광스런 상을 받았다.
이 상은 척수 장애인으로서 세계에서 현저한 공헌을 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알다시피 영화배우 크리스토퍼 리브는 1995년 승마를 하다가 낙마해 중증 척수 장애인이 되었다. 이후 그는 장애를 딛고 척수 장애인의 재활과 의료운동에 헌신하는 삶을 살다 세계인들의 애도 속에 2004년 10월10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샘 설리반 시장이 세계인의 눈에 각인 된 것은 2년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였다. 2010년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지 밴쿠버의 시장으로써 참가한 설리반 시장은 전동 휠체어에 오륜기를 곶은 채 무대를 크게 돌며 관중들에게 환호했다. 이 장면은 폐회식을 지켜보던 많은 세계인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샘 설리반 밴쿠버 시장은 크리스토퍼 리브 못지 않은 역경을 헤치며 성공적인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그는 19세의 젊은 나이에 스키를 타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평소 스키광이던 그는 고난도의 스키를 즐기다 그만 목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 만 것이다. 목뼈가 부러진 샘은 이후 사지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척수 장애인이 되고 말았다.
졸지에 사지 장애인이 된 샘은 극심한 좌절로 7년 동안이나 자살 충동에 시달려야 했다. 장애인이 된 후 어릴 적부터 짝사랑하던 연인 자네타의 행복을 빌며 어쩔 수 없이 떠나 보내야 했다. 이후로 샘은 외롭게 방에만 쳐박혀서 10년을 장애인 연금에만 의지해 의미 없는 삶을 살았다.
그런 샘은 어느 날 문득 이제 다시 일어서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일었다. 장애라는 이유 때문에 이렇게 삶을 허비할 순 없었다. 그는 다시 산으로 강으로 나서고 싶었다. 혼자서 오랜 연구 끝에 샘은 결국 장애인을 위한 보트를 만들어 강과 바다를 누볐고 산간용 휠체어도 만들어 혼자 힘으로 산에 올랐다. 중단했던 공부도 다시 시작했다. 명문 사립대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장애인 관련 사회활동을 활발히 벌이게 된다.
대학을 졸업한 후 샘은 본격적으로 장애인 인권을 위한 시민단체를 만들어서 활동하게 되고 1993년에는 정계에 입문하기에 이른다. 그는 ‘무정당파 연합(Non Partisan Association)’ 후보로 1993년 처음으로 밴쿠버 시의원에 당선된 이후 4선 의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며 밴쿠버의 유명 인사가 되었다. 척수 장애인 설리반의 꿈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막강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NPA의 시장 후보가 된 그는 2005년 11월엔 결국 영광스런 밴쿠버 시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2008년, 이제 설리반 시장의 성공 스토리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로 이어졌다. 설리반 시장은 지난 1월 어린 시절 동네 소꿉친구였던, 어쩔 수 없이 떠나 보내야 했던 연인 자네타에게 20년만에 청혼, 곧 웨딩마치를 올릴 예정이다.
지역 일간지 ‘밴쿠버 선’은 1월7일 설리반 시장이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도시 베니스에서 오랜 연인 린 자네터와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며 청혼했다고 보도했다. ‘밴쿠버선’에 따르면 “설리반 시장은 9살 때 같은 동네로 이사온 한 살 연상의 린 자네타를 보고 반해 사귀었으나 사고를 당한 후 이후 헤어져 각자 다른 상대와 결혼했다가 이혼, 다시 만나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그의 오랜 연인이자 정치적 동반자로 알려진 자네타는 마이크로소프트사 창립자인 빌 게이츠의 결혼식 때 꽃 장식을 담당했을 정도로 유명한 화환 디자이너로, 설리반이 시장 출마에 나섰을 때부터 그의 손과 발이 돼 뒷바라지 해 왔다.
혼자 옷을 갈아 입고 눕기까지 거의 한 시간이 걸린다는 중증 장애인 설리반 시장. 그러나 그는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며 밴쿠버 중국 커뮤니티의 지지를 끌어냈으며 결국 이것이 팽팽하던 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는 결정적인 힘이 되었다.
그러나 첫사랑과의 재회에까지 성공한 설리반 시장이 2010년 동계 올림픽 개최 도시의 시장으로 휠체어를 탄 채 다시 올림픽 오륜기를 흔들 수 있을 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설리반 시장은 올해 실시되는 밴쿠버 시장 선거에서 미인대회를 거친 유명 방송 앵커 출신인 여성 정치인 캐롤 테일러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재무장관과 맞서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가 소속된 NPA에서도 피터 래드너 시의원이 시장 후보 경선에 나설 것을 선언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러나 불구의 몸으로 지금껏 불가능을 가능으로 의연히 바꾸어 왔던 설리반 시장에게 차기 선거도 넘지 못할 산만은 아닐 게 분명하다.
밴쿠버·캐나다 = 이명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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