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씨 치밀한 준비, 단독범행”

범행동기 여전히 의문 … 범행후 해외 도피계획도

지역내일 2008-03-12
일가족 살해사건의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호성씨는 사건을 치밀하게 준비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이씨의 단독범행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범행동기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혹이 적지 않다.

◆공범은 있나 = 사건의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나면서 경찰은 공범존재여부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먼저 피해자 김씨가 살던 아파트 현관과 주차장 CCTV에 찍힌 인물이 같은 사람인지 여부를 계속 분석하면서 공범의 존재여부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이 CCTV 녹화 테이프를 국과수로 보내 이씨와 동일한인물인지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현재 경찰은 실종 당일인 지난달 18일 밤 김씨 아파트 CCTV에 찍힌 대형 여행가방을 실어내는 남성과 이틀 뒤인 20일 오후 김씨 아파트 주차장에 승용차를 세우고 달아난 남성 등을 확인했지만 이들이 동일인물인지는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약간 뚱뚱하고 체격이 큰 편인데 20일 주차장에서 달아난 남성은 호리호리한 체격”이라며 “두 사람이 동일인물인지 계속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 가게의 주방장 한모씨는 주차장 CCTV를 보고 “딱 보니까 이호성이다”라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범행동기, 단순 돈때문인가 = 이씨의 범행동기는 돈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사기 혐으로 수배돼 신용불량자였던 이씨가 돈 문제를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돈 문제로 다툼이 생기자 김씨를 살해한 뒤 완전 범죄를 위해 세 딸도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11일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에서 홍성삼 서울 마포경찰서장은 “이씨와 김씨가 함께 다니면서 돈을 인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씨가 자신의 채무 관계때문에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살해된 김 모(46)씨는 지난해 10월 아파트 전세계약을 맺으면서 잔금 1억7천만원을 올해 2월20일까지 주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돈을 ㅎ은행에 예치해 놓고 있다가 2월15일 다시 찾아 ㄱ은행 등에 분산 예치하고, 사흘 뒤인 18일 다시 현금으로 인출했다.
경찰은 이 돈을 이씨가 빼앗았거나 빌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전세금 지급일이 다가오면서 김씨로부터 “잔금을 지불해야 하니 빌린 돈을 갚으라”는 독촉에 시달리게 되자 결국 김씨를 살해하기로 결심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해왔다는게 경찰의 추정이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김씨한테서 받은 1억 7000만원 가운데 5000만원은 2월19일 채권자 이 모(여)씨를 통해 부탁해 형 통장에 입금하게 했다. 그리고 지난 8일엔 역시 이씨한테 얘기해 4000만원을 내연관계에 있는 차모씨에게 입금시키고 1000만원은 이씨의 빚을 갚았다.
하지만 숨진 김씨의 오빠는 “1억7000만원 이외에도 이씨가 더 가지고 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동생이 살았던 홍제동 아파트를 판 돈이 3억원 이상인데 동생 통장에 2000만원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범행동기가 충분히 밝혀진 것은 아니다. 모두 100여억원이상의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씨가 고작 이 정도의 돈때문에 일가족 4명을 잔혹하게 살해했겠는가 하는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범행 수법 잔혹, 도피계획도 세워 = 11일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 네 모녀는 모두 타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중석 국과수 법의학부장은 “어머니 김모씨와 둘째·셋째 딸의 사인은 질식”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 모두 둔기에 의한 상처가 발견됐다.
범행 당일인 지난달 18일 오후 김씨와 둘째·셋째 딸 모두 김씨 아파트에서 함께 있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외출했다가 유인된 것으로 추정되는 큰딸은 ‘두개골 골절 등 머리 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팔에 멍이 드는 등 저항의 흔적도 많이 보였다고 한다. 경찰은 “이씨가 큰딸의 팔을 붙잡고 얼굴을 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씨는 범행 전 해외 도피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달 18일 오전 10시경 서울 광화문 모여행사에 휴대전화를 걸어 해외 항공편을 문의했다는 것이다.
이상선 기자 ss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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