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갑 양승조·전용학, 천안을 김호연·박상돈 대접전
“막판 뒷심은 부동층 흡수” … 선진당 바람은 “글쎄”
18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충청권. 그 중에서도 천안지역은 어느 정당 후보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곳이다.
현재까지는 천안갑은 양승조(통합민주당)-전용학(한나라당), 천안을은 김호연(한나라당)-박상돈(자유선진당) 후보의 양강 구도가 굳어지는 듯하다. 이를 반영하듯 여론조사 공표시점 마지막 날인 2일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이들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대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천안갑에서는 자유선진당 도병수 후보가, 천안을에서는 민주당 박완주 후보가 추격전을 펼치고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뒤집기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 여론조사 엎치락뒤치락 = 그동안 언론사들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로만 보면 두 지역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대혼전을 보이고 있다.
천안갑의 경우 지난달 25일 충청투데이 여론조사에서 전용학 후보(25.5%)가 양승조 후보(19.3%)를 6.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루 뒤 26일 SBS·조선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의 격차가 4.1%포인트로 좁혀졌다. 이어 31일 발표한 YTN 조사에선 격차가 0.6%포인트로 더 줄었다. 지난 2일 뉴시스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전 후보가 양 후보를 1.2%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지금까지 발표된 조사결과 모두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천안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근소한 차이지만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를 상대로 초반 열세를 보이던 한나라당 김호연 후보가 뒤집기에 성공한 듯한 모습이다.
실제 지난달 25일 SBS·조선일보 여론조사 결과는 박상돈 후보(30.5%)가 김호연 후보(24.5)를 6%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MBC·동아일보 조사에서도 박 후보가 김 후보를 1.4%포인트 차로 앞섰다. 하지만 31일 동시에 발표된 KBS와 YTN 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김 후보가 각각 2.9%와 9.7% 포인트 차이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2일 뉴시스 조사에서도 김 후보(32.4%)는 박 후보(24.1%)를 8.3%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이곳 역시 부동층이 30~40%에 달해 여전히 특정 후보의 우위를 쉽게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천안갑, 한치 앞 모르는 혼전 = 충남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이 지역은 시간을 4년 뒤로 돌려놓은 듯 출마한 양승조·전용학·도병수 세 명의 유력후보가 같다. 소속 정당도 지난 선거와 달라진 것이 없어 말 그대로 ‘리턴매치’로 불릴만 하다.
지난번 승부에서는 ‘탄핵 폭풍’에 힘입어 양 후보가 45.3%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지만 지
이번에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떨어진 당의 인기를 후보 개인이 막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 견제론을 내세운 민주당의 반전 흐름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양 후보 지지자들은 그의 성실함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신부동에서 만난 직장인 박 모(46)씨는 “17대 국회의원 중 본회의 출석 100%, 법안출결 참석 1위 등 의정활동에서 보여준 성실함이 마음에 든다”며 “(양 후보가)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를 가장 잘 수행할 인물”이라고 말했다. 읍면 지역에서 4년간 다진 조직력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광덕면에서 농사를 짓는 오모(40)씨는 “농민단체 활동을 하며 읍면지역 유권자들을 만나보면 양 후보 지지자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맞서는 전 후보는 당 1차 공천에서 배제됐지만 탄탄한 지역 여론을 등에 없고 공천심사위 결정을 뒤집은 뚝심을 갖고 있다. 16대 의원을 지낸 전 후보는 조직력에서도 결코 양 후보에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최근 하향세를 타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한나라당 지지도까지 버티고 있다.
