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개도국 이민자에 덤터기 씌우는 미국

국내문제 돌파하기 위한 희생양 … ‘일자리 빼앗긴다’ 단골메뉴

지역내일 2008-04-21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
아비바 촘스키 지음 / 백미연 옮김
전략과문화 / 1만 2000원

원주민과 이주민과의 분쟁은 인간이 역사를 기록하면서 시작되어 왔다.
이는 전쟁으로 치닫기도 했으며, 특정한 인종을 학살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과거는 물론 현재 상황도 다르지 않다.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인접 국가에서 건너온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영국이나 프랑스 등 선진국가도 예외가 아니다.
인디언이라는 원주민을 몰아내고 흑인을 탄압한 미국인들은 다시금 남미와 아시아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을 천대하고 있다.
문제가 된 국가들이 이민자와 이주민을 박해할 때 사용한 논리는 단순하다.
가장 많이 쓰이는 구호는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이다. 그 외에도 ‘이민자들은 질 낮은 상품을 생산하고 세금을 내지 않는다’ ‘공공부분의 자원을 고갈시켜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등이다. 소수의 과격 그룹들이 떠들어대긴 했지만 대중들은 이러한 인종 차별주의자들의 논리를 받아들이곤 했다.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 - 이면에 대한 미국 사회의 편견과 신화’에서는 이민에 대해 잘못 알려진 21가지에 대해 낱낱이 분석했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미국의 지식인 노엄 촘스키의 장녀이자 세일럼 주립대학 역사학부 교수인 아비바 촘스키이다. 그는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 지역의 역사와 이민자들의 권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촘스키 가문에 걸맞게 아버지는 미국의 대외정책을, 딸은 미국 사회 내부의 모순을 예리하게 비판하고 있다. 주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노엄 촘스키는 미국의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대해비판의 칼을 세우지만 아비바 촘스키는 미국이 자국 내에서 반 세계화 첨단을 달리고 있다는 점을 끄집어냈다.
그는 미국의 정치, 경제, 미디어 권력자들이 미국의 국내적 위기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손쉽고 힘없는 희생양을 찾았고, 그것이 바로 이민자들이라고 지적한다.
또 이민자는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미국의 이민정책과 세계화 정책의 철저한 희생자라고 지적했다.
이민자들은 미국의 경제를 고갈시키는 것이 아닌 기업이 생산지를 이동할 수 없는 산업분야(농업 정육업 청소업 가사 및 육아 간병 간호사 식당서비스업 등)에서 저임금과 최악의 노동조건하에서 미국경제를 지탱해왔다.
특히 이들 이민자 대다수는 과거 미국이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깊숙이 개입해온 나라들 출신이다. 필리핀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등은 미국 식민지 경험이 있는 나라들이다. 피식민지이기 때문에 미국과 여러 연결고리가 형성돼 있었고, 미국은 이들에게서 저렴한 노동력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저자는 인도주의적 이민정책을 위해서 △국내적으로 사회적 안전망을 다시 세우고 △기업에게 공정한 몫의 세금을 부과하는 조세체제의 재조정 △국경의 군사화 정책 포기 △전 지구적으로 제3세계의 부채를 탕감 △해외 주재 미국기업에 대한 민주적 감시체계 창출 △국민을 억압하는 우익정권에 대한 원조 중단 등을 제시했다.
비단 이민자들의 문제는 미국이나 선진국만의 일이 아니다. 다민족 국가로 진입한 한국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쉬지 않고 일어난다.
미국의 문제를 한국에 그대로 대입해 봐도 모순된 이중 의식과 이중화된 사회구조는 그대로 일치한다. ‘이민’을 ‘이주노동’으로 ‘이민자’를 ‘이주노동자’로 바꾸고 ‘미국’을 ‘한국’으로 바꿔보면 신기하게도 잘 맞아 떨어진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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