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구도 뜨고 정당구도 져
현역의원 유리·무당층 확대·소계보정치 활개
245명의 지역대표를 뽑는 4·9총선이 오늘부터 본격 시작됐다. 18대 총선의 특징은 전국적인 이슈나 쟁점이 없다는 것이다. 여야 모두 공천을 둘러싼 내부 갈등에 매몰되어 아무런 쟁점을 만들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친이-친박 갈등과 내부 권력투쟁으로 유권자에게 실망을 주고 있으며, 민주당은 개혁공천이 용두사미로 끝나 국민의 관심을 끝까지 이끌어 가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정당투표보다는 선거구별 인물전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공천이 늦어져 조직과 인지도가 높은 현역의원이 유리해지고 있다. 또 새정부에 대한 실망으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수도권·40대·화이트칼라층’이 무당층으로 빠져있으며, 이들이 민주당보다는 기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소계보정치가 활개를 띠는 것도 새로운 트렌드다. 통합민주당의 경우 손학규·정동영·박상천·친노무현계, 한나라당의 경우 이명박·박근혜·이상득·이재오·강재섭·이방호계 등으로 분류되고 있다.
◆여야 정당 유권자에게 외면당해 =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한귀영 실장은 “과거 총선의 경우 70% 이상이 정당을 투표기준으로 삼았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정당보다는 인물구도가 더 중요한 선택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지지도가 4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결집력이 약화되고 있으며, 민주당 역시 공천이 용두사미로 끝나면서 한나라당 이탈층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실장은 “대선까지만 하더라도 ‘반노무현 심판’이라는 결집요인이 있었으나, 총선에서는 그 요인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정당요소가 사라지다보니 자연스럽게 인물구도가 관심을 끌고 있다. 종로 손학규(민주당)-박진(한나라당), 동작을 정동영(민)-정몽준(한), 은평을 이재오(한)-문국현(창조한국당), 중구 정범구(민)-나경원(한)-신은경(자유선진당), 노원병 김성환(민)-홍정욱(한)-노회찬(진보신당)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슈와 쟁점 없어 조직력 선거 될 듯 =
총선이 정당구도보다 인물구도가 뜨면서 각 지역에서는 인지도가 높고 조직을 갖추고 있는 현역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반면 공천이 늦게 끝나면서 정치신인의 경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국적 이슈나 바람이 형성되지 않아 막판에는 조직선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현역의원이거나 과거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을 갖추고 있는 후보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신인정치인이 고전하는 이유에 대해 한 실장은 “2004년 탄핵학습효과도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총선에서 탄핵으로 당선된 정치신인들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 물갈이에 대한 피로감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도봉갑의 김근태(민)-신지호(한), 광진을 추미애(민)-박명환(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무당층 늘어나고 기권자 늘어나는 추세 =
이번 선거에서는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수도권·40대·화이트칼라층’이 중립지대로 빠져나오고 있으며, 이들이 기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투표율이 낮아질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80%에 육박했던 지지율이 50%대 이하로 떨어지고 있으며, 한나라당 지지도도 빠지는 추세다. 그 흐름에 ‘수도권·40대·화이트칼라층’에 있다.
이들은 중립지대에 있으며, 민주당 등 야당으로 쉽게 옮기지 못하고 있다. 야당 역시 희망과 비전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디오피이언의 안부근 소장은 “민주당 역시 인물이 없고,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실망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공천결과를 보면 새로운 인물보다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3김정치 몰락 =
이번 총선에서는 3김정치가 저물고 소계보정치가 활개를 띠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새롭게 손학규계가 대주주로 만들어졌으며, 정동영계는 상대적으로 축소됐다. 박상천계와 친노무현계는 나름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다.
여당이 된 한나라당은 크게 친이명박, 친박근혜계로 나뉘고, 친이명박계는 이상득·이재오·정두언계 등으로 분류가 되고 있다.