신부동에서 부동산중개소를 하는 김모(49)씨는 “대통령·도지사·시장 모두 한나라당인데 국회의원도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돼야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며 전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신방동 아파트단지에 사는 김모(36) 주부도 “누가 뭐래도 가장 급한 건 경제회생”이라며 “이 때문에 집권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유력 3명 후보 가운데 가장 늦게 공천을 받은 도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이 짧았던 만큼 아직 인지도와 지지도 모두 선두권에 다소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막판 지역바람에 거는 기대가 없진 않다. 신방동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박모(57)씨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지역을 위해 한 일이 뭐가 있느냐”며 “지역을 대변할 정당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는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고 이번엔 도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 천안을, 전세역전 점쳐도 될까(?) = 김호연 후보는 박상돈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로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서면서 그의 독특한 이력이 알려지자 분위기는 반전되는 양상이다. 김 후보의 경쟁력은 ‘여당 후보’와 ‘기업인 출신’이다. 쌍용동 롯데마트 부근에서 만난 주부 김모(47)씨는 “성공한 기업가 출신이니 경제 문제를 더 잘 풀어줄 것 아니냐”며 지지 이유를 밝혔다. 쌍용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모(49)씨는 “그래도 집권 초기인데 여당 후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지 않겠느냐”고 김 후보를 지지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사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동생이라는 독특한 이력도 김 후보의 긍정적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두정동에 사는 이모(29·회사원)씨는 “성공한 기업인인줄로만 알았는데 김구 선생과의 관계를 들으니 사람이 달라 보이더라”고 했다.
박상돈 후보 지지자들의 이유도 다양했다. 성정동 한 음식점에서 만난 김모(52·회사원)씨는 “내각구성과 각종 정책 등에서 집권당의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며 “한나라당을 견제할 충청권의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정동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최모(40대·주부)씨는 “그동안 의정활동을 잘 했고 정치·행정에서 경륜이 있어 잘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2% 부족한 모습이다. 기대했던 자유선진당 바람도 예상보다 미미한 상황이다. 두정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43)씨는 “외지인들이 많이 사는데다 이미 수도권 성향이 강한 곳이어서 지역 정당 바람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박 후보 측에서는 한두 차례 계획했던 이회창 총제와 심대평 대표의 지원유세를 더 늘리는 등 막판 지역정당 바람을 일으키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박완주 후보가 고전하고 있는 틈을 노려 한나라당의 견제세력으로서의 입지를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천안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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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뒷심은 부동층 흡수” … 선진당 바람은 “글쎄”
18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충청권. 그 중에서도 천안지역은 어느 정당 후보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곳이다.
현재까지는 천안갑은 양승조(통합민주당)-전용학(한나라당), 천안을은 김호연(한나라당)-박상돈(자유선진당) 후보의 양강 구도가 굳어지는 듯하다. 이를 반영하듯 여론조사 공표시점 마지막 날인 2일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이들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대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천안갑에서는 자유선진당 도병수 후보가, 천안을에서는 민주당 박완주 후보가 추격전을 펼치고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뒤집기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 여론조사 엎치락뒤치락 = 그동안 언론사들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로만 보면 두 지역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대혼전을 보이고 있다.
천안갑의 경우 지난달 25일 충청투데이 여론조사에서 전용학 후보(25.5%)가 양승조 후보(19.3%)를 6.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루 뒤 26일 SBS·조선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의 격차가 4.1%포인트로 좁혀졌다. 이어 31일 발표한 YTN 조사에선 격차가 0.6%포인트로 더 줄었다. 지난 2일 뉴시스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전 후보가 양 후보를 1.2%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지금까지 발표된 조사결과 모두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천안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근소한 차이지만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를 상대로 초반 열세를 보이던 한나라당 김호연 후보가 뒤집기에 성공한 듯한 모습이다.
실제 지난달 25일 SBS·조선일보 여론조사 결과는 박상돈 후보(30.5%)가 김호연 후보(24.5)를 6%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MBC·동아일보 조사에서도 박 후보가 김 후보를 1.4%포인트 차로 앞섰다. 하지만 31일 동시에 발표된 KBS와 YTN 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김 후보가 각각 2.9%와 9.7% 포인트 차이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2일 뉴시스 조사에서도 김 후보(32.4%)는 박 후보(24.1%)를 8.3%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이곳 역시 부동층이 30~40%에 달해 여전히 특정 후보의 우위를 쉽게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천안갑, 한치 앞 모르는 혼전 = 충남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이 지역은 시간을 4년 뒤로 돌려놓은 듯 출마한 양승조·전용학·도병수 세 명의 유력후보가 같다. 소속 정당도 지난 선거와 달라진 것이 없어 말 그대로 ‘리턴매치’로 불릴만 하다.
