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공직자가 머슴이 되려면

지역내일 2008-03-11
공직자가 머슴이 되려면

이명박정부는 어떤 정부인가. 대부분의 국민은 실용정부라고 부른다. 이 대통령이 성장을 강조하고 규제완화를 강조해서인지 영어로 비즈니스 플렌들리 정부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상당수 이명박정부쪽에서는 섬김의 정부라고 불리는 것을 원하는 것 같다. 이 대통령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섬김을 강조하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장로이기도 한 이 대통령은 9일 기획재정부 보고에서도 섬김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는 서번트(servant)다. 국민을 위한 쉽게 말하면 머슴”이라며 섬김의 정치, 봉사하는 공직사회를 강조했다.
이명박정부가 섬김의 정부라면 섬기는 리더십(서번트 리더십)은 무엇인가. 경영학계에서 서번트 리더십을 30년 전 최초로 소개한 로버트 그린리프에 따르면 봉사에 초점을 두며, 종업원 고객 및 커뮤니티를 우선으로 여기고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헌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사안일한 철밥통 아니었는지 반성해야
그는 서번트 리더십의 아이디어를 헤르만 헷세의 소설 ‘동방으로의 여행’에서 얻었다고 실토했다. ‘동방으로의 여행’ 주인공 레오는 여행 중 모든 잡일을 맡아한다. 레오가 없어지기 전까지는 모든 일은 잘 돌아간다. 그러나 갑자기 레오가 사라지자 여행객은 혼돈에 빠진다. 결국 여행은 중단된다. 섬김의 일꾼인 레오가 없어지자 여행을 계속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여행객 중 한 사람은 몇 년을 찾아 헤맨 끝에 한 교단에서 레오를 만날 수 있었는데 레오는 다름 아닌 교단의 정신적 지도자였다. 그린리프는 서번트 리더의 전형으로 레오를 꼽은 것이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면 과연 가장 국민을 섬겨야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대부분은 공직자라는 데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공직자는 정말 국민을 하늘같이 알고 국민을 섬기고 국민에게 봉사했는가.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공직자가 얼마나 될 것인가. 이 대통령도 이날 “공직자들이 머슴역할을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공직자들을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여건이 어렵고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면 회사 간부들은 잠을 못잔다”고 소개하며 “국민이 일자리가 없고 서민이 힘들어할 때 공직자들은 과연 그런 생각으로 일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정신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공직사회의 대변화를 주문했다.
그렇다. 대통령의 말대로 공직자들은 이제까지 국민의 머슴 역할을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그리고 철밥통이 아니었는지 반성해야 한다. 국민이 힘들어 할 때 같이 고민하며 밤잠을 설쳤는지 진정 반성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공직자들이 복지부동하고 무사안일할 때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정말 고민해야 한다. 뼈를 깎는 변화와 개혁이 요청되는 것이 아닌가.
우선 공무원 사회에도 국민이 납득할만한 평가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민간 부문에는 평가제도가 확립돼 조금 잘못해도 징계를 받고 직장에서 퇴출되는데 공직사회만 철밥통일수는 없다. 잘못하는 공직자는 교육도 받고 징계도 받아야 한다. 공직자도 일반 국민처럼 제도와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경쟁케 해야 한다. 사립교원도 광의의 공직자이니만큼 교직사회 전반의 평가제도 확립도 절실하다.

평가제도 확립하고 공무원연금도 개혁해야
공직사회에 평가제도가 확립되지 못한 결과 3년 동안 한 달에 서너번만 출근하고도 별다른 인사조치를 받지 않고 근무한 지방공무원도 있었다. 최근에 있었던 서해 원유유출사고나 숭례문 방화사건, 그리고 정부종합청사 화재사건도 공직자의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가 원인이 아니었던가. 사실 지금까지 많은 공직자는 국민의 도우미가 아니라 규제의 칼날을 휘두르는 군림하는 상관이 아니었던가. 이명박정부가 진정 국민을 섬기는 정부라면 평가제도를 확립하고 기강을 세워야 한다. 부조리도 단절해 일하고 봉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공직자가 국민의 모범이 돼야 한다면 공무원연금 개혁도 빠를수록 좋다. 행정안전부장관도 올 상반기 중 공무원연금 개혁을 마무리하겠다고 한 만큼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다만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공무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 반발을 극소화해야 할 것이다. 공직자들도 ‘밥통’이 줄어든다 반대할 것이 아니다. 군인연금과 사립학교연금도 같이 개혁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정세용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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