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 지지율 앞서지만 격차 감소 추세 … 젊은층 투표율이 승부가를 듯
이명박정부 실세인 이재오 후보(한나라당)가 총선을 앞두고 전격출마한 문국현 후보(창조한국당)에게 고전하면서 일약 전국적 관심지역구로 떠오른 은평을 선거구를 보름만에 다시 찾았다.
대운하 반대를 기치로 내건 문 후보는 새로움과 변화 이미지로 젊은층을 사로잡으면서 공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1위를 고수했다. 반면 이 후보는 실세만이 내세울 수 있는 지역발전론과 막강한 조직력을 앞세워 대역전을 노리고 있었다. 여론조사에선 문 후보가 앞섰지만 양측의 격차는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여서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않다는 진단이다.
◆대조적인 유세장 분위기 = 지난 5일 오후 7시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인근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문 후보 거리유세는 다른 유세에선 볼 수 없는 흥겨움과 젊음, 자발적 참여가 돋보였다. 20∼40대 직장인으로 보이는 문 후보 운동원들은 ‘행복의 나라로’ 로고송에 맞춰 흥겨운 율동을 선보이면서 행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어슴프레 어둠이 깔리면서 거리로 쏟아진 젊은층 일부는 율동을 함께했고 문 후보가 유세장에 등장하자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찍는 이들이 늘어났다. 문 후보는 “대운하에 쓸 50조원이면 중소기업을 살리고 보육시설을 짓고 노령수당을 증액할 수 있다”며 연설내내 대운하 반대론을 펼쳤다.
문 후보의 유세는 그가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이유를 알게 해줬다. 젊은 유권자들은 12년간 장기집권(?)한 3선의원에 대한 싫증과 낙후된 지역에 대한 불만을 참신하고 새로운 이미지의 문 후보를 통해 풀어내고 있었다. 문 후보도 이런 표심을 꿰뚫고 축제같은 유세를 통해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이에앞서 5시 불광역 사거리에서 열린 이 후보 유세는 말그대로 실세정치인의 조직력을 과시하는 자리였다. 유세 1시간전부터 불광역 인근에는 선거운동복장을 한 100여명이 자리를 선점했고 정장을 입은 50대이상 장년층이 속속 모여들면서 어느새 500여명선을 넘어섰다. 사거리는 이재오를 연호하는 청중으로 가득찼다.
유명인도 가세했다. 탤런트 이정길 이덕화씨 등이 눈에 띄었고 안상수 원내대표와 원희룡 의원이 지지연설을 했다. 원 의원은 “내가 사는 아파트가 49평인데 이 후보는 절반 밖에 안되는 좁은 곳에서 30년을 살아온 청렴한 정치인”이라며 분위기를 잡았다. 이 후보는 “은평은 뉴타운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지역발전론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경제를 살리고 은평 발전에 전부를 바치겠다”면서 자신만이 지역발전을 이룰 후보임을 재천명했다. 초반열세를 지역발전론과 조직으로 뒤집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한 유세였다.
◆젊은층 투표율 낮으면 문 불리 = 유권자들은 양측 지지층으로 갈려 치열하게 맞붙은 모습이었다. 로데오거리에서 만난 30대 회사원 김종상씨는 “오만한 권력이 대운하를 강행하는 것을 막기위해 문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대초반 대학생 김 모씨(여)는 “어릴 때부터 국회의원으로 본 이재오씨는 과거 인물같고 솔직히 좀 지겹다”며 문 후보를 선호했다.
이 후보 지지층은 중장년층에서 돋보였다. 때마침 장을 보러나온 60대 주부 문금례씨는 “뭐니뭐니해도 힘있는 여당후보 아니냐”고 말했다. 이 후보 유세를 지켜보던 50대 남성도 “지역에서 오래산 이 후보가 지역의 가려운 곳을 잘 긁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 캠프는 막판 판세가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 모습이다. 문 후보측은 “여전히 10%차로 이기고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측 조직력이 무서운 기세로 표심을 흔들면서 추격해온다며 불안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후보측은 거꾸로 다소 여유를 찾는 분위기. 이 후보측 관계자는 “초반엔 뒤진게 사실이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맹렬히 추격한 결과 자체조사에선 이미 역전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간 격차가 초반과 달리 많이 줄었다는데 동의한다. 실제 조선일보가 2일 실시한 조사에선 적극투표층의 경우 3.1%P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지난달 중순조사에서 문 후보가 두 배 가까이 앞섰던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결국 관건은 젊은층 투표율이라는 진단이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은평을의 경우 20대 투표율은 30%대에 머문 반면 50대는 80%를 기록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문 후보는 젊은층에서 상당한 폭의 우위를 보이면서 앞서고 있지만 이 젊은층이 투표장에 나가지않는다면 그만큼 불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 후보측은 “젊은층을 한 명이라도 더 투표하도록 설득하는게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젊은층 투표율이 낮을수록 지역주민들과 오랜시간동안 인연을 맺어온 이 후보가 유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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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 실세인 이재오 후보(한나라당)가 총선을 앞두고 전격출마한 문국현 후보(창조한국당)에게 고전하면서 일약 전국적 관심지역구로 떠오른 은평을 선거구를 보름만에 다시 찾았다.
