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성의 역사 속으로 빠지다

지역내일 2008-04-15
북한산성의 역사 속으로 빠지다

생태탐방

윤연순

토요일 아침 8시에 북한산성 입구까지 가기 위해 서둘러 집을 나섰다. 우이령보존회에서 북한산성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관심이 가던 유적지답사라는 부분이 마음을 끌었다. 북한산성 입구에 도착을 하니 우이령 사람들과 참여를 원하는 여러분들이 이미 와 계셨다.
인원점검을 마치고 간단한 자기소개로 인사를 나눈 후 화기애애하게 탐방을 위해 발걸음을 떼었다. 북한산성 탐방의 해설은 KBS 진품명품 감정단의 한분이신 한학자 김영복 선생님께서 맡아주셨다. 계곡물이 하나였고 물이 흐르는 문이었다는 ‘수구문’은 허물어져가는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
수구문을 지나 대서문으로 들어섰다. 대서문은 곡식과 나무를 실어 나르는 소달구지가 다니던 길이기도 했다고 한다. 효자동 일부가 예전에는 공동묘지였고 현재도 공부상에는 그렇게 표기되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독바위는 돝바위(돝 : 돼지, 돝야지 = 도야지)가 잘못 전해진 이름이며, 수리봉은 저서봉(서 : 돼지)이고 돝노리는 돼지가 노니는 곳이었다고 하니 그 유래만으로도 잘못된 표기임이 분명했다. 돼지가 노닐 만큼 환경의 생태가 좋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보기도 했다.
훈련도감 유영터는 그 시절의 회한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누군가가 일궈놓은 밭이랑이 쓸쓸함을 더하게 했다. 그 바로 옆에 용수로 쓰였다는 연못이 아직도 물이 고인 채로 이끼처럼 남아서 세월을 되돌리고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가을하늘처럼 맑고 드높고 파랗다. 훈련도감 유영터에서 바라 본 노적봉은 여전히 장엄하고 씩씩했다. 당시의 군병들이 저렇듯 씩씩했을까 …
북한산은 북한산성의 줄임말이며 원래의 이름은 삼각산이라고 한다.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던 바 고쳐 부르리라 마음을 먹었는데도 늘 불러오던 북한산이라는 명칭이 오랫동안 입에 익은지라, 삼각산으로 얼른 불러지지 않는 것은 나만이 아니리라.
이제부터라도 잘못 전해지는 명칭들이 바로잡히길 희망해본다. 하창터-노적사-중흥사터-태고사(보물 : 원증국사탑비, 부도)-상창터 그리고 행궁과 금의영터까지 돌아보는 동안 참 유익한 시간이었다.
늘 오르고 보았던 북한산이다. 그곳에 어떤 과거의 역사가 서려 있는지 모르고 다녔다. 그냥 산이 있기에 오르고 숲이 좋아서 올랐었다. 그러면서도 북한산성의 성벽을 따라서 걸을 때면 세월 속으로 묻힌 역사에 대한 궁금증이 들기도 했었다. 북한산성을 탐방하는 동안 고심하며 나라를 지켜냈을 그들을 생각함에 내내 천년을 거스르며 상념에 빠져 있었다.
할 일을 다 마치고 스스로 떨기를 하는 나뭇잎들이 참 아름다웠다. 마른 낙엽이 소복소복 쌓인 성긴 겨울 숲을 보았다.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오지 같은 삼각산의 성긴 숲이었다.
그 빈 겨울숲에 역사의 흔적도 함께 살아서 숨쉬고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 했던가. 이젠 그냥 지나쳤던 그 길과 흔적들이 좀 더 많이 보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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