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수 381명 ‘대운하 백지화’ 요구

“대운하는 반실용·반시대적” … 정부에 생방송 ‘맞짱토론’ 요구

지역내일 2008-03-10
이준구(사회과학대 경제학과) 교수 등 서울대 교수 381명이 10일 ‘한반도 대운하 백지화’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서울대박물관에서 ‘혹세무민의 한반도 대운하 추진 백지화를 요구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대운하는 ‘실용’이라는 새 정부의 구호가 무색한 ‘반실용적’이며 시대의 순리를 거스르는 ‘반시대적’인 것”이라며 “대운하 계획의 백지화를 요구하며 그것이 민의를 섬기는 진정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운하 계획이 △반 경제적 △반 환경적 △반 문화적 △반 국민적△ 반 민주적 이라며 반대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정부가 대운하를 정히 고집한다면 타당성 검증을 위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충분한 찬반논의를 위해 TV로 생중계되는 공개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새 정부는 반대여론을 의식해 관련 논의를 총선 이후로 미룬 상태다.
지난 1월말 80명으로 발족한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은 그동안 반대서명운동을 전개해 이날까지 김상종(생명과학부) 송영배(인문대 철학과) 교수 등 모두 381명이 반대서명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교수 모임측은 이날 이준구 교수의 ‘무엇을 위한 대운하인가’를 시작으로 10회에 걸쳐 일반인을 상대로 한 공개강좌를 여는 등 본격적인 반대운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대 교수들이 이처럼 특정문제에 대규모로 반대입장을 밝히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향후 학계나 국민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운하는 국민적 재앙 초래” =서울대 교수들이 대운하를 반대하는 첫 번째 이유는 ‘경제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들은 “경운기보다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운하의 화물선이 21세기 한국경제의 물류를 이끌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식기반경제를 꾀해야 할 때 일시적인 경기부양을 위해 전국토를 난개발과 부동산 투기의 광풍으로 몰아넣는 어리석음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이유는 ‘환경’이다. 이들은 대운하로 인해 홍수와 식수원 오염 등 환경재앙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내륙주운도시인 세인트루이스 등 오대호 지역의 운하도시들은 물동량이 극히 줄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화재 파괴’도 반대 이유 중 하나다. 문화재 지표조사만 1년 이상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이들은 새 정부가 대운하 사업을 통해 일부 건설자본과 땅투기꾼들의 배만 불릴 것이라며 ‘반 국민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계절 강의 유량변화가 심한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토목조사를 위해서는 최소한 3년에서 5년까지 타당성 조사를 해야 한다”며 “특별법을 통해 몇 달만에 졸속으로 끝내려는 것은 반민주적 국정운영”이라며 반대입장을 표시했다.

◆종교계·학계·법조계 등 반대확산 = 대운하를 반대하는 기류가 종교계와 학계·법조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월25일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이종호 회장)가 대운하 특별법 제정반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국립 안동대 교수 26명, 대전·충남지역 대학교수 150여명 등이 ‘반대 모임’을 결성했다. 교수 사회의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법률가 모임’도 발족됐다. 조국(서울대 법학과) 교수를 포함한 전국 법학과 교수 76명과 이덕우·송호창 등 변호사 80명, 총 156명은 지난 6일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종교계에선 이미 조계종이 반대입장을 공식화한 바 있다. 조계종은 운하로 인해 인근 사찰과 문화재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7일 경북 문경에 있는 불교 조계종 종립특별선원 봉암사는 불자 1000여명이 모여 ‘운하백지화·생명평화발원 기도법회’를 가졌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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