대운하 반대를 기치로 내건 문 후보는 새로움과 변화 이미지로 젊은층을 사로잡으면서 공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1위를 고수했다. 반면 이 후보는 실세만이 내세울 수 있는 지역발전론과 막강한 조직력을 앞세워 대역전을 노리고 있었다. 여론조사에선 문 후보가 앞섰지만 양측의 격차는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여서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않다는 진단이다.
◆대조적인 유세장 분위기 = 지난 5일 오후 7시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인근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문 후보 거리유세는 다른 유세에선 볼 수 없는 흥겨움과 젊음, 자발적 참여가 돋보였다. 20∼40대 직장인으로 보이는 문 후보 운동원들은 ‘행복의 나라로’ 로고송에 맞춰 흥겨운 율동을 선보이면서 행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어슴프레 어둠이 깔리면서 거리로 쏟아진 젊은층 일부는 율동을 함께했고 문 후보가 유세장에 등장하자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찍는 이들이 늘어났다. 문 후보는 “대운하에 쓸 50조원이면 중소기업을 살리고 보육시설을 짓고 노령수당을 증액할 수 있다”며 연설내내 대운하 반대론을 펼쳤다.
문 후보의 유세는 그가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이유를 알게 해줬다. 젊은 유권자들은 12년간 장기집권(?)한 3선의원에 대한 싫증과 낙후된 지역에 대한 불만을 참신하고 새로운 이미지의 문 후보를 통해 풀어내고 있었다. 문 후보도 이런 표심을 꿰뚫고 축제같은 유세를 통해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이에앞서 5시 불광역 사거리에서 열린 이 후보 유세는 말그대로 실세정치인의 조직력을 과시하는 자리였다. 유세 1시간전부터 불광역 인근에는 선거운동복장을 한 100여명이 자리를 선점했고 정장을 입은 50대이상 장년층이 속속 모여들면서 어느새 500여명선을 넘어섰다. 사거리는 이재오를 연호하는 청중으로 가득찼다.
유명인도 가세했다. 탤런트 이정길 이덕화씨 등이 눈에 띄었고 안상수 원내대표와 원희룡 의원이 지지연설을 했다. 원 의원은 “내가 사는 아파트가 49평인데 이 후보는 절반 밖에 안되는 좁은 곳에서 30년을 살아온 청렴한 정치인”이라며 분위기를 잡았다. 이 후보는 “은평은 뉴타운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지역발전론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경제를 살리고 은평 발전에 전부를 바치겠다”면서 자신만이 지역발전을 이룰 후보임을 재천명했다. 초반열세를 지역발전론과 조직으로 뒤집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한 유세였다.
◆젊은층 투표율 낮으면 문 불리 = 유권자들은 양측 지지층으로 갈려 치열하게 맞붙은 모습이었다. 로데오거리에서 만난 30대 회사원 김종상씨는 “오만한 권력이 대운하를 강행하는 것을 막기위해 문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대초반 대학생 김 모씨(여)는 “어릴 때부터 국회의원으로 본 이재오씨는 과거 인물같고 솔직히 좀 지겹다”며 문 후보를 선호했다.
이 후보 지지층은 중장년층에서 돋보였다. 때마침 장을 보러나온 60대 주부 문금례씨는 “뭐니뭐니해도 힘있는 여당후보 아니냐”고 말했다. 이 후보 유세를 지켜보던 50대 남성도 “지역에서 오래산 이 후보가 지역의 가려운 곳을 잘 긁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 캠프는 막판 판세가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 모습이다. 문 후보측은 “여전히 10%차로 이기고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측 조직력이 무서운 기세로 표심을 흔들면서 추격해온다며 불안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후보측은 거꾸로 다소 여유를 찾는 분위기. 이 후보측 관계자는 “초반엔 뒤진게 사실이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맹렬히 추격한 결과 자체조사에선 이미 역전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간 격차가 초반과 달리 많이 줄었다는데 동의한다. 실제 조선일보가 2일 실시한 조사에선 적극투표층의 경우 3.1%P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지난달 중순조사에서 문 후보가 두 배 가까이 앞섰던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결국 관건은 젊은층 투표율이라는 진단이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은평을의 경우 20대 투표율은 30%대에 머문 반면 50대는 80%를 기록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문 후보는 젊은층에서 상당한 폭의 우위를 보이면서 앞서고 있지만 이 젊은층이 투표장에 나가지않는다면 그만큼 불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 후보측은 “젊은층을 한 명이라도 더 투표하도록 설득하는게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젊은층 투표율이 낮을수록 지역주민들과 오랜시간동안 인연을 맺어온 이 후보가 유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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