지난번 승부에서는 ‘탄핵 폭풍’에 힘입어 양 후보가 45.3%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지만 지
이번에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떨어진 당의 인기를 후보 개인이 막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 견제론을 내세운 민주당의 반전 흐름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양 후보 지지자들은 그의 성실함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신부동에서 만난 직장인 박 모(46)씨는 “17대 국회의원 중 본회의 출석 100%, 법안출결 참석 1위 등 의정활동에서 보여준 성실함이 마음에 든다”며 “(양 후보가)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를 가장 잘 수행할 인물”이라고 말했다. 읍면 지역에서 4년간 다진 조직력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광덕면에서 농사를 짓는 오모(40)씨는 “농민단체 활동을 하며 읍면지역 유권자들을 만나보면 양 후보 지지자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맞서는 전 후보는 당 1차 공천에서 배제됐지만 탄탄한 지역 여론을 등에 없고 공천심사위 결정을 뒤집은 뚝심을 갖고 있다. 16대 의원을 지낸 전 후보는 조직력에서도 결코 양 후보에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최근 하향세를 타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한나라당 지지도까지 버티고 있다.
신부동에서 부동산중개소를 하는 김모(49)씨는 “대통령·도지사·시장 모두 한나라당인데 국회의원도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돼야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며 전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신방동 아파트단지에 사는 김모(36) 주부도 “누가 뭐래도 가장 급한 건 경제회생”이라며 “이 때문에 집권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유력 3명 후보 가운데 가장 늦게 공천을 받은 도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이 짧았던 만큼 아직 인지도와 지지도 모두 선두권에 다소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막판 지역바람에 거는 기대가 없진 않다. 신방동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박모(57)씨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지역을 위해 한 일이 뭐가 있느냐”며 “지역을 대변할 정당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는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고 이번엔 도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 천안을, 전세역전 점쳐도 될까(?) = 김호연 후보는 박상돈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로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서면서 그의 독특한 이력이 알려지자 분위기는 반전되는 양상이다. 김 후보의 경쟁력은 ‘여당 후보’와 ‘기업인 출신’이다. 쌍용동 롯데마트 부근에서 만난 주부 김모(47)씨는 “성공한 기업가 출신이니 경제 문제를 더 잘 풀어줄 것 아니냐”며 지지 이유를 밝혔다. 쌍용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모(49)씨는 “그래도 집권 초기인데 여당 후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지 않겠느냐”고 김 후보를 지지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사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동생이라는 독특한 이력도 김 후보의 긍정적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두정동에 사는 이모(29·회사원)씨는 “성공한 기업인인줄로만 알았는데 김구 선생과의 관계를 들으니 사람이 달라 보이더라”고 했다.
박상돈 후보 지지자들의 이유도 다양했다. 성정동 한 음식점에서 만난 김모(52·회사원)씨는 “내각구성과 각종 정책 등에서 집권당의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며 “한나라당을 견제할 충청권의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정동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최모(40대·주부)씨는 “그동안 의정활동을 잘 했고 정치·행정에서 경륜이 있어 잘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2% 부족한 모습이다. 기대했던 자유선진당 바람도 예상보다 미미한 상황이다. 두정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43)씨는 “외지인들이 많이 사는데다 이미 수도권 성향이 강한 곳이어서 지역 정당 바람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박 후보 측에서는 한두 차례 계획했던 이회창 총제와 심대평 대표의 지원유세를 더 늘리는 등 막판 지역정당 바람을 일으키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박완주 후보가 고전하고 있는 틈을 노려 한나라당의 견제세력으로서의 입지를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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