특히 이명박 프리미엄이 약화되면서 친이계는 고전하고 있으며, 친박근혜계는 선전을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친이-친박이 맞붙은 용인수지의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한 친박계 한선교 후보가 친이계인 윤건영 후보를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백왕순기자 wsp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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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의원 유리·무당층 확대·소계보정치 활개
245명의 지역대표를 뽑는 4·9총선이 오늘부터 본격 시작됐다. 18대 총선의 특징은 전국적인 이슈나 쟁점이 없다는 것이다. 여야 모두 공천을 둘러싼 내부 갈등에 매몰되어 아무런 쟁점을 만들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친이-친박 갈등과 내부 권력투쟁으로 유권자에게 실망을 주고 있으며, 민주당은 개혁공천이 용두사미로 끝나 국민의 관심을 끝까지 이끌어 가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정당투표보다는 선거구별 인물전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공천이 늦어져 조직과 인지도가 높은 현역의원이 유리해지고 있다. 또 새정부에 대한 실망으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수도권·40대·화이트칼라층’이 무당층으로 빠져있으며, 이들이 민주당보다는 기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소계보정치가 활개를 띠는 것도 새로운 트렌드다. 통합민주당의 경우 손학규·정동영·박상천·친노무현계, 한나라당의 경우 이명박·박근혜·이상득·이재오·강재섭·이방호계 등으로 분류되고 있다.
◆여야 정당 유권자에게 외면당해 =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한귀영 실장은 “과거 총선의 경우 70% 이상이 정당을 투표기준으로 삼았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정당보다는 인물구도가 더 중요한 선택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지지도가 4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결집력이 약화되고 있으며, 민주당 역시 공천이 용두사미로 끝나면서 한나라당 이탈층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실장은 “대선까지만 하더라도 ‘반노무현 심판’이라는 결집요인이 있었으나, 총선에서는 그 요인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정당요소가 사라지다보니 자연스럽게 인물구도가 관심을 끌고 있다. 종로 손학규(민주당)-박진(한나라당), 동작을 정동영(민)-정몽준(한), 은평을 이재오(한)-문국현(창조한국당), 중구 정범구(민)-나경원(한)-신은경(자유선진당), 노원병 김성환(민)-홍정욱(한)-노회찬(진보신당)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슈와 쟁점 없어 조직력 선거 될 듯 =
총선이 정당구도보다 인물구도가 뜨면서 각 지역에서는 인지도가 높고 조직을 갖추고 있는 현역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반면 공천이 늦게 끝나면서 정치신인의 경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국적 이슈나 바람이 형성되지 않아 막판에는 조직선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현역의원이거나 과거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을 갖추고 있는 후보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신인정치인이 고전하는 이유에 대해 한 실장은 “2004년 탄핵학습효과도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총선에서 탄핵으로 당선된 정치신인들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 물갈이에 대한 피로감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도봉갑의 김근태(민)-신지호(한), 광진을 추미애(민)-박명환(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무당층 늘어나고 기권자 늘어나는 추세 =
이번 선거에서는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수도권·40대·화이트칼라층’이 중립지대로 빠져나오고 있으며, 이들이 기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투표율이 낮아질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80%에 육박했던 지지율이 50%대 이하로 떨어지고 있으며, 한나라당 지지도도 빠지는 추세다. 그 흐름에 ‘수도권·40대·화이트칼라층’에 있다.
이들은 중립지대에 있으며, 민주당 등 야당으로 쉽게 옮기지 못하고 있다. 야당 역시 희망과 비전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디오피이언의 안부근 소장은 “민주당 역시 인물이 없고,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실망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공천결과를 보면 새로운 인물보다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3김정치 몰락 =
이번 총선에서는 3김정치가 저물고 소계보정치가 활개를 띠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새롭게 손학규계가 대주주로 만들어졌으며, 정동영계는 상대적으로 축소됐다. 박상천계와 친노무현계는 나름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다.
여당이 된 한나라당은 크게 친이명박, 친박근혜계로 나뉘고, 친이명박계는 이상득·이재오·정두언계 등으로 분류가 되고 있다.
특히 이명박 프리미엄이 약화되면서 친이계는 고전하고 있으며, 친박근혜계는 선전을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친이-친박이 맞붙은 용인수지의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한 친박계 한선교 후보가 친이계인 윤건영 후보를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백왕순기자 wsp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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