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예비선거가 뜨겁다. 민주당 예비선거 투표자가 공화당의 두배나 된다는 데서 이러한 분위기는 쉽게 감지된다. 그 배경에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실망과 더불어 변화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자리잡고 있다.
올해 초부터 “미국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는 질문에 미국 유권자들의 부정적인 응답은 70%를 넘고 있고 반대로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30%를 밑돌고 있다. 이라크전쟁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건과 치솟는 연료비 등 경제적 불안 심리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안정된 정당체계가 지나친 쏠림을 억제
여기에 바락 오바마 대 힐러리 클린턴, 즉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 여성 후보 간의 경선이라는 민주당 예비선거의 틀은 더 말할 나위 없이 토네이도급 흥행요인이 되고 있다. 오랜 세월 인권차별과 함께 정치적 소수자의 지위에 머물러야 했던 흑인 혹은 여성 대통령의 가능성에 대한 관용이 각각 76%와 63%에 육박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공화당 8년 집권에 대한 “바꿔 바꿔” 열풍의 소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우스개 소리마저 나올 지경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민주당의 손쉬운 승리를 예측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속단일 수 있다. 4월 초까지 나온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민주당의 오바마 대 공화당 매케인 후보 혹은 민주당의 클린턴(힐러리) 대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의 가상대결이 박빙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직 공화당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거의 바닥을 치고 있는 와중에 공화당 후보가 반대당인 민주당의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치열한 접전을 보이고 있다는 이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설명은 미국 정당체계의 안정성이다. 공화당이 창당된 1854년 이후 약 150년 이상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은 각각 진보와 보수라는 비교적 일관된 이념과 정책을 바탕으로 미국정치의 주도권을 두고 경쟁해왔다. 물론 양당정치에 대한 실망이 때때로 제3당이나 제3후보의 등장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모두 뿌리를 내리지 못했고 미국정치는 자연스럽게 양당구도를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유권자들 또한 자연스럽게 이러한 양당구도에 보조를 맞추어 지지정당을 결정하거나 정당일체감(party identification)을 형성해 2000년 이후 현재까지 각 정당에 대한 지지자들이 각각 30% 내외를 이루는 절묘한 균형을 보이고 있다. 즉 안정된 정당체계가 한 방향으로의 지나친 쏠림을 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중요하게 지적될 수 있는 것은 견제와 균형에 대한 유권자들의 합리적 판단과 선택이라는 요인이다. 독점이나 일방적 독주를 견제하려는 문화적 요소가 미국 시민사회에 깊이 배태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의회 다수당이 각각 다른 정당소속인 분할정부(divided government)가 미국정치에서 흔히 목격되는 것은 바로 한 정당에 의한 일방적인 정치독점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시민들의 균형감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에 비해 너무 짓궂은 한국정치 현실
결론적으로 한 정치지도자의 정치실패가 빚어낸 국민적 피로감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에서도 안정된 정당체계와 견제와 균형에 대한 시민사회의 문화는 미국정치를 소용돌이 속에서 표류하지 않게 하고 있다 하겠다.
잦은 탈당과 당적변경, 이합집산, 창당의 일상화로 인해 급기야 당명조차 제대로 알아맞히기 힘든 정당체계, 변화에 대한 열망이 지나쳐 보수정당들로 하여금 국회의석의 2/3 이상을 싹쓸이하게 만든 유권자들의 선택이 너무 짓궂은 한국정치의 현실이라고 평가한다면 비난받을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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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미국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는 질문에 미국 유권자들의 부정적인 응답은 70%를 넘고 있고 반대로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30%를 밑돌고 있다. 이라크전쟁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건과 치솟는 연료비 등 경제적 불안 심리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안정된 정당체계가 지나친 쏠림을 억제
여기에 바락 오바마 대 힐러리 클린턴, 즉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 여성 후보 간의 경선이라는 민주당 예비선거의 틀은 더 말할 나위 없이 토네이도급 흥행요인이 되고 있다. 오랜 세월 인권차별과 함께 정치적 소수자의 지위에 머물러야 했던 흑인 혹은 여성 대통령의 가능성에 대한 관용이 각각 76%와 63%에 육박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공화당 8년 집권에 대한 “바꿔 바꿔” 열풍의 소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우스개 소리마저 나올 지경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민주당의 손쉬운 승리를 예측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속단일 수 있다. 4월 초까지 나온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민주당의 오바마 대 공화당 매케인 후보 혹은 민주당의 클린턴(힐러리) 대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의 가상대결이 박빙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직 공화당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거의 바닥을 치고 있는 와중에 공화당 후보가 반대당인 민주당의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치열한 접전을 보이고 있다는 이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설명은 미국 정당체계의 안정성이다. 공화당이 창당된 1854년 이후 약 150년 이상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은 각각 진보와 보수라는 비교적 일관된 이념과 정책을 바탕으로 미국정치의 주도권을 두고 경쟁해왔다. 물론 양당정치에 대한 실망이 때때로 제3당이나 제3후보의 등장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모두 뿌리를 내리지 못했고 미국정치는 자연스럽게 양당구도를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유권자들 또한 자연스럽게 이러한 양당구도에 보조를 맞추어 지지정당을 결정하거나 정당일체감(party identification)을 형성해 2000년 이후 현재까지 각 정당에 대한 지지자들이 각각 30% 내외를 이루는 절묘한 균형을 보이고 있다. 즉 안정된 정당체계가 한 방향으로의 지나친 쏠림을 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중요하게 지적될 수 있는 것은 견제와 균형에 대한 유권자들의 합리적 판단과 선택이라는 요인이다. 독점이나 일방적 독주를 견제하려는 문화적 요소가 미국 시민사회에 깊이 배태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의회 다수당이 각각 다른 정당소속인 분할정부(divided government)가 미국정치에서 흔히 목격되는 것은 바로 한 정당에 의한 일방적인 정치독점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시민들의 균형감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에 비해 너무 짓궂은 한국정치 현실
결론적으로 한 정치지도자의 정치실패가 빚어낸 국민적 피로감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에서도 안정된 정당체계와 견제와 균형에 대한 시민사회의 문화는 미국정치를 소용돌이 속에서 표류하지 않게 하고 있다 하겠다.
잦은 탈당과 당적변경, 이합집산, 창당의 일상화로 인해 급기야 당명조차 제대로 알아맞히기 힘든 정당체계, 변화에 대한 열망이 지나쳐 보수정당들로 하여금 국회의석의 2/3 이상을 싹쓸이하게 만든 유권자들의 선택이 너무 짓궂은 한국정치의 현실이라고 평가한다면 비난받을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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