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서 건진 희망…

지역내일 2008-04-14
메이드 인 블루 - 그녀가 행복해지는 법 101
송추향 지음
갤리온 펴냄
1만원

절망에서 건진 희망…

“얻어터진 얼굴을 거울로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 나는 꽤 웃기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 어쭙잖게 안대로 멍든 눈을 가렸다가 / 높이 조절이 안돼 계간에서 발을 헛디뎌 굴렀을 때는 / 한참을 그대로 퍼질러 앉아서 배꼽이 빠져라 웃어젖혔던 것도 같다”
이른바 ‘매맞는 아내’였다. 밤새도록 머리채를 잡고 주먹을 휘두르는 남편을 피해 새벽참에 집을 나왔다. 한 팔에는 아이를 들쳐 업고 다른 한 팔로 짐가방을 들쳐 멨다.
송추향, 서른살 시인. 재수해서 대학에 들어갔고 한 남자를 만나 임신한 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 여기까지는 ‘그저 그렇다’. 결혼생활 중에 ‘돌발성 난청’이라는 희귀한 놈을 만나 한쪽 귀의 청력을 잃었다. 이유없는 남편의 폭력을 피해 아이를 들쳐 업고 집밖으로 뛰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도 특별하지 않다고? 그럴 수 있겠다.
그만의 특별함은 여기서부터다. 절망의 한 가운데서 신세한탄이나 늘어놓을 법한 처지인데도 그는 행복해지는 법을 이야기한다. 콜라 한잔에 시름을 떨치고 성능 좋은(?) 바이브레이터에 기대를 걸라고 한다. 딸과 함께 몸을 누일 수 있는 자그만 공간에 만족할 줄 안다.
그가 전하는 행복법은 단순하다. “행복하지 않던 시절을 잊지 않”고 “가슴을 치는 아픔을 놓지 않는 것”이다. “행복은 메이드 인 블루(made in blue)”란다.
시인은 아직 어리다. 그가 살아온 짧은 세월이 그다지 미덥지 못할 수도 있겠다. 책은 ‘어설프다’. 얼기설기 펼쳐진 그림이며 글이 한 눈에 들어오진 않는다. 그래도 인내심을 발휘하라고 하고 싶다. 그 너머에 있는 깊이를 찾아낼 수 있도록.
“죽은 듯 엎디어 살아도 / 살아내고 있다는 것을 / 바보같이 숨만 귀고 있는 것 같아도 / 무언가 해내고 있다는 것을 / 튼튼하게 자라주는 당신의 딸이 말해줄 것이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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