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만에 막내린 쿠데타

이재오·후보 55명 출마키로 … 7월 당권도전 산 넘어 산

지역내일 2008-03-25 (수정 2008-03-25 오전 9:18:52)
총성은 요란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여의도 정치판을 뜨겁게 달궜던 여당발 친위쿠데타는 이틀만에 막을 내렸다. 당내 최대계파로 분류되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총선후보 55명은 절대권력 앞에서 역부족을 실감해야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25일 오전 10시 구산동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확인했다. 이틀전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동반불출마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민심수습책을 건의했다가 거부당한 뒤 이틀만의 결심이다. 한 측근은 이날 오전 “출마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제와서 혼자 불출마하면 지역구 여론조사에서 뒤지는 것을 염두에 둔 비겁한 행동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 불출마를 요구하며 공천반납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던 총선후보 55명도 “총선에서 심판받겠다”는 결론으로 선회했다. 한 후보는 “우리로서도 다른 방법이 없다. 공천반납은 애당초 가능한 카드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이 전 최고위원과 후보 55명의 분위기는 말그대로 침통함이다. 자신들은 △‘강부자’ ‘고소영’이란 비난을 샀던 인사실패 △인수위의 월권과 과속 △당내 최고령·최다선인 이 부의장 출마로 인한 개혁공천 퇴색 등으로 인해 민심이 돌아서는 상황을 전달했을 뿐인데 청와대가 감정적으로만 해석했다는 불만이다. 범 이명박계 내부의 파워게임이 아니라 진심으로 이명박 정권을 위해 고언했는데 청와대는 “권력내 주도권을 잡으려는 불순한 의도”로만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오는 7월 당권을 노리는 이재오계는 순수한 의도로 거사에 나섰건 주도권 다툼을 벌였던간에 깊은 상처를 입은게 사실이다. 이 부의장과 깊어진 골을 넘어 당권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는 결국 총선결과에 달렸다는 관측이다.

하루만에 확인된 형제애
이 대통령, 형님 불출마 수용안해 … 민심 이반 여전히 부담

형제애는 뜨거웠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측근이 제기한 형님의 총선 불출마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고 형님은 출마의지를 재확인했다. 절대권력 앞에서 주변권력은 무기력할 뿐이었다.
이 대통령은 23일 밤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이 부의장 불출마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한발 더나가 민심이반을 전달한 총선후보 55명에 대해선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 부의장을 당내 공세로부터 감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판단 배경에는 이 부의장만이 대통령 입장에서 당내 권력투쟁을 조율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의장의 출마의지는 더욱 분명하다. 이 부의장은 쿠데타가 일어난지 하루만인 24일 이 전 최고위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부의장은 포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에서 손 떼라, 공천 잘못 책임지라는 건데 나한텐 해당되는게 없다. 자기(이 전 최고위원)가 뒤에서 개입해놓고 나한테 그러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번 사태로 인해 대통령 형제의 믿음과 의지는 새삼 확인됐지만 동시에 멀어져가는 민심을 놓친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총선후보 55명이 지적했듯 인수위와 내각인사 실패에 이은 형님공천으로 인해 민심이반이 극심한데 대통령 형제만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있다는 것이다. 실제 전날 MBC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부의장이 문제있으면 공천반납해야한다”는 응답이 76.6%에 달했다. “불출마요구는 적절치않다”는 응답은 16.6%에 그쳤다. SBS조사에선 한나라당 지지율이 51.0%(2월6일)에서 36.7%(3월24일)로 급락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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