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증시산책-증권사 감사자리, ‘낙하산 전쟁’ 예고

지역내일 2008-04-14
14명 임기만료, 금감원 아성 깨질까
재정부 감사원 정치권 등 금감원 출신과 다툴듯


새정부에서도 금감원의 감사 낙하산이 계속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조직개편으로 자리를 잃은 재정부와 금감원 출신 인사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낙선, 낙천자도 수두룩해 이들의 자리다툼이 치열할 전망이다. 감사원 출신 인사들도 전문성을 근거로 민간업체의 감사자리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의 주주총회가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14개의 증권사 감사자리가 잇따라 새 주인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새정부에서는 재정부, 금감원 출신 인사들을 새로운 자리 배치에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에 속하는 증권업계에도 새정부의 영향력이 확대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의 민간기업들의 감사자리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39개 증권사 중 23개사 ‘금감원 몫’ = 39개 증권사 중 23개사가 금감원 출신이다. 전체의 58.9%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과 농협 자회사인 NH투자증권도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 차원에서 손을 쓸 수 있는 곳은 30개사 가까이 되는 셈이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감사는 모두 14명. 이중 순수 금감원 출신이 8명, 금감원 이전에 있었던 증권감독원 출신 감사는 3명이다. 민간출신은 3명에 지나지 않다.
민간 출신 중 SK증권 임채운 감사위원회 위원장은 사외이사로 지난 2002년이후 연임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계속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SK증권은 금감원 출신인 강남길 감사실장을 1년 임기인 집행임원으로 앉혀놓은 상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해 8월 증권예탁결제원 감사를 지낸 이수희씨를 신임감사로 영입해 다음달에 주총에서 재신임을 묻기로 했다.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농협 계열 NH투자증권에서 부산상고, 영남대 출신의 이 감사의 재신임을 얻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MD대표회계사인 케네스 디튼 역시 2002년이후 CLSA코리아증권의 감사를 맡아와 재연임 성공 여부가 관심거리다.
임기가 남아있는 금감원 감사자리 역시 안심권에 있는 것은 아니다. 참여정부시절에 임명된 우리투자증권 신용호 이사는 비록 임기가 1년정도 지났지만 교체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감사는 임기가 보장돼 있어 정부가 발벗고 나서 교체를 강하게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공공기관의 경우 감사원 감사를 통해 퇴임 명분을 만들 수 있지만 민간업체인 증권사 감사 자리를 압력을 통해 내놓게 하기엔 무리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금감원 검사를 통한 징계 역시 금감원 입장에서는 제 식구에게 총구를 겨누는 것으로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갈 자리 부족해진 금감원 인사 = 금감원 부원장 출신의 이영호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자리엔 부산고, 재경부 출신의 이철환씨가 새롭게 내려왔다. 증권업계의 요직이 금감원에서 재경부 쪽으로 옮겨진 것이다. 금감원 증권감독국장 출신의 이상호 증권업협회 상무 자리도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내년 2월 협회 통합을 앞두고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연임이 안 될 경우에도 후임으로 금감원 출신이 오기 어렵다는 게 증협 내부의 분위기다.
금감원에서 쏟아져 나올 인사들도 예년보다 많다. 용역을 맡긴 금감원 조직개편안엔 검사국과 감독국을 합치는 방안 등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4개 국이 사라지고 국장과 부국장, 실장 등 고위직 10여개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 이들이 동시에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김종창 금감원장의 성향상 조직개편의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금감원의 고위직 자릿수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증권사 감사가 은행 감사뿐만 아니라 금감원 간부에 비해 월급이 많지 않다는 점 △젊은 CEO나 임원들과 부대껴야 한다는 점 △임기를 완전하게 보장받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증권사 감사 자리의 인기가 시들어가고 있다고 하지만 올해는 예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겱구 재정부 등 정부기관, 한나라당 등 정치권에서 밀려오는 인사들과 자신의 몫을 지키려는 금감원 출신 인사들의 ‘낙하산 전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금감원 출신 모 증권업계 고위관계자는 “금감원 등에서 내려오는 것이 낙하산 인사인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감사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어 임기가 차지 않은 인사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 증권유관기관의 고위관계자는 “지난 정권에서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예탁결제원 등으로 함량미달의 감사를 내려 보내려다 여론의 강한 질타로 실패한 이후 정부 차원에서의 낙하산 인사가 쉽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낙선자나 낙천자에 대한 배려로 공공기관을 활용한다면 또다른 저항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 대형증권사 전임 감사는 “민간의 감사 자리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아 어느 정도 중량감만 있으면 내려 보낼 수 있는 곳”이라면서도 “그러나 자본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확대하고 있는데도 전문성이 없는 정치인이나 코드에 따라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면 향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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