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어린이 납치미수 사건 파문
경찰의 빗나간 법질서 확립
공안우위·민생뒷전 심각 … “경찰 대통령 관심사만 좇아”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경찰이 ‘법질서’ 확립을 강조하지만 민생치안의 관점보다 공안적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ㅅ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진 초등학생 납치미수 사건을 단순 폭력사건으로 안이하게 처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비판은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20면
이번 일산 초등학생 납치미수사건에 대한 경찰의 늑장대응이 일어난 날짜는 경찰청이 ‘실종어린이 종합대책’을 발표한 날이기도 하다. 얼마전 세상을 경악케 했던 안양 초등생 납치·살해사건의 악몽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경찰의 이러한 늑장대응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네티즌들도 인터넷에서 경찰의 잘못된 초동수사를 질타하는 글을 쏟아내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이 사건 관련기사에 ‘ddts9004’라는 네티즌은 “사건이 발생한 지 3일 뒤에야 전담반이 배정되는 등 초동수사가 거의 이뤄지지 못해 용의자를 조기에 검거할 시기를 놓쳤다”며 “이 사람이 다른 곳에서 똑같은 범죄를 저질렀을 때 어찌할 것인가”라고 경찰의 행동을 질타했다.
이에 반해 지난 28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시민단체와 대학생의 등록금 집회에 대한 경찰의 대응은 수만명이 동원된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이날 경찰은 7000명의 집회참석자에 비해 2배가 많은 1만4000명의 경비병력을 동원했다. 여기에 이른바 ‘백골단’의 부활로 비판을 사고 있는 ‘체포전담조’ 300명을 투입하기도 했다. 수백대의 전경버스가 서울 도심곳곳의 주요도로를 차지하면서 오후 들어 도심지 교통 불편을 초래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시위 참석자들은 철저히 평화시위를 벌여 경찰의 과잉대응을 무색케 했다.
전문가들은 새정부 들어 보여주고 있는 경찰의 법질서 확립 방침에 심각한 반국민적 시각이 드러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경찰이 대통령이 관심 갖는 것에만 힘을 집중하고 있다”며 “경찰활동에 대한 주민의 통제가 안되면 세금만 부담하고 서비스는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 국장은 “주민에 대한 질 높은 치안서비스를 위해 자치경찰제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경기도 일산 유괴미수사건에 대한 경찰의 안이한 대처를 무사안일한 공직자 태도의 대표적 사례로 꼽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동 금융위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경찰당국이 어린이 유괴사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날, 경기도 일산에서 있었던 유괴미수사건을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보고 국민이 많이 분개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CCTV에서 나타났듯이 그날 미수사건은 아주 잔인했다”면서 “어린이 유괴사건으로 온 국가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데 일선 경찰이 아직도 그런 자세를 취하는 것은 많은 변화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해야 할 가장 큰 의무는 국민생명을 지키는 일이며 그 다음이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무사안일하고 관료적이고 군림하는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백만호 성홍식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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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빗나간 법질서 확립
공안우위·민생뒷전 심각 … “경찰 대통령 관심사만 좇아”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경찰이 ‘법질서’ 확립을 강조하지만 민생치안의 관점보다 공안적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ㅅ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진 초등학생 납치미수 사건을 단순 폭력사건으로 안이하게 처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비판은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20면
이번 일산 초등학생 납치미수사건에 대한 경찰의 늑장대응이 일어난 날짜는 경찰청이 ‘실종어린이 종합대책’을 발표한 날이기도 하다. 얼마전 세상을 경악케 했던 안양 초등생 납치·살해사건의 악몽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경찰의 이러한 늑장대응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네티즌들도 인터넷에서 경찰의 잘못된 초동수사를 질타하는 글을 쏟아내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이 사건 관련기사에 ‘ddts9004’라는 네티즌은 “사건이 발생한 지 3일 뒤에야 전담반이 배정되는 등 초동수사가 거의 이뤄지지 못해 용의자를 조기에 검거할 시기를 놓쳤다”며 “이 사람이 다른 곳에서 똑같은 범죄를 저질렀을 때 어찌할 것인가”라고 경찰의 행동을 질타했다.
이에 반해 지난 28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시민단체와 대학생의 등록금 집회에 대한 경찰의 대응은 수만명이 동원된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이날 경찰은 7000명의 집회참석자에 비해 2배가 많은 1만4000명의 경비병력을 동원했다. 여기에 이른바 ‘백골단’의 부활로 비판을 사고 있는 ‘체포전담조’ 300명을 투입하기도 했다. 수백대의 전경버스가 서울 도심곳곳의 주요도로를 차지하면서 오후 들어 도심지 교통 불편을 초래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시위 참석자들은 철저히 평화시위를 벌여 경찰의 과잉대응을 무색케 했다.
전문가들은 새정부 들어 보여주고 있는 경찰의 법질서 확립 방침에 심각한 반국민적 시각이 드러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경찰이 대통령이 관심 갖는 것에만 힘을 집중하고 있다”며 “경찰활동에 대한 주민의 통제가 안되면 세금만 부담하고 서비스는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 국장은 “주민에 대한 질 높은 치안서비스를 위해 자치경찰제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경기도 일산 유괴미수사건에 대한 경찰의 안이한 대처를 무사안일한 공직자 태도의 대표적 사례로 꼽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동 금융위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경찰당국이 어린이 유괴사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날, 경기도 일산에서 있었던 유괴미수사건을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보고 국민이 많이 분개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CCTV에서 나타났듯이 그날 미수사건은 아주 잔인했다”면서 “어린이 유괴사건으로 온 국가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데 일선 경찰이 아직도 그런 자세를 취하는 것은 많은 변화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해야 할 가장 큰 의무는 국민생명을 지키는 일이며 그 다음이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무사안일하고 관료적이고 군림하는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백만호 성홍식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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