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구상찬 김선동 등 측근 지원 메시지 녹화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 머물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유세를 요청하는 당 안팎의 들끓는 요청에도 요지부동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는 ‘지원유세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며 “어제도 ‘내 입장은 다 이야기했다’고 딱 한마디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측근도 “박 전 대표 입장이 완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원 유세를 하지 않는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섭 대표가 전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제 나름대로 복안을 갖고 시간을 봐가면서 좋은 방법으로 하겠다”면서 지원 유세를 정중히 요청하고 수도권 출마자들도 가세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것.
대신 박 전 대표는 유세를 요청한 개별 후보자들을 위해 간단한 응원 메시지를 담은 영상물을 보내 지원키로 방침을 정하고 이날 예정된 옥포면 유세 일정을 모두 미루고 종일 영상물을 녹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상은 강창희(대전 중구), 김학원(부여.청양), 김태흠(보령.서천), 구상찬(강서갑), 김선동(도봉을), 함진규(시흥갑), 손범규(고양 덕양갑), 유영하(군포) 등 수도권 및 충청권에 출마한 측근 10여명.
수도권에 출마한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어제 갑자기 박 전 대표에게 전화가 와서 도와줄 것이 없느냐고 물었다”면서 “유세를 요청했더니 ‘지원 유세는 어렵고, 영상 메시지를 보낼테니 유세하면서 사용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원유세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유지하되, 모른척 할 수 없는 일부 측근들을 위해선 ‘영상’이라는 우회적 방법을 통해 지원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영상메시지 내용에는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식의 당에 대한 언급은 일체 없고, 각 후보와 자신과의 인연을 부각시키면서 도와달라는 내용이 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급하게 메시지를 녹화해 간 일부 후보는 이날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경선 기간 박 전 대표 충북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당 공천으로 충북 흥덕갑에 출마한 윤경식 후보는 기자회견을 갖고 “여의도에 입성하게 되기를 바라고 성원한다”는 내용이 담긴 박 전 대표의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윤 후보측은 “어제 저녁 급히 연락이 와서 윤 후보가 오늘 새벽 대구에 내려가 박 전 대표를 만난 뒤 확보한 것”이라며 “박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후보 지지 영상 메시지를 전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그간 지원 요청이 꾸준히 있었던 지역에 대해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유세 대용은 아니고 지지를 호소하는 간단한 영상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일단 선거 막판까지 박 전 대표의 지원유세를 지속적으로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수도권과 충청권 박 전 대표 측근들이 나서서 길이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고 그분들과 이야기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아직 박 전 대표가 마음을 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마지막까지 측근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면 박 전 대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 당으로서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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