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역내일 2008-04-24
내일칼럼
뉴타운 파워게임

뉴타운이 시끌시끌하다. 뉴타운 문제가 지난 총선판을 흔든 뉴타운 문제가 선거 후까지 정치쟁점이다. 관권선거와 선거법 위반 시비를 불러왔고 고소고발 사태로 번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나라당 사이에 진행 중인 집안 갈등은 파워게임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뉴타운은 도시 낙후지역 재개발 사업이다. 재개발 사업을 광역화해서 도로 공원 학교같은 편의시설과 공공시설 등 기반시설을 확충함으로써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또 특정지역으로 집중되는 주택수요를 분산해서 부동산값 안정을 꾀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말하자면 대도시 내 다목적 소도시 개발사업이다.
뉴타운은 빈 땅에 세우는 신도시보다 복잡하다. 집값, 지역개발, 강남북 격차 등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서다. 그래서 말썽이 잦다.
겉으로는 화려하게 보이지만 뒷면에는 어두운 구석이 적지 않다. 뉴타운 지역에 현지인 정착율은 고작 30%에 그친다. 일부 돈 많은 현지인이나 외지인들이 투기바람을 몰고와 돈 없는 서민들은 잘해야 임대주택에 들어가거나 외지로 밀려나기 십상이다.
뉴타운은 대부분 아파트로 채워진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은 아파트 천지인데 뉴타운까지 아파트로 메워지면 서울의 주거가옥 80% 이상이 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도시 미관은 망가질대로 망가지게 된다.
이같은 두 얼굴의 뉴타운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불씨는 지난 총선에서 당겨졌다. 총선 과정에서 서울 지역 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뉴타운 지정을 공약으로 쏟아낸 것이다. 여당 후보들은 “오 시장의 확실한 동의를 얻었다” “뉴타운 지정을 약속 받았다”며 확인되지도 않은 발언을 쏟아냈다.
오 시장은 침묵을 지켰다.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은 시인으로 비춰졌다. 총선 열기가 한창일 무렵 오 시장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권자들이 기대를 가질만한 소지가 있는 발언을 했다. 뉴타운에 대한 기대감이 잔뜩 부풀어 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
그 덕에 여당 후보들이 강북지역을 휩쓸었다. 강북에서 야당 한 사람 외에는 모두 여당 후보가 당선됐다. 뉴타운 효과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오 시장이 은근히 여당 후보를 지원했다는 비난에서 자유스럽지 못한 이유다.
총선 후 뉴타운을 중심으로 강북 부동산값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어렵사리 한숨 돌린 듯 하던 집값이 부글거리기 시작하자 놀란 서울시가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오 시장이 “뉴타운 추가 지정은 없다”고 못박았다.
지난 연말의 “현재 지정 계획이 없다. 무기한 유보다. 총선을 앞두고 요구가 많은데 유보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말을 재확인했다. 그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총선 때 후보 요구에 접대성 예의성 멘트를 자의적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한나라당이 발칵 뒤집어졌다. 서울시의 뉴타운 정책이 오락가락 한다거니, 뉴타운 안한다고 하면 직무유기라거니 하며 오 시장을 윽박지르고 있다. 심지어는 법률을 개정해서 뉴타운 지정권한을 뺏겠다느니, 오 시장을 다음 서울시장 후보로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 협박성 막말을 서슴없이 퍼부어대고 있다. 뉴타운은 이제 여당의 집안분란 거리로 변질된 셈이다.
총선 때 주민들을 현혹했던 뉴타운 공약은 이제 공약(空約)이 되게 됐다. 그 허황한 약속은 고스란히 서민들의 기대가 무너지는 고통으로 남게 됐다. 뉴타운 공약으로 당선된 의원들은 주민들을 속인 무거운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여당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한나라당의 정책 신뢰가 땅에 떨어지게 됐다.
뉴타운 후보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뉴타운 부동산 사기범” “허위사실 유포죄를 물어야 한다” “거짓말로 집값 올라 부자는 더 부자가 됐으니 이것도 경제성장인가”라는 비아냥이 나돌고 있다. 허망한 가슴에서 나오는 비판이라 아프게 들린다.
오 시장은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이명박 대통령도 “정치적으로 말려들 필요가 없다. 원칙대로 하라”고 응원했다.
오 시장 개인적인 입장에서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게임’이다. 2010년 서울시장 재선과 2017년 대권 도전이라는 큰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으면서 ‘업적’에 상처를 입어서는 안될 처지이기 때문이다. 뉴타운 문제는 이제 그의 정치적 역량과 소신, 행적능력을 평가받는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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